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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그냥

노래방이란 무엇인가 노래방이 처음 나온 건 고등학교 때였다.라디오와 함께 90년대 가요를 공기처럼 여기며 살던 우리는노래방의 등장에 환호할 수 밖에 없었다.그렇게 십대 후반부터 함께한 노래방. 그땐 노래를 잘 부르건 못 부르건 관계 없었다.아무런 권력 없이 공평하게 나누어 부르고전주가 길어도 함께 기다리며 감상했다. 때로는 서로에게 신청곡도 권하고녹음 테이프로 만들어 간직하던믿을 수 없이 아름다웠던 시절. 그러나 우리 맘도 모른 채 노래방은 점차 오염되었다.문을 열고 불쑥불쑥 들어오는 취객.그리고 더한 오해를 받는 상황들.여자 손님이 오면 난감해하는 주인들이 늘어나면서한동안 끊고 살았다. 그러다보니 노래방은 이제 아주 친한 사람이 아니면 아니, 아주 친한 사람끼리도 그닥 가지 않는 곳이 되었다.갈 노래방도 없거니와 같이 갈..
로동의 기쁨과 슬픔 프로젝트가 끝났다.정확히는 내 임무가 끝났다.사실 훨씬 일찍 끝날 줄 알았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오픈 직전까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었다. 사이트 오픈 직전의 숨막힘. 오랜만에 느껴보는 쪼임이었다.그러나 오픈을 해도 들어갈 수 없는 사내 사이트. 매일 같이 그리고 수정하던 화면인데 이제는 구경도 할 수 없다니. 쳇.이런 쿨내나는 이별도 후련하긴 하지만. 내가 맡았던 일은 흥미로운 분야가 아니었다. 프로세스부터 용어까지 전문적이고 까다로왔다.(그래서 나에게까지 기회가 왔지만.)합류하자마자 밥도 못 먹을만큼 고생을 했고그걸 아는 다른 기획자들은 아무도 내 일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도움을 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도움을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혼자 견뎌야할 시간이 많았다. 설이 지나고 극적으로 퇴사일이 정해..
건강이 안건강해 잘 먹던 홍삼을 재주문할까 했으나거침없이 불어나는 몸이 홍삼님이 주신 식욕 때문인 듯 하여잠시 스톱하고 각자 체중 감량 계획을 세웠다. 남편은 새벽같이 일어나 운동을 하고 나는 오랜만에 저탄고지를 시작했다.어차피 같은 메뉴의 도시락 공동체.남편이 나의 식단에 숟가락을 얹으면서그의 생애 최초의 다이어트가 시작되었다. 벼르던 도시락 통도 사고 첨엔 아주 신났음. 샐러드를 대신할 토마토 야채수프도 한솥 가득.(이겁니다요! 스뎅 냄비 세트!!!) 그는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했지만나는 닷새 만에 조퇴를 하고 링거를 맞았다.탄수화물 먹으면 두통이 사라진다기에 죽을 한술 떴더니 정말 거짓말처럼 다 나았다.이런, 쌀 없으면 못 사는 사람.다음 날 본죽 휴면계정을 풀었다. SBS 스페셜에서 간헐적 단식이 재조명..
광군절의 광녀 버는 만큼 쓴다는 말이 딱 맞는 요즘입니다.옷도 사고 신발도 사고 외식도 잦아졌어요.직구도 다시 시작해서 얼마 전에는 성황당 같은 터키산 러그가 도착했지요. (하늘이시여.) 자꾸 뭔가 부족한 것 같은 불안하고 이상한 사고도 장착되었어요.나의 사회생활은, 이 사회의 자본주의는얼마 안 남은 나의 미니멀리즘을 매일매일 아작내고 있어요. 그리고 오늘.절대 욕심내지 말자 다짐했던.스뎅 냄비를.난생 처음 세트로 질렀어요. 요즘 밥도 안하면서 웬 세트;;; (그, 그만해.. ㅠㅠ) 하지만 괜찮아요.진짜 싸게 샀고요.프로젝트는 곧 끝나기 마련이니까요.다시 백수가 되면 에브리데이 밥을 하겠죠.그때 이 아이가 있으면 얼마나 든든하겠어요! '돈 벌 때 사두길 진짜 잘했어!!!' 라고 생각하면서셀프 쓰담쓰담하겠어요. 아, 기..
