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12. 토요일.
0.
새벽 5시. 칠흙같은 어둠 속, 공사판 한 가운데 버려졌다.
일하는 아저씨들이 불을 피운 채 짜이를 마시고 있었고,
릭샤 한 대는 계속 우리를 따라왔다.
현지인 청년의 도움을 받아 무려 9인승으로 개조한 릭샤를 타고
호스펫(Hospet) 버스 터미널에 도착.
1.
호스펫 터미널에는 새벽 첫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그들에게 짜이를 파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리는 역시나 릭샤꾼들에게 둘러싸였으나
우리의 협상팀은 짜이 한 잔과 함께 그들의 조건을 꼼꼼히 따지는 여유를 보여주었다.
아, 우리에겐 이런 갑의 정신이 부족했던거야.
릭샤 가격이 나쁜 건 아니었지만, 9인승 릭샤에 꾸겨져서 오다보니
사방이 막힌 버스 안에서 좀 편하게 앉고 싶었다. 버스로 결정!
여자들끼리 벌벌 떨며 화장실에 다녀왔다.
여긴 다른데와 달리 무려 5루피나 받았다.
그래서인지 남자들은 아무데서나 볼일을 보았다.
마치 그 돈으로 짜이나 사 먹겠다는 듯이.
2.
버스 안에서 날이 밝는 것을 보며 이동했다.
정말 많은 돌 들이 있었다. 돌 보러 왜 가냐는 어떤 티처가 생각나 웃음이 났다.
생각보다 졸립지는 않았고...
해 뜨는 걸 하도 오랜만에 봐서 약간 찔리는 정도랄까?
3.
숙소를 잡고, 오토바이를 빌리고, 아침을 먹었다.
여기 오는 한국 사람들이 제법 많은지, 깨나 많은 한국말을 주워들을수 있었다.
지나갈 때마다 "오빤 강남 스타일" 막 이러는데 아뭐어쩌라고;;;;
오토바이를 빌릴 때에는, 주인 앞에서 주행 테스트를 해야만 했다.
너의 오토바이는 소중하니까요. ㅋㅋㅋㅋㅋㅋ
4.
사진 찍자며 접근한 뒤, 기부를 강요하는 땡중 코스프레 형제들에게 연신 추격 당했다.
어딜 가도 보여서 축지법을 쓰나 했는데,
같은 옷을 입고 활동하는 지역 조직인 듯 했다.
"안녕, 안녕? 찍어, 찍어!"
5.
좋긴 너무 좋지만, 더워도 너무 더운 함피에서 오토바이는 필수!!!
시원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데니스 생각보다 오토바이 완전 잘 타고.
같이 소리지르며 신나게 달린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여행이 되었다.
포토 타임!
함피 바자르 입구. 아침이라 한산하다.
귀여운 간판. 근데 여기서 안빌렸다. ㅋㅋㅋ
대부분의 숙소에서 환전과 인터넷 카페를 함께 운영. 근데 여기서 안묵었다 ㅋㅋ
여기선 밥 먹었다. 아주 그냥 에스닉한데다, 아주 그냥 발뻗으니까 또 좋아라 했던...
잉글리쉬 브랙퍼스트라는데 저 감자조림은 완전 한국식 ㅋㅋㅋ
꽃을 사랑하는 인도.
반대편에서 하드를 들고오는 아이를 볼 때마다 어디서 파니, 얼마니 물어봤던지 ㅋㅋㅋ
모두가 추천해 마지 않던 레스토랑, 망고 트리에 도착. 그런데 베지테리안 식당이라 몇몇 좌절 ㅋㅋ
닭백숙을 팔아야 할 것 같은 이 풍경 ㅠㅠ
닭강정 대신 고비 마추리안.
식당 근처에 쭈욱 펼쳐진 바나나 밭.
숙소 빨랫줄. 없었으면 울었을 것이야 ㅠㅠ
수박님과 함께 첫날밤 마무리.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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