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이 아니어도 괜찮아
한국 대표 훈남이 참여한 시부야계 뮤직
이상하다. 나는 시부야계(シブヤ系, Shibuya Kei)라는 말조차 너무 생소한데 사들이는 CD마다 '시부야계의 어쩌구'라고 적혀있다. 제대로 알고나 듣자 싶어 검색을 해봐도 시원하게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다. 그냥 적당히 흥겨운 J-POP이라 해두자 마음 먹었건만, 우리의 클래지콰이까지 검색어에 속속 낚여오니 이것도 아닌가보다. 그럼 간단하게 장르로 이해를 해볼까. 일렉트로닉, 테크노, 라운지, 디제잉, 트랜스... 아, 너무 많잖아. 근데 또 이상한건 클럽과 친하지 않은 나에겐 죄다 부담스러운 장르들인데, 이걸 또 시부야계로 묶어놓으면 살짝 안심이 된다는 것. 이야시계(癒やし系, Iyashi Kei)라는 말이 있다. 마음이 치유되는 편안함이나 행복감을 주는 물건이나 사람을 뜻하는 말로 사람으로 따지면 ‘훈남’ 정도가 될 것 같다. 이야시계 보컬, 이야시계 뮤직 등 음악에서도 쓰이는데 장르까지는 아니지만 들으면 왠지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시부야계에 대한 의문을 이야시계로 돌려버린 건 FreeTEMPO 의 새 싱글 때문이다.
2번 트랙 HARMONY (feat. Alex). 아니 저것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에게 양질의 보컬을 제공하여 곡의 레벨을 높여준다는 ‘피쳐링 알렉스’가 아닌가! 한국에서도 그렇게나 많은 OST와 피쳐링을 그렇게나 많던 방송 스케줄과 함께 소화해내더니 이제는 해외란 말인가. (그래 영어도 잘했지.) 찾아보니까 제법 나온다. ;;; 노래는 기본이요, 친근한 미소와 재치있는 토크로 훈남 연예인의 호칭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알렉스. 아래는 그가 참여한 시부야계 아티스트들의 2007년 앨범들이다.
알렉스의 감미로운 보컬이 트랙을 장악하는 순간 시부야는 그저 지명일 뿐이고, 클럽 뮤직이라는 별칭은 그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출퇴근길에 연마하면 축지법이 따로 없으며, 밤길 운전에 틀어놓으면 바로 우주여행이 시작된다. 휴일 방청소에도 강추! 반복되는 리듬이 잡생각을 없애주어 정리하다 말고 주저앉아 다이어리를 펴 보는 등의 삼천포행을 방지한다. 귀띔하자면 사실 이쪽 음악들은 라이브 보다 이런 막힌 공간에서 듣는게 더 좋다는 사실! 이 정도로 만족할 수 없다면 올 가을에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는 축제 소식을 샅샅이 뒤져볼 것. 재즈건, 영화제건 이제 클럽의 밤은 빠질 수 없는 대세로다.
1. FreeTEMPO [4th single project]02. HARMONY(feat. Alex) 어쿠스틱 기타 소리와 함께 무한 반복되는 HARMONY. 아는 목소리라 그런지 살짝 ‘할머니’로 들린다. 알렉스는 할머니도 참 다정하게 부르는구나. 2. m-flo [COSMICOLOR]11. Love Me After 12AM - m-flo ♥ Alex (CLAZZIQUAI PROJECT) 얼마 전에 한국에서 두 번째 공연을 마친 엠플로. 시부야계의 넓은 범주만큼이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는 듀오. 보아, 휘성에 이어 엠플로의 하트를 받아들인 알렉스는 이 앨범에서 한국어로 노래를 부른다. 3. Fantastic Plastic Machine [FPMB]19. Don't You Know? (Feat. CLAZZIQUAI PROJECT) ‘사모님’의 등장 BGM을 비롯 온갖 라디오 프로그램의 시그널로 친숙한 이들. 이 앨범에서는 클래지콰이 멤버 모두가 참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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