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6. 토요일
감기 기운이 살짝 있는 날이었다.
날씨는 흐리다가 맑다가 나는 춥다가 땀나다가...
면역력 제로인 나에게 감기야 흔한 일이지만 아기에게 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뜨거운 물을 벌컥벌컥...
주말 치고 빨리 퇴근한 오빠는 쉴 틈도 없이 외출을 제안했다.
달라스 시내 구경하고 싶다는 아빠의 말에 볼 거 하나도 없다며 엄청 툴툴대더니 결국은 모시고 가는 츤데레.
시내 들어서자마자 아빠는 즐거워했다.
"길거리 걸어다니는 사람 이제서야 본다!"
이상한 말이지만 맞는 말이었다.
집 근처 동네에서는 길거리 걸어다니는 사람이 우리 식구 밖에 없었을 거다.
그런데 시내에 오니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있던 것이다! 그래도 대도시에 비하면 한산한 수준 ㅋㅋ 주말 맞나요.
잔디밭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이다지도 한산한 가운데 사람들이 모여있으니 당연히 눈길이 갔다.
"여기서 케네디가 총을 맞았어요."
"(일동) 아아아~"
차를 빙빙 돌리던 오빠가 누런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건물 6층에서 쐈어요."
"(일동) 오오오~"
이로서 공식적인 달라스 시내 관광은 끝이 났다.
정말로 볼 것이 없는 도시 달라스 인정!
돈 받는 주차구역 여기 와서 처음 봤음
푸드 트럭이 모여있는 이 곳
건너편에는 달라스 미술관
시내 중심가와 맞닿아있는 여기
아담하지만 사랑스러운 클라이드 워렌 파크
각종 읽을 거리와 장난감 무료 대여
하지만 풀이 부족해! 저게 뭐임
오빠와 조카가 차 안에서 한숨 자는 동안
우리는 달라스 시민들의 휴식처인 이 작은 공원에서 오랜만에 사람 구경을 했다.
이 작은 공원에 돗자리를 깔고, 분수 주변에서는 아기들이 뛰놀고...
우리의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원 구경 후 츤데레 가이드는 산책로 Katy Trail 로 우릴 안내했다.
우리의 속마음은 '맨날 산책하는데 여기까지 와서 산책로...'였지만 조용히 팔로팔로힘.
그런데 또 너무 좋은거다 ㅠㅠ
나무터널에 길이 전부
벤치도 화장실도 없이 5.6km
까꿍
1/3 정도를 열심히 걷다가 되돌아 옴;;;
이제 슬슬 배가 고파질 시간이 되고
오빠는 또 다른 프리미엄 햄버거집으로 우릴 안내했다.
역시나 기-승-전-햄버거지만 맛있으니까 좋아.
입구부터 수상한 Rodeo Goat
염소처럼 풀밭 위에서 식사
포장부터 고급지네
번들번들 따뜻한 번, 제 스타일이고요
염소치즈 드레싱 뙇!
구운 양파 소스 뙇!!!
둘 다 맛있었지만 상큼한 토마토와 크리미한 소스가 들어간 1번 당첨.
다섯 명이서 4개 시켰는데도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날씨도 좋고 알차고 즐거운 나들이였지만
길거리를 걸어다니는 자유를 목격한 아빠는 당분간 도시를 그리워하겠지.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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