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켓만 빼고 다 좋아
1집에서는 멤버 간의 하모니에 충실한 보컬을 들려주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각자의 개성을 더욱 업그레이드 하면서도 곡의 조화를 해치지 않는 세련된 보컬을 들려주고 있다. 이러한 이들의 감각이 돋보이는 트랙으로는 먼저 독특한 느낌의 'Sometin' Sometin''. 이 곡은 방시혁과 김주은 작곡으로 멤버들의 매력적인 가성이 돋보인다. 후렴구 이현의 보컬에서 Lenny Kravitz 의 명곡 'It Ain't Over 'Til It's Over' 가 살짝 떠오르긴 하지만 이들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트랙임에는 분명하다. 에이트 멤버들과 박규태가 공동 작곡한 'In The Morning'은 동양적인 멜로디 라인에 팝 적인 리듬을 세련되게 섞은 곡. 특히 적당히 치고 빠지는 주희의 달콤한 보컬이 너무 좋다.
가장 먼저 눈이 가던 주희의 대담한 변신은 다행히도 비주얼에 그치지 않았다. 대부분의 곡에서 성숙해진 보컬을 마음껏 자랑하던 그녀는 급기야 Pdogg가 참여한 'Me, 주희'에서 랩퍼 영역까지 욕심을 낸다. 살짝 교태를 부리는 듯 섹시한 랩이 살짝 부끄럽기는 하지만 예의 그 매력적인 보이스 컬러를 마음껏 자랑하고 있다. 이건 뭐 주희 스페셜인가 싶으면 이번에는 이현의 솔로곡 '또 한걸음'이 분위기를 일순 정리해 준다. 안그래도 데뷔 초기부터 휘성을 연상시키는 외모와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 코러스와 전체적인 곡 분위기에서 휘성의 발라드가 살짝 떠올랐지만 보컬에서는 힘을 뺀 담백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랩퍼로 묻히기엔 아까운 멤버 백찬이 보컬로 참여한 '물어봅니다'는 나른하게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곡이다.
1집 분위기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러브송으로는 방시혁 작곡의 'I Love You'와 강효원 작곡의 'One Love' 등을 들 수 있겠다. 또한 멤버들이 처음 작곡에 참여한 의외의 댄스곡 '왔어 그녀'와 빅마마의 박민혜가 보컬로 참여한 '옷깃을 잡고서'도 멤버들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트랙. 그 옛날처럼 오! 방시혁! 할 만큼 확 와닿는 곡은 없었지만 무작정 유행을 쫓아가지 않은 점이 우선 좋고, 멤버들의 실력이 마음껏 발휘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것 또한 좋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는, 끝까지 즐겁게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앨범이라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그나저나 정말 풋풋한 청년들 같았던 저들의 비주얼은 왜 저렇게 변해야만 했을까. 자세히 살펴보니 섹스어필 주희는 일도 아니었네. 개성있고 인상좋던 저 두 남자는 왜 저런 옷을 입고 저런 동작을 하고 있는건데! 마치 코미디 영화의 포스터를 보는 듯한 저 자켓이 아쉽다. 부디 라이브에서는 멋진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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