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날 때 창틀에 화분이 비었길래
뒤 뜰의 꽃을 옮겨 담았어요 제라늄 꽃을
떠날 때 책장에 먼지가 쌓였길래
책 하나 속에 꽂아두었어요 짧은 편지를
정든 찻잔도 색이 바랜 벽지도
흔적이 힘들어서 바꾸지 말아요
내 마음에도 같은 것들을 남긴 것처럼
떠날 때 문턱에 나비가 앉았길래
넘지 못하고 바라보았어요
떠날 때 발등에 개미가 올랐길래
걸음 멈추고 나누었어요 작별 인사를
정든 찻잔도 물기 배인 마루도
의미를 알기 전에 바꾸지 말아요
내 마음에도 같은 것들을 남긴 것처럼
헤어짐이 많았던 하반기.
갑작스러운 감정의 변화를 감당할 수 있도록
추모의 곡을 모으고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되던 날,
이들의 무대를 보고 편안히 플레이리스트를 마감할 수 있었다.
https://tv.kakao.com/v/415226745
올해의 나쁜 감정, 작별.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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