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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이정현 [Love Me - 千面女孩]

by 하와이안걸 2008. 3. 11.



천의 얼굴
, 하나의 목소리


천면여해, 즉 천의 얼굴이라는 타이틀로 이정현이 중국에서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가사도 알아듣지 못할텐데 대체 이걸 어떻게 쓰나 걱정했건만, 두 곡 빼고 전부 한국어에 6집 수록곡! 더 정확히 정리해 보자면, 단 한 곡의 신곡이자 중국어 가사인 타이틀곡 'Love Me (千面女孩)' + (6집 수록곡 - '철수야 사랑해', '니 남자를 줘') + 6집 수록곡  'Welcome To The My Style'의 중국어 버전 = 이번 중국 발표 앨범 되겠다. 6집을 다시 들어보는 계기가 되겠구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기로..) 뻔(Fun)하게 굴거면 꺼져버리라;는 살벌한 내용의 'Fun Fun'을 시작으로, 윤일상이 작곡한 인도풍의 댄스곡 '나만 봐'와 도발적인 가사의 강렬한 테크노 댄스곡 '틀'까지... 1, 2, 3번 트랙에 떡 버티고 있는 이정현 포쓰가 살짝 피곤하다.

 

전설의 고향이 떠오르는 스산한 피리소리로 시작하는 타이틀곡 'Love Me (千面女孩)'. 여러 해동안 이정현과 호흡을 맞춰온 프로듀서 윤일상이 작곡하고 대만의 유명 작사가 자오타오가 작사한 이 곡은 진실한 사랑을 원하는 여자가 남자를 유혹하는 가사라고 한다. 럽미럽미, 키스미키스미, 허니허니로 이어지는 후렴구 3종 세트로 중국팬을 중독시킬 모양. 도입부의 피리소리도 그렇고 중간에 나오는 전통 현악기 연주 등 중국에 다가가는 마음을 나름 표현한 것 같은데, 제발 이러지 좀 말았으면 좋겠다. 외국 가수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발표하는 음반에 쌩뚱맞게 가야금 흉내내고 이러면 좋던가. 그래도 뮤직비디오와 라이브 무대만큼은 살짝 기대가 되는건 또 어쩔 수가 없다.

 

아쉽게 등을 돌리려던 내게 반갑게 다가온 트랙은 바로 6집에서 최고로 아쉬웠던 'Welcome To The My Style'의 중국어 버전. 그렇지. 이 곡이 있었구나! '완벽남자수칙'으로 제목을 바꾼 이 곡 뒤에는 바로 'Welcome To My Style' 오리지널 버전이 나란히 수록되어 있다. 6집 타이틀곡이었던 '철수야 사랑해'에 밀려 너무나 아쉬웠던 곡인데 중국팬들에게 소개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제대로 된 발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꽤 귀엽게 부르는 것 같고.. 이 곡으로 귀여운 무대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작곡가는 DJ DOC의 'I WANNA', MC몽의 '천하무적', 빅뱅 두 번째 미니앨범에 수록된 'I Don't Understand' 등을 만든 최필강. 해를 넘길수록 멋진 곡을 만들어내는 앞으로 기대되는 작곡가다.

 

또 다른 의외의 트랙 '어떻게'는 브라운아이드걸스 '다가와서'를 작곡한 이민수가 만든 곡으로 귀에 팍 꽂히는 멜로디가 인상적인 미디엄 템포의 발라드. 가창력도 적당하고, 세련된 편곡도 마음에 든다. (마지막에 띵띠딩~ 하는 중국풍 악기만 빼면;) 이런 곡을 부르면 그게 변신인 것을 왜 자꾸 무리한 컨셉으로 나오시려 하는지. 작곡가 이민수는 발라드 뿐만 아니라 최근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를 휩쓸고 있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L.O.V.E'를 세인트바이너리와 공동 작곡하기도 했다. 부디 테크노뽕짝에서 일렉트로니카의 세계로 이 여인을 안내해주소서! 다음 곡 역시 언빌리버블이다. 안정훈이 선사하는 애절한 알앤비 발라드 곡 '또 사랑할 수 있을까'. 요즘 같이 비슷한 발라드가 많을 때, 타이틀곡으로 밀면 딱 좋을 듯한 스타일이다.

 


그 외에도 타악기 리듬에 가야금, 거문고 등 우리 악기가 들어간 윤일상 작곡의 '달려'와 김형석 작곡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 박해운의 올드한 댄스곡 '연가', 'All In' 등이 수록되어 있다. 특히 'All In'의 경우 80년대 신디 사운드에 날카롭지 않은 이정현의 보컬이 작년 하반기부터 유행했던 레트로 열풍을 너무 앞서갔구나 싶었는데, 후렴구의 뽕스러운 리듬을 들으니 그건 또 아니었구나 싶다;;;. 뭔가 스타일 변신이 될듯 말듯 안되네. 쩝.. 현재 이정현은 KBS 드라마 [대왕세종]에서 조선시대 최고의 신데렐라 신빈 김씨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사극 잘 안보는데 이정현 출연씬은 한 번 찾아서 봐야겠다. 생각해보니 참 그렇네. 이렇게 궁금해하고 찾아보는 것을. 티내지 않아도 '천의 여자'라는 건 이미 백년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7집에서는 부디 이십대 마지막을 맞게 될 그녀의 진짜 변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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