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발로 차지 말아주세요."
"핸드폰 불빛 때문에 방해되요."
"통화 소리 좀 줄여주세요."
"제 옷 깔고 앉으셨거든요?"
이제서야. 서른이 훌쩍 넘어서야
입밖으로 툭 튀어나오기 시작했는데 말입니다.
겁대가리 상실에 스스로 대견해했는데 말입니다.
지난 주말, 지하철 옆자리에서
미친듯이 태엽감는 피규어 군바리에 완전 쫄아버린 저는
그 끽끽거리는 소리를 삼십분이나 듣고 있었습니다.
출입문쪽 지도를 보는척 목을 휙휙 돌려가며 엿본 그의 눈빛은
살짝 돌아가 있었습니다.
험한 세상. 억울한 마음.
더 이상 잃을게 없다는 눈빛만큼 무서운게 또 있을까요.
아쉽게도 늦둥이 파이터는 다시 고개를 숙입니다.
아, 용감해지는건 너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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