천고나비 하늘은 높고 나만 살찌는 계절이 돌아왔다.생일이 있었고, 첫 월급을 탔으며, 결혼기념일도 챙겼다.이런 이벤트들 덕분에 근근히 버텼다 할 정도로여전히 일은 빡세고 출퇴근은 고되다.직장인들 모두 리스펙. 1. 생일 나이를 마이 먹었지만 생일은 꼭 챙기고 싶었다.언제나처럼 생일 기간을 넉넉히 두고;;; 오는 축하 막지 않고 넙죽넙죽 다 받아챙겼다.가족들 중 몇몇은 내 생일을 잊어버리기도 했지만 ㅠㅠ올해는 그런 해였으니까 훌훌 이해하고, 대신 셀프로 열렬히 챙겼다. 케이크가 무엇. 자정에 앳홈만으로도 땡큐! 가성비 좋은 뷔페 발견! (돈을 모을 수가 없네.) 맥주도 공짜! 아싸 클라우드! 홈쑈핑도 재개했다. 이것이 무엇이냐. 장안의 화제! 통돌이 오븐 ㅋㅋㅋ 그러나 가스렌지 안전장치 때문에 자꾸 불이 꺼짐 ㅠㅠ..
32도를 넘어 1.나의 유일한 서머송, 김현철의 32도씨 여름.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내게 더운 여름의 기준은 오로지 32도였다. https://youtu.be/q1DBGc9uBB0 그런데 올 여름 그 기준이 깨졌다.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빨래 이모작에 제습기와 에어컨은 필수.집안 곳곳에 울려퍼지는 전기 먹는 소리에 공기청정기는 잠시 꺼두었다.미세먼지 따위 궁금하지도 않음. 2.슬픈 일이 있고 난 후가까운 사람들과의 갈등과 화해가 반복되었다.남편과도 엄청나게 싸웠다.언젠가 가족 구성원의 죽음은 가족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글을 읽었는데너무나 와닿아서 두려웠던 봄이었다. 속상한 일들을 겪으면서 물욕이 사라지고나를 꾸미는 것을 시작으로 너무나 좋아했던 여행까지 관심이 없어졌다.그저 끼니..
아빠생각 오월의 첫날. 아버지가 먼길을 떠나셨다.그날부터 매일이 지옥이고 자책이다.무엇이 부족했을까.나의 어떤 마음이 아빠와 멀어지게 했을까.내가 부렸던 짜증과 원망이 고통스럽다. 내가 이러한데 엄마는 오죽할까.삼우제를 마치고 오랜만에 강화집에 들어가는데 엄마는 역시나 문앞에서 무너지고 말았다.거짓말처럼 티비도 켜져있었다.그날밤 아무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다음날부터 집을 내놓고 이사 준비를 시작했다. 아빠의 물건들은 생생하다. 투병 기간동안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티비에 나오는 소소한 생활 정보를 메모하고종교가 없던 분이 성경책도 필사하셨다.창세기가 아닌 잠언부터 씌여있었다.아빠 글씨가 너무 새것이다.한달 전에도, 아니 보름 전에도 아빠는 뭔가를 쓰고 계셨다. 장례식을 떠올려 본다.생각보다 많은 지인들이 찾아와 주..
진심을 다해 제대로 버리고 싶다 김포에 살면서 마트를 주로 이용하다보니 식비가 늘고요즘 문제가 많은 쓰레기도 늘어나고 있다. 마트마다 채소를 비닐에 담아 팔거나스티로폼 접시 위에 올려놓고 랩을 덮어 팔기 때문. 고기 역시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용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대형마트든 소형마트든 전부 똑같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재래시장이 있는 동네에살아야겠다는 말을 농담처럼 해왔는데 이제 진짜 현실로 다가온 같다. ㄷㄷㄷ 문득 베란다의 쓰레기를 찍어보았다. ㅋㅋㅋ분리수거 박스와 주머니도 사보았으나 자리만 차지하고 둘 다 외출하면서 버리는 것을 선호하여 일단 한데 모으기로 했다.그리고 수거 전날 밤에 큰 비닐이나 박스를 이용하여 정리 후당일 먼저 나가는 사람이 휙 버리고 가는 것이다. 아파트로 이사와서 좋은 점은 빌라나 다세대 살 때보다..
