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춤-노래, 그만의 삼단변화
디지털 싱글을 시작으로 점점 더 발전하는 보컬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전진이 드디어 정규 앨범 1집을 발표했다. 탄력받은 김에 본격적인 발라드인가싶었는데 의외로 파워풀한 댄스곡 'Wa'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그런데 이 댄스가 신화의 그 댄스가 아니라 빠른 비트의 트랜스 음악. 숨막히는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지는 이 곡은리듬, 가사, 뮤직비디오가 클럽이라는 공통 주제로 완벽한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다. 특히 뮤직비디오에서는 이 긴박한 남녀의 호흡을 더더욱 자세하게 묘사하여 팬들의 코피를 짜내고 있다. 그래미 시상식에 초청받아 화제가 되었던 블레스원의 랩퍼 Bigtone(이대성)과 에이트(8Eight)의 홍일점 주희가 각각 랩과 보컬로써 맡은 바 역할을 충분히 해 주었고,연주곡 버전에서는 강진우가 랩을 맡았다.
타이틀곡 'Wa'에서 파워 넘치는 보컬을 들려주었던 주희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상원이 작곡한 '귀여워요'에서 그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달콤하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전진과의 사랑스러운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얼마 전 성황리에 끝난 일본 공연 때 이 곡의 안무가 꽤 화제가 되었다고 하던데, 후속곡으로 강하게 침을 발라본다. 개인적으로는 작곡가 한상원을 다시보게 되었다. KCM이나 이루, SG 워너비 등의 발라드를 들었을 때엔 이경섭과 조영수의 딱 중간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복고 댄스에도 강하고 (SS501의 '널 부르는 노래') 걸 그룹과도 잘 어울리시는 듯. (카라의 '맘에 들면', 'Break It') 그래도 굳이 공통점을 찾으라면 장르 불문한 진지한 촌스러움이었는데, 이 곡에서는 그마저도 보이지 않는다. 작곡가가 다작을 하면 계속 자신의 곡을 표절하곤 하는데 반복은 커녕 오히려 더 세련되어지는 이 분의 능력에 몰래 화이팅을 외쳐본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전진의 애교. 타이틀곡과 발라드는 그냥 구색을 맞추기 위함이고, 사실은 이런 곡을 마음껏 부르고 싶었던 걸까.이지훈과 함께 호흡을 맞춘 'For you'에서는 노련하기 짝이 없는 이지훈과, 이에 비하면 다소 거칠게 느껴지는 그의 랩과 보컬이 멋지게 조화를 이룬다. 신화에서는 각자 맡은 파트가 분명해서 이렇게 한 사람의 랩과 노래를 함께 들을 기회가 좀처럼 없는데 새롭고 독특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이상호와 김도훈이 함께 작곡한 '좋은 사람' 역시 좋은 사람인 너를 아껴주겠다는 내용의 상큼한 러브송. 'Fancy Lounge' 도 닭살 가사로는 뒤지지 않는다. 안 그래도 살짝 코맹맹이 보컬인데 여기에 보코더까지 이용해서 '안아줘 안아줘'를 외치는 근육남 전진이라니!
발라드에 대한 갈증은 '아픈 사랑'에서 충분히 풀릴 듯 하다. 김범주가 작곡한 이 곡은 후렴구의 멜로디가 귓가에 오래 남는, 그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깔끔한 발라드.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푸른하늘 6집에 수록되었던 '사랑 그대로의 사랑'이 'Epilogue(사랑 그대로의 사랑)'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된 것. 성숙한 느낌 물씬 풍기는 그의 내레이션이 10년의 시간을 느끼게 해 준다. 아, 10년. 이제 에릭만 솔로를 내면 그들의 10주년 파티도 종반을 향해 달려가는구나. 그나저나 지난 싱글 타이틀곡 '사랑이 오지 않아요'는 왜 다시 실리지 않은걸까. '천번이라도'는 무려 리메이크까지 했으면서 말이다.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러면 앤디 1집 리패키지가 너무 이상해 보이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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