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0. 수요일
오늘은 그랜드캐년 당일 버스 투어하는 날.
6시 반 호텔 앞 픽업이므로 5시부터 나노 단위로 알람을 설정했다.
6시에 체크 아웃을 하고 퀵히트를 마지막으로 쓰다듬으며 작별의 인사...
호텔 정문 앞 화단에 앉아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했다.
http://gc.tours/grandcanyonbustours/#bus-tours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예약 사이트다.
미리 예약하고 싶었으나 뉴욕 비행기 취소의 여파로 쉽사리 하지 못하고 ㅋㅋ
라스베가스 땅에 도착하자마자 예약했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만석이었음)
타운스퀘어라는 아울렛에 내려서 행선지에 따라 다시 버스를 나누어 탔다.
우리는 76불 짜리 사우스림 South Rim 투어.
방학 중 학교처럼 조용한 아울렛
공항이랑 가까운지 비행기가 이렇게나 가까이
이거슨 아침 식사
버스를 타자마자 아침을 나누어주었다.
최저 가격에 최고 칼로리를 노린 듯한 구성 ㅋㅋ
특히 저 왼쪽빵은 삼립빵보다도 못해서 먹는 내내 미쿡에 실망.
아침마다 갓 구운 오빠네 빵을 먹다보니 ㅠㅠ
금방이라도 초파리가 몰릴 것 같은 바나나부터 먹어치우고 눈을 붙이려는데
운전 기사가 마이크를 잡고 능글능글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관광 버스는 관광 버스로구나!
운전 기사 데릭이 제안하는 행복한 일일 투어의 팁은 이러했다.
1. No Complaining
2. Must Laugh
이후로는 거의 못알아들었다.
말을 하는지 랩을 하는지 원....
후버댐 근처
도대체 어디를 찍어야하는지 ㅋㅋㅋ
8시. 후버댐 도착 후 15분 쉬는 시간을 가졌다.
아침을 야무지게 다 먹고도 허기진 남편은 매점을 향해 달려갔다.
10시에 다시 들른 휴게소에는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있었다.
다들 미친 듯이 커피와 샌드위치를 주문 ㅋㅋㅋ
자세히 보니 교정직 근무자 광고 ㅋㅋㅋ
서브웨이의 고비를 넘겼더니 곧 점심 시간!
아침보다 훨 나은 구성에 대만족! (이걸 노린건가...)
샌드위치 종류는 로스트비프, 칠면조, 햄, 베지테리언 등이 있으며 인터넷 예약 시 고를 수 있다.
야채와 토마토를 따로 포장하다니 백점!
샌드위치에 사과와 과자로 배는 불렀으나 너무 달고 짜고...
휴게소 화장실은 줄 서는게 귀찮아서 물은 덜 마시게 되고...
여행의 신과 변비의 신은 친해질 수 없는 것인가.
버스 안에서는 66번 국도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반복 재생중이었다.
그리고 정오가 되자 그랜드캐년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 휴게소이자
투어 코스 중 하나인 66번 국도에 도착했다.
말 그대로 Historic Route 66.
너무 황량하고 허접해서 눈물이 났다.
여길 왜 오는거죠 ㅠㅠ 상인들 때문인가요? ㅠㅠ
물건 강매 안당하는 게 그나마 다행인가요? ㅠㅠ
어디서 본 듯한 이 광경
인위적인 이정표들 뿐
안 사요.
오후 1시 40분. 드디어 그랜드캐년 도착!
데릭은 도착 5분 전부터 우리가 어디에 내릴 거고 어디에서 만나야 하는지를 목청껏 강조했다.
그러나 100%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ㅠㅠ
겨우 알아들은 거라곤
3 courses, 4:30, bright angella?
그때 우리 자리로 넘어온 프린트물.
각 코스의 장단점이 적혀있었다. 캬. 섬세하네.
그러나 아무리 읽어도 어떤 장점을 취해야할지 모르겠어서 두리번두리번 눈치만 봤다.
