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한장의명반] 원투 디지털 싱글 [못된 여자]

놀기 직전 국민의례

 

지난 겨울 박진영이 한 방송에 나와 가장 성공을 자신했던 앨범으로 원투의 1집 [자, 엉덩이]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들의 이름을 듣는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아, 그랬었었지. 뮤직비디오에 god가 나오고 비가 나와서 아주 관심있게 들여다보긴 했지. 그치만 클럽에 있는 오빠들을 외면하고 싶어서였나. 민망한 제목을 핑계삼아 죄 없는 이들의 노래까지 외면해버린게지. (-_-;) 시대를 앞서간 불운의 댄스 듀오 원투가 돌아오다니!세상이 변해서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안그래도 내숭없이 솔직하고 신나는 노래가 땡겼는데 말이다. (어린 친구들의 통곡에는 지쳤어요;;;)


5월 중순에 발표할 여름 앨범 중 선공개로 발표된 '못된 여자'는 기대에 부응하는 난리 법석 댄스에서 한참 벗어난 곡이었다. 이게 왜 여름 앨범에 들어가야 하는지 의아할 정도로 선선하다고나 할까. 또한 이 곡은 2006년 발표되었던 MC몽 3집의 '못된 영화'를 리메이크 한 곡으로 원곡에서는 아이비가, 원투 버전에서는 서인영이 보컬 피처링을 맡았다. 그 외에도 달라진 점은 MC몽의 신세한탄 랩이 여기서는 이들 둘의 느릿하고 끈적한 보컬로 변신한 것! 넘쳐나는 남성 래퍼와 여성 보컬 피처링에 비하면 훨씬 신선한 조합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제목이 저렇게 바뀌어야만 했을까. 서로 다른 오해로 헤어진 연인의 이야기인데 왜 '못된 여자'만 있냐는 말이다. 최근 '우리 결혼할까요?'에서 호감과 비호감을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서인영의 이미지가 겹쳐서 곡까지 오해할까 두렵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지가 아니었다. 평소 댄스 가수들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보컬이라 굳게 믿었던 서인영. 그러나 이번에는 좀 아니다. 너무 감정을 싣지 않은데다 이렇게 슬픈 노래에서 저렇게 귀여운 척을 하다니 정말 실망 ㅠ.ㅠ 아이비의 성숙하고 슬픔이 느껴지는 보컬과 확연히 비교된다. 그리고 편곡도 문제. Puff Daddy 의 'I'll Be Missing You'에 나왔던 그 뚱뚱뚱뚜 하는 샘플링이 그대로 실렸다. (아, 이 언제적;;;) 그러나 새로운 시도와 함께 확연히 깊어진 이들의 보컬은 내달 발매될 여름 앨범 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장기적인 활동까지 기대하게끔 한다. 놀이 문화(?)가 발달되지 않았던 2003년에 소수의 오픈 마인드를 위해 비난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깃발을 들었던 원투. 그들의 사그러들지 않은 끼가 올 여름 제대로 폭발하기를 바란다. 이미 손 머리 위~로 들고 흔들 준비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