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새벽 근무.
이틀연속 새벽이다. 전날 저녁근무에 다음날 새벽 출근도 물론 힘들지만, 그 다음날까지 새벽 출근일 경우
그 날은 정말 눈물나게 힘들다. 수면시간이 조금씩 늘어날수록 생기는 현상인 것 같다.
아, 인체는 신비롭기도 하지. 문득 단학 다니던 생각이 났다. 같이 다녔던 이모씨는 사범이 되어 일본으로 갔다던데
타향에서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 다시 내면과 대화;할 시간이 온 것인가.
뚱땡이 다카하시는 오늘 신이 났다. 퇴근 후 그 좋아라하는 한국음식을 먹으러 서울로 가기 때문이다.
점심 시간에도 쪼르르 달려와서 가이드북을 펼쳤다.
"이상이 가보고 좋았던 곳 있으면 동그라미, 별로인 곳은 가위표를 쳐주세요."
얘는 한국에 관한거 물어볼 때만 존대말이다. 찜닭, 불닭, 냉면, 해물파전, 쟁반빙수, 닭한마리...
생생한 화보를 보며 동그라미를 치다보니 내가 쓰러질 지경이었다.
넌 오늘 밤 이 중 하날 사먹을거란 말이지 ㅠ.ㅠ
"이상. 나 부탁 하나 더 있는데..."
"뭔데요?"
"나 한국에 메일 친구가 있거든요. 가서 하루 안내받고 싶은데 전화로 대신 말해줄래요?"
"네. 지금 걸어봐요."
"아... 그게... 퇴근 후 걸었으면 하는데... 이상이 나 15분만 기다려주면 안될까..."
"그러져 뭐."
"고마워요 이상 ㅠ.ㅠ"
퇴근 시간 1시간 전. 일요일의 공항은 터질듯이 바빴다. 잠은 쏟아지고... 그러나 곧 빠져나갈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다카하시는 마음이 급한지 지가 할일을 여기저기 시키고 난리가 났다.
오카베가 화난 표정으로 내 쪽으로 오더니 고개를 벽으로 홱 돌리며 말했다.
"저 돼지는 갑자기 나한테 일을 시키고 난리야!"
오카베도 잘 찌는 체질일텐데 그렇게 심한 말을... 하고 생각했다가 깜짝 놀랐다.
모르는 새 오카베가 점점 날씬해지고 있었다.
"오카베짱. 지금 살빠지고 있는거지?"
"훗훗훗~ 알아버렸군."
"어떻게 된거야? 운동해? 아니면 식사조절?"
"운동은 뭘.. 서 있을 때 발뒷꿈치를 들었다 놓았다 하고, 틈틈히 팔뚝살 빠지는 체조도 해주는거지 뭐.
밥도 덜 먹긴 하지만."
"와. 멋지다. 나도 다이어트 해야하는데..."
"곧 여름이라구 이짱. 힘내라구."
퇴근 후 옷 갈아입고 휴게실에서 다카하시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휴식시간이라 휴게실에 들어온 토모미를 우연히 만났다.
토모미랑 떠드느라 20분을 보냈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아 빨랑 집에 가서 잤으면 좋겠구만 왜이렇게 안오는거야;;
거의 한시간이 되어갈 무렵, 커다란 여행가방을 질질 끌고 다카하시가 뛰어들어왔다.
"미안해요. 이상. 정말 미안해."
전화를 거는 다카하시가 자꾸 내 표정을 살폈다. 왜 그러나 했더니 둘은 영어로 소통을 하는 사이였다.
"음.. 할로우? 밍? ;;; 아임 하루에. 음.. 아임 고잉 투 소울.. 노노.. 아임 인 에어포트 나우..
음.. 아이 워너.. 음.. 아이 워너 토크 투.. 음.. 밍.. 저스트 어 모멘트..."
전화를 건네받은 나는 이 애가 둘째날 고기를 먹은 후 유람선을 타고 싶어하는데 같이 다녀줄 수 있냐고 전했다.
건너편 한국인 밍;은 알았다고 호텔로 4시에 픽업하러 간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음.. 밍? 씨유 레이터. 오케이. 바이바이. 아, 이상 정말 고마워요. 나 지금 나리타로 가야해요. 잘 다녀올게. 안녕."
그렇게 다카하시는 가고 한시간이나 늦어진 퇴근에 완전 피로해진 나는 전철에서 옆사람의 어깨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면서 겨우겨우 집에 왔다. 그나저나 다카하시는 좋겠다.
나도 그렇게 여행지 일본을 좋아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 안되겠다. 이렇게 지쳐가다가는 큰일이다.
이젠 정말 끝.
