하루 : 여보세요..
료 : 하루. 나야! 나!
하루 : 응? 무슨 일이야?
료 : 무지개! 무지개!
하루 : (두리번거리며 하늘을 본다.)
료 : 보여? 엄청 큰 무지개!
하루 : 응. 보여.
료 : 그래. 그럼...
하루 : 있잖아..
료 : 응?
하루 : 저기
료 : 뭐
하루 : 언제 또 데이트 할거야?
료 : 뭐야. 데이트라니.. 부끄럽게..
하루 : 저기.. 나..
료가 어제 저녁 나츠미짱이랑 키스하는거 보고
머리 속이 멍-해져서 잘 수가 없었어.
어렸을 때 료는 단지 그냥 오빠였지만
17년이 흐르고 이제 우린 충분히 어른이 되었고...
난 더 이상 료를 그냥 오빠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아. 그건 이제 알 것 같아 .
그래서, 단 한 번만이라도.. 부끄럽지만 내 진심을 말해두려고...
료 : 됐어.
하루 : 아직 안됐어.
료 : 됐다구. 내가 말할테니까!
하루 : 아...
료 : ?
하루 : 무지개가 사라져가.
료 : 괜찮아.... 앞으로 몇 번이든,
몇 십 번이든 몇 백 번이든 몇 천 번이든
무지개가 보일 때마다 너에게 전화할게.
그러니까 몇 번이고..
몇 십 번이든 몇 백 번이든 몇 천 번이든 같이 무지개를 보자!
하루 : 응
료 : 그리고, 겨울이 되면...
몇 번이고.. 몇 십 번이든 몇 백 번이든 몇 천 번이든
함께... (공원에 있는 하루를 발견한다.)
하루 : 여보세요?
(두리번거리다 료와 시선이 마주치는 하루. 눈물이 맺힌다.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바라만 보는 두 사람.)
료 : 그리고 겨울엔...
몇 번이고.. 몇 십번이든 몇 백번이든 몇 천번이든
함께 눈 보러 가고!
하루 : 응 (끄덕이며)
료 : 봄이 되면 벚꽃을...
몇 번이고.. 몇 십번이든 몇 백번이든 몇 천번이든
함께 벚꽃구경을 가고!
여름엔 반딧불이랑 불꽃놀이랑...
하여간 여러가지 것들을 많이 보러 가자!
하루 : (눈물을 흘린 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둘 다 전화기를 내리고 사라져가는 무지개와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본다.)
2000년, TBS, 한여름의 메리크리스마스[真夏のメリークリスマス]
4회 마지막 장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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