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젠가 눌러앉기/2016, Dallas

Day 2 : 서머타임

by 하와이안걸 2016. 3. 31.



2006.03.31. 목요일



6:30 기상



한달 동안 거실이 나의 방이다.

아침에 눈을 떴지만 바깥은 너무도 어두웠다.

곧이어 조카가 일어나 냉장고를 두드렸다.



미역국, 김치, 깻잎, 멸치로 아침을 먹고 

미역국, 김치, 깻잎, 김으로 점심을 먹었다. 

여기는 어디인가.



엄마는 냉장고와 반찬통이 바뀌니 뭐가 뭔지 구별할 수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집에서 만들어 오신 제육양념과 김치양념을 여러 번 혼동하여 조리하시곤 했다.

(제육맛 겉절이와 김치맛 오삼불고기)



이러다 계속 같은 반찬을 먹을 것 같아서 냉장고 정리를 하기로 했다.

아, 냉동실에는 고귀한 생선과 고귀한 양지살이 잠자고 있었고

냉장실에는 우리가 싸온 멸치의 몇 배의 멸치와 젓갈이 있었다.

냉장고 안의 식재료와 엄마가 싸온 식재료가 반 이상이 겹치면서

엄마는 한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차라리 묵은 김치를 싸올 걸..."



엄마는 음식을 준비하면서 친구분들에게 조언을 얻었다고 한다.

그분들께서는 미국에 다~~~ 있다고, 양념만 가져가라고 했단다.

아무리 그래도 양념만으로는 불안했던 엄마는

도착하자마자 당장 먹을 밑반찬을 조금씩 만들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많아졌고;;;

결국 김치 빼고 다 가져가게 되었다.



그러나 오빠의 냉장고에는 김치만 없었다.




엄마를 위한 라벨링. 그러나 하나도 안보인다고 퇴짜 ㅠㅠ





아침은 어두웠지만 저녁은 7시가 넘도록 해가 떠 있었다.

서머타임 실시중이라고 한다.



늦은 오후 조카와 첫 산책을 나섰다.

아직 우리에겐 스페어키가 없고 길도 잘 모르므로 

아파트 단지 및 근린상가 구경 정도가 되겠다.





드문드문 보라색이 보이시나요?




텍사스 주의 꽃 블루보넷. 평지마다 가득하다.




무지개도 보고




아파트는 모두 월세라고 한다.

따라서 부동산 없이 1층 오피스에서 계약하면 끝. 



1층 로비는 거주자용 공간이지만 사실 외부인이 가장 처음 보는 곳이기도 하다.

한달 동안 호텔 같은 이 공간을 잘 사용했다.




오후에는 퇴근한 오빠와 함께 근처 쇼핑몰 구경.

노드스트롬, 메이시스 등이 모여있는 갤러리아.




아이스링크도 있고




과자박스를 이용한 전시회 중이었는데




쓰잘데가 없어 보이는데 사람들은 기뻐한다. 




집에 돌아와서는 다시 미역국 정식으로 하루를 마무리 했다.

큰오빠네 가족을 위한 장아찌와 젓갈을 강화도 부모님과 서울 고모가 다 먹고 있다.

아, 어서 한인마트든 미인마트든 가서 미쿡 과일과 채소를 마구마구 사고 싶다.








이젠 정말 끝.



'언젠가 눌러앉기 > 2016, Dallas'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4 : 꿈의 산책로  (4) 2016.04.02
Day 3 : 인앤아웃  (6) 2016.04.01
Day 1 : 비행가족 (2)  (4) 2016.03.30
Day 1 : 비행가족 (1)  (8) 2016.03.30
Day 0 : 프롤로그  (6) 2016.03.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