일본에서 친구가 오면 (2) 무엇을 주로 사가지? 자, 이번에는 일본인 친구들이 한국에서 사가는 품목을 한 번 볼게요. 오미야게(お土産)라고 해서 일본에서는 아무리 짧은 여행이라도 기념품을 주고 받는데요.한국에서 오미야게를 사기 위해 예전에는 인사동에도 가고, 화장품 가게도 많이 갔지만요즘에는 대형 마트가 인기입니다. 면세가 된다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자, 우선 마트에 가기 전에 하나 먼저 소개할게요. 0. 카카오프렌즈 굿즈 일본에서는 라인이 대세지만 한국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카카오톡을 알고 있지요. 따라서 카카오프렌즈의 굿즈는 일본 내 한류팬들 사이에서는 레어템일 수밖에 없습니다.올 때마다 카카오프렌즈샵을 털고 가는 나의 친구들. 원래는 네오와 어피치만 사갔는데요... 우리 귀염둥이 라이언이 등장했죠. ㅠㅠ라이언도 인기 끌려나 노심초사했는데 기우였습니..
일본에서 친구가 오면 (1) 어디서 밥을 먹지? 저에게는 아주 친한 일본 친구가 세 명 정도 있습니다.그 중 두 명은 한국에 자주 오는 친구들인데요. 그들이 오면 어디에서 밥을 먹을까요? 동대문 닭한마리집은 언제나 성공! 김치도 맵지 않고 국물도 깊고 담백해서 인기 만점입니다. 다대기를 풀어서 빨간 육수로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친구들은 하얀 국물맛을 더 좋아하네요. 여기는 일본 친구들을 통해 알게된 집입니다. 압구정 로데오 골목에 있는 최가네버섯샤브샤브칼국수인데요. "홍기세트"를 주문하면 맨 위에 있는 '스페셜 등심 샤브샤브'에 물만두 사리를 서비스로 줍니다. FT 이홍기 씨의 단골집인데 멀리서 온 팬분들에게 그렇게 서비스 해 달라고 했다는군요. 멋지네요! 샤브샤브도, 겉절이도 너무 맛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집의 압권은 맨 마지막에 나오는 볶음..
어기여디여라 맨날 일기만 쓰다가 요즘 맛집 포스팅에 부스터를 좀 달아보았다. 몇 년 째 넘쳐나는 사진 데이터를 정리하다가의외로 먹음직스러운 사진이 많아서 싹싹 폴더폴더로 쓸어담는 중. 아빠 병원으로 바쁘다 바쁘다 했지만교대하고 밖으로 나와서는, 짬을 내어 사람들을 만나서는진짜 핵 맛있는 음식만 골라 (처)먹었구나 싶다. 으아, 살이 안 찌는 게 이상하지. 나란 인간아. 오랜만에 맛집 올리면서 태그도 열심히 달고남편의 추천으로 끄적대기 시작한 스팀잇(steemit)에도 덩달아 올리는 중이다.이렇게 저도 가상화폐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꾸벅. (저의 귀요미 아바타는 저짝에서 쓰고 있지라.) 일본과 진해의 꽃놀이 뉴스가 정말 남의 일 같다.우리 아파트 진입로에도 벚나무가 조금 있는데과연 필까?싶은 마음이다. 솔직히.미세먼..
이유는 없다 미술 전공자인 예전 회사 후배가 그려준 내 얼굴. 이것을 올리는 이유는이 그림 파일이 올라가 있는 URL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자세한 이야기는 차차 하도록 하지... 참고로 나만 올리면 재미 없으니까 남편도 그려줬다.코난에나 나올 법한 만화 고기와 함께.ㅋㅋㅋㅋㅋㅋ 이젠 정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