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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눌러앉기/2016, Dallas

Day 11 : 멀고 먼 뉴욕 (2)

by 하와이안걸 2016. 4. 9.



오빠가 퇴근을 하고 공항으로 와 주었다.  

처음부터 점심 약속이 있었던 양 자연스럽게 차에 올라탔다.

시간이 어중간한데다 토요일이라 멀리는 갈 수 없었다.

뭐 먹고싶냐는 말에 남편은 해맑게 "제육볶음"이라고 답했다.

오빠는 햄버거랑 타이요리 중에 고르라고 했다. (제육볶음 무시 ㅋㅋㅋ)



그런데 사실 나도 집에 가서 엄마가 해준 밥이 먹고 싶었다.

집밥이 생각날 정도로 긴 세월을 보낸 것만 같았다.



"근데 너네 여행운이 원래 좀 없는 편이니?"



아놔 이런 질문을 받다니 ㅋㅋㅋ

이거 왜 이러세요!!! ㅋㅋㅋ 저 원래 '여행의 신'이 늘 함께하거든요! ㅠㅠ

누구보다 싸게 예약하고, 날씨도 맨날 좋고, 맛집도 자주 발굴하거든요! ㅠㅠ



오빠는 제육볶음과 여행의 신을 운운하는 우리 둘에게 아무 대꾸도 않은 채

햄버거집까지 조용히 운전만 했다. 아마 미쳤다고 생각했을거야.



텍사스의 식당은 터프하기도 하지




햄버거 먹기 딱 좋은 날이네




다섯 가지 수제 피클이 유명




그러나 매우 짜다 ㅠㅠ 하나만 달고




큼직한 패티 위에 야채를 얹고 뚜껑을 덮어먹는 스타일





아홉 시간 만에 먹은 한 끼 ㅠㅠ



정말 눈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흡입하며 먹었다.

훗날 기억해보면... 이 버거는 시즈닝보다는 생고기맛을 강조한 스타일로

사진만 봐도 양상추가 딱 한 장 뿐이다 ㅋㅋㅋ 

토마토, 양상추, 소스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너무 고기고기한 버거였다.

그래도 당연히 맛있었다. ㅠㅠ




오빠가 함께 시켜준 피클 튀김은 정말 짜증나는 맛이었다. ㅋㅋㅋ 

여기에 루트 비어까지 곁들인다면 정말 천벌받는 기분이었을텐데...

 




데어리퀸에서 쓰러질 듯한 단맛을 경험




그렇게 오빠와 헤어지고 다시 공항으로.

스피릿이 있던 E 터미널에는 웬디스 밖에 없더니 AA가 있는 A 터미널에는 온갖 산해진미가 가득했다 ㅋㅋㅋ

드디어 공항 온 지 11시간 만에 비행기 탑승 ㅠㅠ




오빠가 사준 버거가 이 안에도 있다니 ㅋㅋ



비행기 좌석은 앞뒤로 떨어져 있었다. 아오 끝까지 ㅋㅋㅋ



드디어 뉴욕 입성!!!




드디어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

메트로 카드를 일주일 치 충전하고 첫 번째 숙소가 있는 로어 맨하튼으로 이동했다.




생각보다 교통비가 싸네



버스를 타고 루즈벨트 애비뉴 역으로 이동

루즈벨트 애비뉴에서 E 라인을 타고 종점 월드트레이드센터까지 이동



지하철 안은 무서웠다. 금방이라도 돈을 뺏길 것 같은 그런 분위기에 계속 쫄면서 갔다.

종점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텅텅 비어가는데 

맨끝에 앉은 술 취한 커플이 계속 깔깔거리면서 "니하오"를 외쳤다.

못 들은 척하며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있는데 계속 집요하게 니하오 니하오...

나중에는 곤니찌와까지 나왔다.

이거 무슨 80년대 인종차별 스토리도 아니고;;; 



종점에 도착. 내리려고 일어서는데 그 커플이 비틀거리며 다가와서 다시 말을 걸었다.

우리 중국인 아니고 한국인이라고 하자 

그제서야 남자는 미안하다며, 자기 여자친구가 대만 사람이라 인사시켜주고 싶었단다.

대만 여자친구는 계속 깔깔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하루의 끝까지 찜찜하고 불안했다.

게다가 기온은 0도. 너무너무 추웠다 ㅠㅠ

춥고 배고픈 우린 체크인하기 전에 호텔 주위의 식당을 찾아 헤맸지만 

맥도날드 말고는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ㅠㅠ



그곳에서 발견한 보물같은 맛집!

문을 열자마자 이미 영업 끝났다고 했으나 못 알아들은 척 들어가서 계속 서 있었다.

커다란 배낭을 하나씩 메고, 한 손엔 지도. 누가 봐도 뉴욕 처음 온 동양인 커플이

오돌오돌 떨면서 사진(메뉴)을 자꾸 가리키니 신경 쓰였는지 테이크 아웃을 허하였다. ㅋㅋ




고마워요 a la saigon




도저히 돌려보낼 수 없는 행색 ㅋ




체크인을 하자마자 밥 부터 풀어헤치는데 아....


육수와 채소를 따로따로 꼼꼼히 싸준 것도 감동이었는데 고기 마저 생고기를 싸준 것이다. 

뜨거운 육수를 부어 샤브샤브처럼 살짝 익혀먹으라는 것!



소고기 쌀국수와 닭고기 볶음밥




달라스 쌀국수보다 훨씬 맛있었다.

빡센 하루에 지쳐있던 심신이 사르르 녹는 맛 ㅠㅠ

볶음밥도 불맛이 감도는 것이 완전 대박이었다.

소리 없이 저녁 밥을 흡입하며 오늘 부재중이었던 '여행의 신'이 잠깐 다녀가셨다고 믿었다. 

맨날 밥 먹을 때만 다녀가시고 ㅠㅠ



그리고 TV를 켜니 왠일이니 코난 쇼 한국편 방영중!

빵빵 터지는 그들의 표정을 보며 하루의 고단함을 날려보냈다.




뉴욕에서 한국을 감상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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