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교수 민재군.
민 재 예
박교수 어째서 산에는 한번도 안와봤지?
민 재 ...그냥.. 별 의미를 못 느꼈습니다.
박교수 어떤 부분에서?
민 재 글쎄요. 정상에 오른다는 게.. 어떤 뜻이 있는지..
운동이라면 가까운데서도 할 수 있으니까.
박교수 그래. 그럼 오늘은 무조건 정상까지 가는거야.
정 태 정상까지요?
박교수 정태군은 이 산에 몇번 와봤대니까 안내를 해. 민재군은 잘
따라가도록 하고. 그리고 난. 여기서 쉴거야.
음악을 들으면서 .. 이렇게 바람을 맞으면서..
정 태 교수님은 안 올라가시게요?
박교수 그렇지. 난 오늘 산의 요 부분을 보러 왔어. 이렇게 중턱에
앉아서 보이는 요만큼의 부분.
민 재 저도 꼭 정상에 올라 갈 생각은 없는데요.
박교수 어허. 자넨 아직 중턱에서 즐길 군번이 못되요.
나처럼 정상까지 허덕허덕 올라가보고.. 그리고 그게 얼마나
허무한지 뼈저리게 느낀 사람만이 이렇게 중간에서 즐길 수 있는거야.
민 재 (보는)
박교수 자아 그럼 이따 보자구. 저녁 먹기 전까진 와야 돼.
배고프면 나 먼저 먹는다.
*
2000년 1월의 어느 날의 방송분.
뒤에 내가 쓴 글을 보니 또 무언가에 억눌린 민재에게
뭔가 계기가 되는 등반인 듯 하다.
나는 소심한 민재의 편이 되어 등반거부를 외쳤으나;;
민재는 허덕거리며 산을 올라갔다.
정태의 뒤를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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