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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나고/구구절절

휴일을 이용한 인천 맛기행

by 하와이안걸 2011. 4. 14.

삼일절은 맞아 남편과 반나절 인천 나들이를 하였다.
이제 인천시민이 되었으니 동네를 더 알자는 차원에서!
(동네라 하기에는 차도 많이 갈아타고 좀 멀지만;;)

언제나 여행의 목적은 음식. (난 그래.)
메뉴를 정하고 행선지를 수정한다.


[오늘의 미션]
1. 차이나타운에서 가볍게 짜장 한 번 흡입하고 거리 구경
2. 그 외 유명한 것들 (화평동 냉면거리, 잉글랜드 돈까스, 쫄면 등) 맛보기
2. 신포시장에서 닭강정을 포장해서 집에가서 야식으로 또 먹기;

이 중에서 메뉴 두 개만 건져도 성공! 정오를 넘겨 느긋하게 출바알~!
인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부평역에 도착, 국철로 갈아타서는 종점 인천역까지 달린다.

인천역에 내리니 관광 안내소도 있다. 후아. 정말 여행온 것 같은 기분이 드네.
지도 몇 점 빼어들고는 보는둥 마는둥 하며 차이나타운으로 진입.


신기하게도 인천도, 차이나타운도 아닌 '중구'다.
인천 중구라고 하던지, 아니면 관광 벨트로 만들어서 네이밍 좀...

인천역 출구 나오자마자 보이는 차이나타운. 정말 위치 좋구나!

이 흐릿한 날씨. 정말 짜장과 짬뽕이 땡기는 날씨가 아닐 수 없다!


샌프란시스코를 연상시키는 언덕도 많고 (안가봤다;)
그 언덕 마다 차도 엄청나게 많더라. 걸어오시기를 추천!!

동사무소도 이렇게 차이나풍으로! 재미있다.


언덕 올라오자마자 보이는 공화춘은 이미 포화상태.
도저히 대기 불가 상태! 대합실 같은게 따로 있을 정도니;;;

그러나 식객을 본 나는 공화춘은 관심이 없었다. (궁금하긴 하다;)
한 순간 공화춘에 밀린 무관의 제왕!!! 태화원이 목표였다.

지도도 안보고 거리 구경하면서 태화원을 찾아보았다.
두 번째로 사람이 많은 곳이겠지.. 하면서.

거리 장터는 아기자기 하니 해외여행 공짜로 하는 기분이었다.
TV에서 본 화덕만두나 갓 구운 월병도 너무 신기했고
내가 좋아하는 중국호떡이 봉지봉지 널려있었다! 
  

그리고 차이나타운의 끝자락까지 갔을 무렵 주차장 간판을 발견!



아, 적당히 사람 많다. 기다릴 만하게 많다 ㅋㅋㅋ
공화춘이 어린이날 롯데월드라면, 태화원은 평일 점심시간의 맛집? 
하긴 오늘 같은 날 너무 한가해도 난 아마 불안했을 거이다 ㅠㅠ
 


메뉴판. 아, 점심에만 파는 15000원짜리 코스요리가 먹고싶었지만
4인 이상만 된다고 한다. 조만간에 2명을 영입해서 다시 와야겠다.



그리고, 다른 중국집에 붙어있는 탕슉세트, 2인 런치세트 이런거 절대 없다.
그냥 식사! 요리! 코스! 술! 이렇게 각잡혀 나뉘어져 있는 믿음직한 메뉴판에
심지어 요리도 사이즈 그냥 하나! 대중소 이런거 없다. (기대치 점점 상승..)

너무 배가 고팠던터라 탕수육(22,000)에 식사하나가 너무도 땡겼지만
차이나타운 첫 입성에 걸맞는 짜장하나 짬뽕하나로 마음을 정했다. 
대신에 살짝 업그레이드 시킨 간짜장과 삼선짬뽕, 그리고 군만두 ㅋㅋ
그러나 군만두는 다 떨어졌다 ㅠㅠ (애간장 타며 기대치 폭발하고.. ㅠㅠ)
 
맛있구마에도 따로 포스팅 했지만...아, 이 곳의 짜장은 정말...

면은 탱글탱글 쫄깃하고, 짜장은 살짝 구운 듯한 멋진 향이 난다.

