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맑음. 저녁근무.
출근하자마자 어제 저녁에 들어왔다는 클레임 건으로 시끌시끌 했다.
당연히 미팅도 길었다. 어제 여섯시 반까지 있었는데 혹시 나 아냐?;;;
그러나 주인공은 요즘 모두와 서먹하게 지내는 이케다 언니였다.
총 금액을 손님에게 직접 보여주려고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계산기가 약이 다 되었는지 숫자가 보이다말다해서 손으로 탁탁 몇번 친게
손님이 보기엔 자기 때문에 기분 나빠서 그랬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전화 받은 사원의 말로는 그 분노가 대~단했다 한다;;;
근데 그 계산기는 모두가 아는 바보 계산기. 물론 사원들도 안다.
버리던가 고치던가 빨리 조치를 해줬어야하는데 모두가 내비두는 바람에
이케다 언니만 뒤집어쓴 셈이다. 얼마나 세게 쳤는지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그 손님도 진짜 오바쟁이다 싶었다. 하긴 별별 사람이 다 있으니깐..
'우리끼리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사원들은 달랐다. ;;;
오늘 안에 보고서를 받아내고, 손님과 직접 통화를 하게해서 해명에..우욱;;
클레임의 여파로 매장 분위기가 싸~했다. 새벽반 유나도 그 이야길 했다.
늘 심통인 이케다 언니를 별로 안좋아하는 유나는 올것이 왔다고 여기는 듯 했다.
"아, 근데 말이지. 아침에 다카하시가 너 이야길 하더라."
"무슨 이야기?" (불안불안)
"이케다 건을 핑계로 날 붙잡고 더 잘하라 막 잔소리를 해대길래 그냥 한귀로 흘리는데
전에 그 싸이코 손님이 너한테 화냈던거 이야기를 덧붙이더라구."
일주일전인가. 내가 계산을 틀려서 손님 하나가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고
돈을 던지고 간 사건이 있었다. 지금 계산이 맞는지 안맞는지 어떻게 믿냐는 둥,
나더러 신용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둥, 혼자 분을 삭이지 못하고 땍땍거리더니
돈을 확 뿌리고 가버렸다. 아, 지금 생각해도 진짜 서러운 사건인데;;;
사원들도 상황을 파악하고는 보고서를 받지 않고 그냥 넘어간 사건이었다.
근데 그때도 선배말듣고 잠잠히 있던 다카하시가 이제사 무어라고?! (활~활~)
"그때 이상이 바로 사과를 했으면 그 손님도 그러지 않았을거라고.."
"뭐야? 내가 사과를 왜 안해!"
"응. 나도 그렇게 말했어. 이상이 사과를 안했을리가 있냐고."
"근데!"
"근데도 계속 그러더라고. 이상은 그 때 사과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고.
그래서 손님이 거기에 더욱 화가 나서 그런거라고."
"뭐야! 걘 그날 있지도 않았는데 뭔소리를 하는거야."
"정말이야? 본것처럼 말하길래 난 그럴리가 없을텐데..하고 말았지 또!"
내년에 한국으로 유학오는 다카하시. 이미 비행기 날짜도 정해졌다.
아무리 여기서 지지고 볶고 해도 막상 한국에서 보면 반갑겠지,
집도 우리집이랑 제법 가까운데 구했던데 이것저것 부탁받으면 들어줘야겠지,
하고, 어제까지 생각했던 나였다. 그러나 이제 그나마 있던 미운정도 똑똑 떨어져간다.
직접 말하지 않고 늘 이렇게 유나를 통해 듣게 만드는 교활한 다카하시.
오늘도 당했다. 기분 완전 망쳤다. 내가 그만두기 전에 니 눈물을 쏙 빼고 말테다.
(근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방법 모집합니다. ㅠ.ㅠ)
손님도 많지 않아 매장 분위기는 더더욱 살벌했다. 다들 눈치보며
어쩔 줄 모르는 가운데, 이러한 공기 따위 전혀 신경안쓰는 오카베가
날아갈 듯 스텝을 밟으며 내게 뛰어왔다.
"이짱. 어떡해. 원빈이 오늘 군대갔어~"
"그래?" (오, 그렇군!)
"아니, 이짱은 슬프지 않아?"
"뭐. 안가서 이런저런 욕 듣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가면 분명 이지메 당할거야. 그치?"
"나이도 많고, 유명인인데 그렇게 쉽게 괴롭힐 수 있을까?"
"아, 스무살 애들한테 이지메 당하면 죽고싶을거야. 그치? 원빈 불쌍해 ㅠ.ㅠ"
집에 돌아가서 뉴스를 보니 원빈 입대는 과연 오늘의 톱 뉴스였다.
다카하시가 가장 사랑;;하는 한국인이 바로 원빈이다.
그를 보낸 오늘, 그녀는 평소보다 더욱 날카로웠으리라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그건 말도 안돼!; 이건 평소 날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다.
돌아갔을 때 내가 심심해서는 안된다.
일본어를 안쓰다 잊을까 두려워져서도 안된다.
어떻게든 너와의 만남을 피하여 널 고립시킬 것이다.
아, 이 정도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이 무딘 복수의 칼을 어쩌란 말이냐 ㅠ.ㅠ
이젠 정말 끝.
