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에 있다보니 저녁 약속 장소도 시내인 경우가 잦은데
그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동네가 바로 시청역 주변이다.
직장인들이 좋아할만한 만만한 식당과 널찍한 카페도 많고,
저녁이 되면 살짝 한산해지는 분위기도 좋다. (떠나거라! 힙지로로!)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다소 일찍 닫는데 요즘 내 체력으로는 이마저도 딱 좋다;;;
게다가 집까지 앉아서 갈 수 있는 버스도 있어 그야말로 백점만점.
하지만 맛집을 찾는 건 조금 까다로웠다.
내 기준에는 다소 비싸고 불친절한 곳도 많아 차마 블로그에 올리지는 못했는데
지난 주에 방문한 이곳은 오랜만에 납득이 가는 맛집이었다.
덕수궁 근방 1번 출구에서 일행과 헤어지고 나면
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서소문 방향으로 꺾어져 들어간다.
그 골목 사이에 언제나, 저 간판이 보였다.
후미진 골목 안에서 쉼 없이 나오는 사람들을 보며
언젠가 방문해보리라 마음먹었던 집.
메뉴판에서도 보이는 저 카리스마.
참고로 온메밀과 돌냄비는 겨울 메뉴라 여름에는 가려져 있었고...
앗, 간장도 추가비를 받는 군요. 네네;;;
선불 알겠어요. 알겠다구요 ㅠㅠ
아아아앗. 이 맛은...!!!
무서운 선불 안내!
간장 추가비 별도!
별도의 무 없음!
사이드 메뉴 없음!
적은 양과 간소한 반찬...
그래. 시내 한복판의 오래된 맛집은 다 이런 느낌이었지... 껄껄껄 하며 씁쓸하게 들이킨 국수.
그런데 그 맛이 오묘하다.
시판 쯔유보다 확실히 더 달고 깊은 맛이 난다.
정확히는 생선 맛이 더 나는데 상상 속의 익숙하고 비릿한 맛이 아니다.
뭔가 고급지고, 뭔가 신비롭고, 뭔가 자꾸 당기는 맛.
곱빼기가 없음을 아쉬워하며 (있다면 제보 바람)
다음에 올 때는 네 판을 쌓아놓고 먹어야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아, 그 전에 다른 메뉴를 맛봐야겠지만.
그리고 다음날 (두둥;;;)
걷다 보니 시청까지 왔는데 꼭 여길 가려고 온 것은 아니야. ;;;
하지만 저렇게 날씨마저 도와주니 어쩔 수 없이 뚜뚜웃한 국물 요리를 먹어야겠네?
후루룩후루룩
후루룩후루룩
달큰한 육수에 부들부들한 우동면이 어울린다.
오뎅도 시판 것보다 쵸큼 고급진 맛? (개중 매운 오뎅 있음 주의)
사실 저날의 구름이 비구름이라 날이 갈수록 더워져
땀이 땀이 폭포수같이 흘렀다는 건 안비밀.
(여름엔 여름 국수를 먹읍시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은근 검색이 안걸린다는 점;;;
간판은 분명 유림면이지만 유림면으로 치면 결과 안 나온다.
혹시 검색에서 일부러 빼셨나 싶었으나 유림으로 치면 또 나오기도 함.;;;
정리해 보면,
유림면 (x)
시청 유림면 (x)
시청역 유림면 (x)
시청역 유림 (o)
(희한하게 카카오 지도 첨부도 안됨;;;)
뭐 굳이 찾자면 그랬다는 겁니다. (뭘?;;;)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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