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23. 금요일.
7시에는 가족 온천이 예약되어 있었다.
싸운 와중에도 본전은 뽑아야 하는 슬픔 ㅠㅠ
아침에 그냥저냥 화해를 하고, 퉁퉁 부은 눈으로 수건 교체를 요청했으나
어제 한 번 교체해줬으므로 안 된다는 거다!!!
아니 온천에서 수건 교체가 유료라니 듣도 보도 못했네!!!
(그러고 보니 야후트래블에 후기 쓰는 걸 잊고 있었군!)
축축한 수건을 들고 가족 온천으로.
어디 보자... 우리가 첫 타임인 것 같은데...
이 물을 안 버리고 계속 쓰는 건가 싶어서 (가족이 그 가족???)
엄청 조심히 쓰고;;; 온천이라면 으레 하나씩 있는
내가 사랑하는 온천 아이템인 발각질 제거하는 숯돌을 열심히 사용해 보았다.
다른 온천들에 비해 가격이 좋아서 몇 개 사갈까 했으나
남편 발에 테스트한 결과 어림 없길래 구매 포기.
소소한 팁!
일본 온천에 가시면 대욕장 안에 그 온천 매점에서 파는 다양한 물건들이 있어요.
특히 스크럽제나 발각질 없애는 돌은 꼭 있을 것이니 박박 써보고 오세요.
내 몸과 발에 꼭 맞는 것이 있답니다!
흔한 온천의 아침식사
8시가 되어 다시 식당으로 집합.
흰밥에 된장국을 기본으로 생선구이, 우메보시, 계란말이, 각종 절임류 반찬이 나왔다.
이 온천의 특별식은 튀긴 메밀이 들어간 후리카케와 성게알에 무친 버섯.
남편은 후리카케 반 통을 없애고 왔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커피 한 잔
호텔 주변 산책. 비 때문에 물이 많다.
만주와 수건만 아니었으면 추천했을 스기나
10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셔틀버스를 타고 역까지 갔다.
"밥 차려주고 이불 깔아주는 여관은 이번에 경험했으니 다음에는 저렴한 곳으로 가자."
(솔직히 부페가 더 좋잖아...)
도쿄역으로 가는 길에 가와사키(川崎)역에 내려서 토모미를 잠깐 보기로 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2시간뿐이라며
절박하게 구원의 손짓을 하던 미하루짱 마마 토모미 ㅋㅋㅋ
살이 쏙 빠져서 나타난 토모미는 육아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가와사키 라조나 안에 있는 식당가에는 온갖 메뉴들이 가득.
남편이 규탄과 텐동 사이에서 고민하자
토모미는 4가지 음식 한번에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삿포로 긴린(札幌 銀鱗)의 점심 스페셜 에라부동(選ぶ丼) 1480엔
다양한 돈부리와 샐러드, 사시미까지
일식을 대표하는 메뉴들의 대부분이 선택지 안에 있었다.
이 중 4가지를 고르면 음료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것.
남편의 베스트 4에 왠일로 가라아게가 빠져있길래 내가 대신 주문해 주었다.
이것이 부부의 정.
나 : 스테키동, 연어샐러드, 게크림고로케, 가라아게
남편꺼 : 텐동, 부타(돼지)동, 샤케(연어)동, 사시미
토모미 : 마구로동, 카이센(해산물)동, 연어샐러드, 가라아게
정말 다 맛있었다.
점심 한 끼에 1480엔이면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짧은 일정에 일본 요리를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정말 최고의 선택일 듯!
(두 여인의 가라아게는 모두 남편에게 헌납)
급하게 커피를 마시며 각자 싸온 주전부리를 주고 받고
토모미는 친정 엄마 집으로 급하게 달려갔다.
짧은 2시간이었지만 이렇게라도 동선이 맞아서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다음에는 서울에서 꼭 만나자 ㅠㅠ
도쿄역 인근, 니혼바시(日本橋) 인근의
작은 지하철역 코덴마쵸(小伝馬町)역에 도착!
오늘부터 우리는! 사랑하는 도미인에서 2박!!!
게다가 9월에 새로 생긴 고덴마쵸점!!!
자란넷에서 오픈 특가로 예약해 주었다!!!
운동과 이사 준비로 여행 준비를 거의 못 했는데
나 이거 하나는 참으로 잘한 듯!
익숙한 방 구조와 여전히 편리한 대욕장.
그리고 청귤이 가득 들어있던 노천탕.
그래. 시골까지 갈 거 뭐 있어.
온천 초보에게는 여기가 천국!!!
BAKE 의 치즈타르트
핸드폰 충전을 하며 짐을 추리다가
토모미가 꼭 먹어보라고 사준 팥빵과 치즈타르트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한입 콱 베어물고 말았고...