출근하자마자 어제 저녁에 들어왔다는 클레임 건으로 시끌시끌 했다.
당연히 미팅도 길었다. 어제 여섯시 반까지 있었는데 혹시 나 아냐?;;;
그러나 주인공은 요즘 모두와 서먹하게 지내는 이케다 언니였다.
총 금액을 손님에게 직접 보여주려고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계산기가 약이 다 되었는지 숫자가 보이다말다해서 손으로 탁탁 몇번 친게
손님이 보기엔 자기 때문에 기분 나빠서 그랬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전화 받은 사원의 말로는 그 분노가 대~단했다 한다;;;
근데 그 계산기는 모두가 아는 바보 계산기. 물론 사원들도 안다.
버리던가 고치던가 빨리 조치를 해줬어야하는데 모두가 내비두는 바람에
이케다 언니만 뒤집어쓴 셈이다. 얼마나 세게 쳤는지는 안봐서 모르겠지만
그 손님도 진짜 오바쟁이다 싶었다. 하긴 별별 사람이 다 있으니깐..
'우리끼리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사원들은 달랐다. ;;;
오늘 안에 보고서를 받아내고, 손님과 직접 통화를 하게해서 해명에..우욱;;
클레임의 여파로 매장 분위기가 싸~했다. 새벽반 유나도 그 이야길 했다.
늘 심통인 이케다 언니를 별로 안좋아하는 유나는 올것이 왔다고 여기는 듯 했다.
"아, 근데 말이지. 아침에 다카하시가 너 이야길 하더라."
"무슨 이야기?" (불안불안)
"이케다 건을 핑계로 날 붙잡고 더 잘하라 막 잔소리를 해대길래 그냥 한귀로 흘리는데
전에 그 싸이코 손님이 너한테 화냈던거 이야기를 덧붙이더라구."
일주일전인가. 내가 계산을 틀려서 손님 하나가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고
돈을 던지고 간 사건이 있었다. 지금 계산이 맞는지 안맞는지 어떻게 믿냐는 둥,
나더러 신용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둥, 혼자 분을 삭이지 못하고 땍땍거리더니
돈을 확 뿌리고 가버렸다. 아, 지금 생각해도 진짜 서러운 사건인데;;;
사원들도 상황을 파악하고는 보고서를 받지 않고 그냥 넘어간 사건이었다.
근데 그때도 선배말듣고 잠잠히 있던 다카하시가 이제사 무어라고?! (활~활~)
"그때 이상이 바로 사과를 했으면 그 손님도 그러지 않았을거라고.."
"뭐야? 내가 사과를 왜 안해!"
"응. 나도 그렇게 말했어. 이상이 사과를 안했을리가 있냐고."
"근데!"
"근데도 계속 그러더라고. 이상은 그 때 사과를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고.
그래서 손님이 거기에 더욱 화가 나서 그런거라고."
"뭐야! 걘 그날 있지도 않았는데 뭔소리를 하는거야."
"정말이야? 본것처럼 말하길래 난 그럴리가 없을텐데..하고 말았지 또!"
내년에 한국으로 유학오는 다카하시. 이미 비행기 날짜도 정해졌다.
아무리 여기서 지지고 볶고 해도 막상 한국에서 보면 반갑겠지,
집도 우리집이랑 제법 가까운데 구했던데 이것저것 부탁받으면 들어줘야겠지,
하고, 어제까지 생각했던 나였다. 그러나 이제 그나마 있던 미운정도 똑똑 떨어져간다.
직접 말하지 않고 늘 이렇게 유나를 통해 듣게 만드는 교활한 다카하시.
오늘도 당했다. 기분 완전 망쳤다. 내가 그만두기 전에 니 눈물을 쏙 빼고 말테다.
(근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방법 모집합니다. ㅠ.ㅠ)
손님도 많지 않아 매장 분위기는 더더욱 살벌했다. 다들 눈치보며
어쩔 줄 모르는 가운데, 이러한 공기 따위 전혀 신경안쓰는 오카베가
날아갈 듯 스텝을 밟으며 내게 뛰어왔다.
"이짱. 어떡해. 원빈이 오늘 군대갔어~"
"그래?" (오, 그렇군!)
"아니, 이짱은 슬프지 않아?"
"뭐. 안가서 이런저런 욕 듣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가면 분명 이지메 당할거야. 그치?"
"나이도 많고, 유명인인데 그렇게 쉽게 괴롭힐 수 있을까?"
"아, 스무살 애들한테 이지메 당하면 죽고싶을거야. 그치? 원빈 불쌍해 ㅠ.ㅠ"
집에 돌아가서 뉴스를 보니 원빈 입대는 과연 오늘의 톱 뉴스였다.
다카하시가 가장 사랑;;하는 한국인이 바로 원빈이다.
그를 보낸 오늘, 그녀는 평소보다 더욱 날카로웠으리라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그건 말도 안돼!; 이건 평소 날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문제다.
돌아갔을 때 내가 심심해서는 안된다.
일본어를 안쓰다 잊을까 두려워져서도 안된다.
어떻게든 너와의 만남을 피하여 널 고립시킬 것이다.
아, 이 정도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이 무딘 복수의 칼을 어쩌란 말이냐 ㅠ.ㅠ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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