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 노래가 피곤하다.
저만 알아듣는 가사를 쓰는 아티스트도 버겁다.
그뿐만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가수의 다른 곡은 전혀 궁금하지 않다.
아는 곡만 듣고 싶고, 정을 준 가수만 믿고 싶다.
이렇게 나는 사회의 꼰대를 넘어
음악의 꼰대, 취향의 꼰대가 되어가는 중이다.
자. 그런데 싱어게인을 보고 만다.
러브홀릭, 타루, 재주소년 등등
한 때 정을 준 가수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이렇게 몸을 마구 접었다 폈다하는 락커를 보게 되었다.
이승환이 이랬던가. 윤도현이 이랬던가. 크라잉넛이 이랬던가.
누가 무대에서 이렇게 몸 잘 쓰는 사람이 있었는데... 하며 양준일까지 소환하다가
파이널 라운드에서 물을 선곡하는 것을 보며 벌떡 일어났다.
춤 잘 추는 이적이었던 거야?????
부지런히 곡을 주워담는 능력에 최고점을 주고 싶다.
사실 연극 속에서부터 약간 헉 했었다.
이렇게 저렇게 그의 곡을 자주 접한다 생각했지만
연극 속에서는 정말 세기말 이후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귀가 저렇게 열려있으니 배가 아픈 것도 알겠고
그게 어떤 괴로움을 주는지도 조금은 알겠다.
그래서 그의 곡을 듣지 말까도 생각했다. (무슨 소리야)
하지만 아는 것이 힘이고,
나는 출퇴근 거리가 멀고,
멜론 디제이들은 정말 부지런하니까.
아직까지는 이 곡이 가장 좋다.
고뇌와 분노로 가득찬 패닉 2집에서 뿔 같은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
처음이라 좋아할 수 있는 나이브함.
하지만 듣다보면 어릿 광대를 찾아, 함께 손 잡고 UFO로 떠날 수 있겠지요.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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