비싸서 그런지 고기가 좀 잘고 적다는 점 말고는 흠잡을 데가 없는 비주얼.
비볐을 때 좀 묽나 싶지만 절대 국물은 안생기고 간도 딱 맞는다.



그리고 난 원래 짬뽕 안 좋아한다. 가끔 생각날 때도 짬뽕밥만 시킨다.
면과 국물이 따로 노는 것도, 면이 국물을 빨아먹는 것도 싫기 때문.
그런데 여기 짬뽕은 그냥 면과 함께 먹어도 너무 어울리고 맛있다.
해물과 버섯도 종류별로 골고루 들어있어 푸짐했다.
아, 오징어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삼선이라 그런가)

우리는 30초 간격으로 그릇을 바꿔먹으며 끝없이 흡입했다.
군만두가 아쉽긴 했지만 이것 만으로도 충분히 배부르니 다행.

차이나타운을 마저 돌며 소화를 시키고 사진을 찍는다.
공갈빵이 낱개로 팔았더라면 하나쯤 물고 다녔을텐데 왜 세개씩이냐 ㅠ

여기에는 누가 살까. 뭐하는 곳이었을까.


제물포 고등학교 이전 반대 서명도 하고;;; 바로 자유공원으로 고고!


여기서 만나다니. 보노보노야;;;


언덕 끝에 있어 인천항이 한 눈에 보인다.


한미수교 백주년탑, 맥아더 동상은 패스하기로 하자; (정말 크더라;)

한국 최초의 서양식 공원이라더니 생각보다 크다.
봄에는 벚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예쁠 것 같다. 

지도에 나온 카페 거리를 찾아가 보려다가 우연히 발들인 홍예문.


여기 사람 있어욧!

꺄홋!!! 


여기저기 휙휙 돌아다니다보니 눈 앞에는 신포시장이 두둥;;;
정말 멋진 코스가 아닐 수 없다. 차이나타운-자유공원-신포시장


배가 덜 꺼진 탓에; 그리고 화장실도 갈겸; 겸사겸사 들어간 카페


으리으리한 노래방 인테리어에 으악; 테이블마다 커텐을 쳐주시는;;;
그래도 음료당 케이크를 무료로 주시니 좋구나. (배 꺼질 틈이 없네~)
옛날 신촌에서 완전 인기 많았던 케이크 카페가 생각났다.
인천에 오면 늘 인천에만 있는 무언가를 항상 발견한다. 캔모아 같은...
  
커텐 덕분에 둘다 신발을 벗고;;; 소파에 길게 누워 쉴 수 있었다.
폰사진을 정리하고, 살짝 졸고, 지도도 다시 제대로 펼쳐보고...


카페인 충전 완료! 위풍당당하게 신포시장으로 들어서는데...



닭강정집 두 군데에서 만들어내는 어마어마한 줄!
마주보고 있는 원조 신포 닭강정집과 찬누리 닭강정 집에서
먹는 줄, 포장줄 두 줄씩 세우니 길이 꽉꽉 막힌다.

전의를 상실하고는 시장 한바퀴를 돌아본다;;;
만두집도 줄이 길고, 심지어 핫바집에도 줄이 만만치가 않다.
그리고는 뭐.. 찐빵집, 만두집과 같은 분식점들 몇몇과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야채치킨집이 두 군데나 있다. (세상은 넓고..)

시장 골목에 꽉 찬 닭강정 냄새에 중독되어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 ㅠ   
설상가상 신포닭강정 집의 홀주문을 아예 안받아버리기 시작하고 ㅠㅠ
그렇다고 포장은 싫었다. 전철에서 퍼지는 닭냄새도 민폐스러울 것 같고
식고 눅눅한 닭을 먹는 건 오늘의 흥을 깨는 일이라며 계획 전면 수정!

우리는 2인자 찬누리닭강정 먹는 줄에 합세하고 말았다.




3,40분 쯤 기다렸을까. 드디어 자리로 안내.

닭강정 중짜와 맥주를 나눠 마시니 어느덧 저녁 6시가 넘어있었고...
추운 날씨라 동인천역까지는 지하상가를 통해 이동했다.


아, 오랜만에 바다도 보고 공원도 가고 걷기도 엄청 걷고
무엇보다 서민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아름다운 휴일이었다.


짜장면 한그릇 먹으러 거기까지는 좀.. 이라고 생각했다면
코스 여행(차이나타운-자유공원-신포시장)을 소심하게 추천!

이제 곧 꽃도 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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