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1. 월요일
6시 기상.
간만에 혹사당한 몸에게 사과하는 의미로
과일 3종 세트와 그릭요거트를 먹었다.
그러나 이 정도를 한끼로 치지 않는 남편은 베이글을 먹겠다 고집하고 (허무하군)
나도 뉴욕 베이글은 처음이니까 콜!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가게로 출발하였다.
Best Bagel & Coffee
여행객과 현지인으로 붐비는 현장
막상 들어오니 아득했다. 자리는 없고 줄은 길고 메뉴는 엄청 복잡해 보였다.
남편은 베이컨 & 에그 베이글 세트에 커피를 주문하고 이제 내가 문제...
"그냥 베이글에 크림치즈 먹고 싶은데 어떻게 주문하면 돼?"
"먼저 빵을 골라"
"음... 플레인"
"치즈를 골라"
"음... 플레인"
"빵 구워줘?"
"아니"
"이거 들고 계산대로 가"
어쩌다 보니 베이글 본연의 맛을 즐기고픈 뉴요커가 되었지만
사실 주문 받는 중국인의 포스에 눌려서 플레인만 외치고 말았다.
베이글 종류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열 가지가 훨씬 넘는 듯 했다.
그 바쁜 아침에 그걸 찬찬히 읽어보고 고를 수가 없어서 플레인 ㅠㅠ
치즈 종류는 또 얼마나 많은지... 보고도 읽고도 뭔지 모르겠고...
이것 역시 고민할 필요 없이 플레인 ㅠㅠ
나중에 검색해 보니 스트로베리 크림치즈가 맛있다는데, 하나는 달달하니 그걸로 할걸 후회했다.
하지만 말랑말랑하니 정말 좋았어
9시가 되자마자 뉴행디 유심센터 방문.
뉴행디 카페 이벤트로 인해 둘 다 유심 무료 쿠폰이 있었고,
추가로 35불씩만 내고 데이타 2기가 유심을 사다가 심었다.
Lyca mobile이라는 생소한 이름이었지만 한달 내내 미국 여기저기서 정말 잘 썼다.
전화 개통하자마자 달라스 가족들에게 문자 돌리고 구글맵 뙇 켜놓기 시작!
10시 메이시스 백화점 오픈하는데 들어가서 구경도 해 보고
근처에 있는 올드네이비, 풋락커도 들러보았다.
그리고 어제 못 본 자유의 여신상을 보기 위해 South Ferry 역으로 출발!
스테이튼 아일랜드로 들어가는 무료 페리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을 좀 더 가까이에서 구경했다.
자유의 여신상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냥 배삯이 무료라고 하니 ㅋㅋ
이 이상 가까워질 순 없음 (무료에 한함)
다시 공포의 점심시간 ㅋ
여행책에서 토다이를 본 우리는 오랜만에 스시를 먹을까 싶어 윗동네로 넘어왔다.
지도 근처를 쭉쭉 뒤져보았으나 실패. 2009년 여행책을 너무 믿었다 ㅠㅠ
코리아타운 근처라 한식 파는 곳도 꼼꼼히 살펴보았으나 가격 대비 알찬 구성이 없어서 탈락.
거의 먹을 뻔 했던 교촌치킨
그중에서 우리집이라는 한식집은 놀라웠다.
무게로 가격을 매기는 한식 부페인데 정말 없는 반찬, 없는 요리가 없었다.
한국인들만 바글대던 다른 식당과 달리 외국인도 많았던 유일한 식당이었다.
서울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만약에 있다치고 무엇을 먹겠느냐 묻는다면
탕평채 + 호박죽이라던가... 충무김밥 + 샐러드... 비빔국수 + 고구마맛탕.... 정도?
안 물어봤지만 그렇게 대답할 것이다. ㅋㅋ
아, 생각만 해도 좋다!!!
결국 우리의 종착지 H마트에서 모듬전을 구매,
숙소에 들어와서 갓짬뽕 + 햇반 정식과 함께 곁들였다. 사진은 생략한다 ㅋㅋ
뭐가 또 피곤한지 다시 낮잠을 자고...
눈을 뜨니 저녁 6시가 넘어 타임스퀘어 야경이나 보러가기로 했다.
운 좋으면 뮤지컬도 보고.
참고로 숙소 위치는 펜실베니아 기차역 근처로 지하철은 Penn Station 역이다.
위든 아래든 걸어다니기 딱 좋은 위치.
옷을 담배처럼 파는 게 신기해서 찰칵
타임스퀘어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이고 ㅋㅋㅋ
사진 찍어주고 팁을 받는 수 많은 캐릭터들이 혼돈에 빠졌다.
여행책에 나왔던 네이키드 기타맨은 보지 못했다.
날씨가 꾸물꾸물
TKTS에 가 보니 아는 뮤지컬은 시카고 뿐이었다.
2층인데 74불... 애매했지만 달리 갈 곳도 없고 ㅋ 유명한 작품이니 믿고 구매!
알고보니 라이언킹은 월화 휴무란다 ㅠ
분위기 벌써 신난다!!!
생각보다 많이 비어있었...
이층이지만 가운데 자리라 매우 좋았다.
수다를 떨면서 시작하기만을 기다리는데 옆자리 할아버지가 어디서 왔냐고 말을 걸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쉬지 않고 김정은 욕을 했다 ㅠㅠ 호러블, 크레이지, 스투피드...
자기는 조지아에서 왔다고 하며 대뜸 무슨 일을 하냐고 물어왔다.
무직인 나는 조용히 패스. 남편이 프로그래머라고 하니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ㅋㅋㅋ
나를 제치고 남편에게 폭풍 질문 ㅋㅋ
자기도 프로그래머인데 너는 무슨 언어를 쓰냐... 얼마나 했냐... 뭐 만드냐... 나는 어디서 일한다...
갑자기 영어 폭탄을 맞은 남편이 더듬더듬 대답을 하는 동안 다행히 쇼는 시작되었고...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화장실로 직행한 우리는 바로 자리에 돌아오지 못하고
문밖에서 할아버지의 동태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ㅋㅋㅋ
오~ 샹들리에~
브로드웨이 첫 뮤지컬 관람이 무사히 끝났다.
록시는 매우 잘하고 귀여웠으나 벨마는 그에 비해 너무 기력이 달리는 느낌 ㅠㅠ
두 사람의 호흡이 약간 아쉬웠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혀 들리지 않는 수 많은 대사들과, 남들 웃을 때 따라 웃을 수 없는 내가 제일 아쉬웠다 ㅠㅠ
형식만 뮤지컬이지 내용은 범죄, 법정 드라마라는 사실을 잊었어 ㅠㅠ
밖으로 나가니 밤 10시 반.
늦은 저녁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아무리 둘러봐도 햄버거와 피자)
Wok and Walk 이라는 아시안 누들집을 발견, 포장해 와서 사무엘님과 함께 먹었다.
밤이 되니 좀 더 복작복작한 거리
심야의 야식꾼들이 모이는 장소
이런 종이 상자에 먹어보고 싶었거든
오늘도 야식 먹는 뉴요커
이젠 정말 끝.
'언젠가 눌러앉기 > 2016, Dallas' 카테고리의 다른 글
Day 15 : Let's Go Mavs (4) | 2016.04.13 |
---|---|
Day 14 :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 (4) | 2016.04.12 |
Day 12 : 눈물의 쉑쉑버거 (4) | 2016.04.10 |
Day 11 : 멀고 먼 뉴욕 (2) (6) | 2016.04.09 |
Day 11 : 멀고 먼 뉴욕 (1) (4) | 2016.04.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