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주가 밝았다.
바짝바짝 마른 앞치마를 착착 개어넣고
오늘은 어딜 들러서 갈까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병원에 갈 일이 생겨서 병원에 갔다가,
또 다시 강화도에 짐 가지러 갔다가
동선이 꼬여서 결국 수업에 늦고 말았다.
강화도는 지난 주말부터 벚꽃이 절정이라우.
자자, 오늘은 호두파이!
원래 홈페이지대로라면 롤케이크를 해야하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바뀌었다.
오늘은 롤케이크라고 동네방네 소문냈는데 ㅋㅋㅋ
호두파이, 피칸파이 류를 맛있게 먹어본 적이 없는 우리 부부는
약간 의욕이 떨어진 상태로 수업에 임했다.
남편은 미리 알았으면 안왔을 거라는 말까지 했다. ㅋㅋㅋ
그리고 경고했다. 밤과자 할 때도 안 올거라고.
아니, 밤과자가 왜요!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다시 호두파이로 돌아와서 ^^
파이 틀에 버터를 치덕치덕 바르고
그 안에 숙성시킨 파이 기지를 잘 펴 넣은 후
계피+설탕+계란 국물(?)을 붓고 호두를 뿌리면 끝!
호두가 둥둥 떠있어서 그렇지 저 안은 계란찜처럼 출렁출렁하다.
자, 지금까지는 선생님의 시연이었고요 ㅎㅎ
우리도 4등분 나누어 만들어 봅시다!
4미리 두께로 균등하게 미는 게 참 어렵다.
모양은 이미 포기. (가장자리 보소 ㅋㅋㅋ)
포크자국을 바바박 내며 기능에만 충실하기로.
자, 이제 오븐이 예열되기를 기다린다.
우리 수업은 조별로 돌아가면서 교실 청소를 하는데
(그래서 저렴한가) 오늘은 우리 조 차례였다.
다 끝나면 하려고 했는데 어르신들께서 자꾸만
미리미리 안한다고 안타까워 하셔서 ㅋㅋㅋ
할 수 없이 잔소리 듣기 싫은 남편이 출동!
나는 계속해서 멍을 때렸다...
아. 너무나도 배고프고 힘든 하루였어... (급 아련)
선생님의 파이가 완성되었다!
기다렸습니다! 따끈따끈 시식 타임!
음냐. 오늘도 한 조각을 넷이서 나눠먹는
쉽지 않은 미션이 주어졌다. ㅋㅋㅋ
그런데 뭔가 뜨끈하고, 밍밍하고, 잘 부서지고,
썩 달지도 않은 애매한 맛이 나서 일동 당황했다.
계란찜에 설탕, 계피, 호두를 얹어 밀가루에 싸 먹는 맛이랄까. ㅋㅋㅋ
다시금 떨어지는 기대치. 결국 남겼다.
40분 경과 후. 오븐에서 나온 우리 조 작품들.
이런. 누가 누구 껀 지 모르겠네. ㅋㅋㅋ
가장자리 예쁘게 접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는데
구우니 다들 비슷하고 잘 모르겠다. ㅋㅋㅋ
오븐에서 파이가 나올 때마다 퍼지는 계피향...
더운 김이 빠지게 조금 더 식힌다.
어느 정도 식은 파이를 포장하는데
남편 파이 밑면에 거대한 싱크홀이 있는 게 아닌가!
선생님께서도 이렇게 깊은 구멍은 처음 본다고
영문을 모르겠다고 하셨다. ㅋㅋㅋ
이것은 혹시
제과 신동에게 내려진
숙제?
돌아가는 길. 너무 배고파서 주저 앉기 직전.
근처에 양평 해장국집이 있길래 저기 가자고 애원했다. ㅠㅠ
나 선짓국 잘 못먹는데 이날은 어찌나 맛있게 잘 먹었는지...
다음 날 아침.
전날 시식한 파이맛에 실망한 남편이
오늘은 진짜 안 가져간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ㅋㅋ
직원들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내가. 김탁구랑 살고 있었네.
남편이보내준사진_1.jpg
남편이보내준사진_2.jpg
역시 식으니까 맛있다고.
파이가 좀 눅진해졌지만 단맛도 적당하고
계란찜 맛은 더 이상 안난다고 신기해 했다.
그래. 탁구야!
우리 다음 시간에도 열심히 해보자꾸나!
난 병원에서 먹을 거라 '용기'가 필요함.
손으로 툭툭 뜯어서 소분 : )
부디 모두에게 힘을 주는 호두파이가 되길 바라며!!!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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