쌀밥에 이어... 밀가루와 설탕의 빗장이 풀리고 말았다...
온천과 간식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저녁에는 아이폰 7을 보러가기로 했다.
금요일 저녁이라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이미 7을 구매한 토모미의 조언대로, 살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지고!
먼저 호텔과 가까운 애플스토어 긴자(銀座)점.
사람들이 꽉꽉 차 있는 것이 왠지 불안...
"저기.. 아이폰 7..."
"예약하신 분들은 저기에 줄을 서시고요."
"시무레스(seamless)인데요..."
"다 팔렸습니다."
두둥.
사람들 더 몰리기 전에 맛집이나 가자는 나의 의견에도
남편은 한 군데만 더 가자고 부탁했다.
그래서 오모테산도(表参道)점으로 다시 고고!
긴자점보다는 규모가 커서 기대감이 팡팡.
"플러스는 완판이고요. 7은 제트블랙 빼고는 재고 있습니다."
여기 올 때까지도 내심 플러스를 기대했던 남편은
이미 눈이 돌아간 상태로 숨도 쉬지 않고 말했다.
"매트블랙으로 128기가 있냐고 물어 봐!!!"
"어. 있대."
"됐어!!!!!!! 기본이 짱이지!!! 플러스는 무슨!!!"
할아버지 혼자 개통하는 모습에 심쿵
강화유리도 깔고 싶었으나 재고가 없어서 면세로 아이폰만 계산했다.
설정을 위해 넓은 테이블로 이동하니 외국인 스태프가 일본어로 인사하며 친절히 맞아주었다.
상자도 남편이 직접 열게 하고 ㅋㅋㅋ
보호 필름도 직접 벗기게 하고 ㅋㅋㅋ
하나하나 클리어할 때마다 손뼉치며 "오메데또~" 까지 ㅋㅋㅋ
진심 행복해하는 남편 ㅋㅋㅋㅋㅋㅋ
100엔 균일 회전초밥집 쿠라스시(くら寿司)
저녁으로 회전초밥집에 가고 싶다는 남편.
콕 집어서 <배틀트립>에서 하니와 솔지가 갔던 그 초밥집!
음. 거긴 오사카였는데유.
지점은 다르지만 여튼 쿠라스시에 가면 되겠지.
그나마 가까운 시나가와(品川)역점에 다가가니 저 멀리 대기중인 무리들이 보이고 ㅠㅠ
1시간 기다려서 들어갔다. ㅠㅠ
그래도 기대가 되었던 것은 외국인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월등히 많았다는 점.
이렇게나 저렴한 회전초밥집에 한국어, 중국어 안내판 없는 곳은 진정 오랜만에 보았다.
사람들이 들어가면 나오지를 않아 ㅋㅋㅋㅋㅋㅋ
우리도 그러했고... ㅠㅠㅠㅠㅠ
터치패널로 주문하면 레일을 타고 스시가 슝=3=3
기대 이상 ㅠㅠ 회전률이 좋아서인지 맛있고 신선 ㅠㅠ
"이렇게 먹어도 괜찮겠어?"
하도 정신줄 놓고 먹고 있으니
보다 못한 남편이 브레이크를 걸어주었다. ㅠㅠㅠ
한발 양보해서 계란으로 노선 변경;;;
정신을 차리고 계란찜과 계란말이로 노선을 변경했으나
이미 접시들은 산을 이루었고...
너무 배터지게 먹은지라 소화도 좀 시킬 겸
돈키호테에서 장 좀 보고 들어가자고 말했는데
피곤하다며 거부하는 남편;;;
갑자기 기분이 훅 다운되어 길바닥에서 또 싸우고...
남편은 알았다고 가자고, 나는 됐다고 실랑이.
뭐 사면 되냐며 내 폰을 보는데
하필 그때 메모장에 선명히 적힌 '디퓨저'
"가자! 가! 디퓨저 지금 사면 될 거 아니야!"
"됐어. 안 가! 나 호텔로 갈 거야!"
"그럼 나 혼자 갔다 올게. 디퓨저 사러!"
"........"
나는 봤다고. 너의 흔들리는 동공을.
너 디퓨저가 뭔 지 모르잖아.
이런 걸 디퓨저라고 해요. 여보.
여튼 여차저차 급 화해하고
호텔로 돌어가 대욕장에서 각자 심신을 다스리며...
급박했던 하루를 마무리지으며 꿀잠.
오늘의 교훈.
다이어터의 진정한 분노는 굶주림이 아닌 과식에서 시작된다는 점.
(이 호텔은 다 좋은데 헬스장이 없네 ㅠㅠ)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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