이틀연속 새벽이다. 전날 저녁근무에 다음날 새벽 출근도 물론 힘들지만, 그 다음날까지 새벽 출근일 경우
그 날은 정말 눈물나게 힘들다. 수면시간이 조금씩 늘어날수록 생기는 현상인 것 같다.
아, 인체는 신비롭기도 하지. 문득 단학 다니던 생각이 났다. 같이 다녔던 이모씨는 사범이 되어 일본으로 갔다던데
타향에서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 다시 내면과 대화;할 시간이 온 것인가.
뚱땡이 다카하시는 오늘 신이 났다. 퇴근 후 그 좋아라하는 한국음식을 먹으러 서울로 가기 때문이다.
점심 시간에도 쪼르르 달려와서 가이드북을 펼쳤다.
"이상이 가보고 좋았던 곳 있으면 동그라미, 별로인 곳은 가위표를 쳐주세요."
얘는 한국에 관한거 물어볼 때만 존대말이다. 찜닭, 불닭, 냉면, 해물파전, 쟁반빙수, 닭한마리...
생생한 화보를 보며 동그라미를 치다보니 내가 쓰러질 지경이었다.
넌 오늘 밤 이 중 하날 사먹을거란 말이지 ㅠ.ㅠ
"이상. 나 부탁 하나 더 있는데..."
"뭔데요?"
"나 한국에 메일 친구가 있거든요. 가서 하루 안내받고 싶은데 전화로 대신 말해줄래요?"
"네. 지금 걸어봐요."
"아... 그게... 퇴근 후 걸었으면 하는데... 이상이 나 15분만 기다려주면 안될까..."
"그러져 뭐."
"고마워요 이상 ㅠ.ㅠ"
퇴근 시간 1시간 전. 일요일의 공항은 터질듯이 바빴다. 잠은 쏟아지고... 그러나 곧 빠져나갈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다카하시는 마음이 급한지 지가 할일을 여기저기 시키고 난리가 났다.
오카베가 화난 표정으로 내 쪽으로 오더니 고개를 벽으로 홱 돌리며 말했다.
"저 돼지는 갑자기 나한테 일을 시키고 난리야!"
오카베도 잘 찌는 체질일텐데 그렇게 심한 말을... 하고 생각했다가 깜짝 놀랐다.
모르는 새 오카베가 점점 날씬해지고 있었다.
"오카베짱. 지금 살빠지고 있는거지?"
"훗훗훗~ 알아버렸군."
"어떻게 된거야? 운동해? 아니면 식사조절?"
"운동은 뭘.. 서 있을 때 발뒷꿈치를 들었다 놓았다 하고, 틈틈히 팔뚝살 빠지는 체조도 해주는거지 뭐.
밥도 덜 먹긴 하지만."
"와. 멋지다. 나도 다이어트 해야하는데..."
"곧 여름이라구 이짱. 힘내라구."
퇴근 후 옷 갈아입고 휴게실에서 다카하시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휴식시간이라 휴게실에 들어온 토모미를 우연히 만났다.
토모미랑 떠드느라 20분을 보냈지만 그녀는 오지 않았다.
아 빨랑 집에 가서 잤으면 좋겠구만 왜이렇게 안오는거야;;
거의 한시간이 되어갈 무렵, 커다란 여행가방을 질질 끌고 다카하시가 뛰어들어왔다.
"미안해요. 이상. 정말 미안해."
전화를 거는 다카하시가 자꾸 내 표정을 살폈다. 왜 그러나 했더니 둘은 영어로 소통을 하는 사이였다.
"음.. 할로우? 밍? ;;; 아임 하루에. 음.. 아임 고잉 투 소울.. 노노.. 아임 인 에어포트 나우..
음.. 아이 워너.. 음.. 아이 워너 토크 투.. 음.. 밍.. 저스트 어 모멘트..."
전화를 건네받은 나는 이 애가 둘째날 고기를 먹은 후 유람선을 타고 싶어하는데 같이 다녀줄 수 있냐고 전했다.
건너편 한국인 밍;은 알았다고 호텔로 4시에 픽업하러 간다고 전해달라고 했다.
"음.. 밍? 씨유 레이터. 오케이. 바이바이. 아, 이상 정말 고마워요. 나 지금 나리타로 가야해요. 잘 다녀올게. 안녕."
그렇게 다카하시는 가고 한시간이나 늦어진 퇴근에 완전 피로해진 나는 전철에서 옆사람의 어깨에 기대어;
꾸벅꾸벅 졸면서 겨우겨우 집에 왔다. 그나저나 다카하시는 좋겠다.
나도 그렇게 여행지 일본을 좋아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아, 안되겠다. 이렇게 지쳐가다가는 큰일이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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