결국 대다수가 선택한 2 코스에서 따라내렸다.
내리자마자 지도를 겟하고는 데릭에게 돌진.
여기가 어디니? 지도에 표시해! 4:30pm 맞니?
데릭은 지도를 가리키며 현재 위치와 집합장소인 Bright Angel Lodge를 번갈아 짚어주었다.
(아. lodge였군요. 쏴리.)
저 뒤에 얼굴 넣고 찍는 건 줄이 길어 불가능
두둥!
Mather Point를 기점으로 Rim Trail을 따라 약 5km 정도 걸을 듯.
사진 찍는 곳마다 사람들이 바글거렸는데 밀려 떨어질까봐 무섭고 ㅋㅋㅋ
그러나 경치는 기가막혔다.
사진으로 보던 풍경이 몇 키로씩 이어지는데... 우왕 ㅠㅠ
(사진은 따로 올리겠습니다.)
운동화를 싸왔는데 뒤가 막힌 샌들이면 충분했다.
신발 핑계가 무색하게시리 유모차까지 끌고 온 용자들을 보며 반성 또 반성.
유모차든 휠체어든 바퀴가 함께해도 어디든 갈 수 있는 이 나라가 부럽기도 했다.
아, 용자여...
용자 삼총사 친구들 ㅠㅠ
나를 이따위로 찍어준 너도 용자;;;;;
비교샷 나갑니다.
약수터도 있었어!
느긋하게 걸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 미국에 대한 감탄과 부러움.
그러나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서로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집합 시간이 되어 버스에 모두 올라탔는데
옆줄에 앉았던 인도 형제들이 아직 타지 않았다.
아까 데릭은 분명 "나는 절대로 너네를 기다리지 않겠다" 호언장담 하였으나
막상 두 사람이나 자리에 없으니 안절부절.
"저 사람들이에요!"
한 승객이 바깥을 향해 외쳤다.
인도 형제들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여유롭게 산책중이었다.
자리에 돌아와도 전혀 미안한 기색 없고 ㅋㅋㅋ
인도에서 겪었던 많은 에피소드들이 생각나 웃음이 났다.
화풀이를 하듯 미친 듯이 속도를 내는 데릭.
그러나 중간중간에 야생 동물이 보일 때면 차를 세워 구경을 시켜주었다.
그러고보니 여기서는 안전벨트 메라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흔들리면 흔들리는대로 급정거하면 급정거하는대로 ㅋㅋㅋ
잠을 청하려고 해도 해 지는 방향과 정통으로 맞아서 눈이 부시다 못해 빠질 것 같았다.
허허벌판의 석양은 공포 그 자체였다.
얼굴 타는 거에 약간 초월한 편인데
오늘만큼은 정말 얼굴 반쪽만 탈까봐 벌벌 떨었다.
두 번째 휴게소에서는 좀 오래쉰다 했더니 세차를 하는 데릭 ㅋㅋㅋ
아, 이러지 말라고. ㅋㅋㅋ
여기서 누텔라를 처음 맛본 두 사람은 결국...
어느 새 깜깜해진 하늘, 버스 스크린에는 Mall Cop 2 라는 영화가 흘러나왔다.
9시 30분에 스트립 거리에 도착.
우리는 라스베가스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뉴욕뉴욕 호텔의 쉑쉑버거로 정하였다.
롱 타임 노 씨!
모든 브랜드의 머신화 ㅋㅋㅋ
밤 12시 반에 달라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근데 이게 웬일. 자리가 너무 넓었다.
원래는 3-3인데 우리 좌석은 2-2 구조.
저가 항공의 맨 앞자리, 나름 일등석에 배정받은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자리에 배정받을 이유가 없는데
혹시 지난 번 뉴욕행 취소에 대한 사과일까?
끝까지 미워할 수 없는 스피릿이라며 기분 좋게
...갔으면 좋았겠지만 이때 엄청 싸워서 좌석 사진도 안 찍고 대충 졸다가 도착했다.
우헤헹.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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