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書) 않으면 못 쓰게 된다.
쓰지(使) 않으면 못쓰게 된다.
글도 그렇고 몸도 그러했다.
세상만사 다 그런 줄은 알고 있었지만
내게 쌓인 데이터는 글뿐이었고
몸은 테스트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작년 한 해.
스스로 내 몸에 이런 저런 테스트를 시도했다.
약으로, 운동으로, 음식으로, 그외 여러 가지로.
그 중에서도 해보지 않은 것이 바로 단식과 소식이었는데
그 두 가지를 하니까 살이 빠지기 시작했다.
몸이 가벼워지는 것은 좋지만
먹는 것에 진심인 사람이 갑자기 식단을 바꾸려니
기운이 훅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스트레스와는 확실히 다른 감각.
그렇다고 성취감으로 포장하기엔 간지러운 무언가.
나이가 들수록 'OO 총량의 법칙'에 격하게 동의하는 바인데
그중 최고는 에너지가 아닐까 싶다.
내 안의 에너지가 이동하는 것을 콘트롤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
그 에너지가 휴식을 요구해도 말이다.
체지방이 목표치에 다다르기 전까지
나는 이 에너지가 필요하다.
...라고 말하지만 결국 퇴근 후 눕눕하겠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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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정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