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 살면서 마트를 주로 이용하다보니 식비가 늘고
요즘 문제가 많은 쓰레기도 늘어나고 있다.
마트마다 채소를 비닐에 담아 팔거나
스티로폼 접시 위에 올려놓고 랩을 덮어 팔기 때문.
고기 역시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용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형마트든 소형마트든 전부 똑같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재래시장이 있는 동네에
살아야겠다는 말을 농담처럼 해왔는데
이제 진짜 현실로 다가온 같다. ㄷㄷㄷ
문득 베란다의 쓰레기를 찍어보았다. ㅋㅋㅋ
분리수거 박스와 주머니도 사보았으나 자리만 차지하고
둘 다 외출하면서 버리는 것을 선호하여 일단 한데 모으기로 했다.
그리고 수거 전날 밤에 큰 비닐이나 박스를 이용하여 정리 후
당일 먼저 나가는 사람이 휙 버리고 가는 것이다.
아파트로 이사와서 좋은 점은
빌라나 다세대 살 때보다 분리수거가 그나마 잘된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비닐에 일부 플라스틱까지 분리수거가 안된다면...
매번 생기는 비닐로 딱지를 접고
패트병을 가위로 잘게 오리며 시간을 보내야겠지.
하아....
부업인듯부업아닌부업같은너
음식물 쓰레기를 비닐에 눌러 담는 것만으로도
매일매일 정서가 조금씩 파괴되는 기분인데
일반쓰레기마저 이렇게 신경써야 한다면
다른 지구를 찾아 떠나고 싶을 것이다.
정떨어지는 이유는 사소하다. 그리고 간단하다.
이렇게 짜잘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 극단적인 결단으로 이어지는 법.
프로 자연인은 자신이 없는데 말이다.
물질로 넘쳐나는 지금 사회에
정리전문가, 수납컨설턴트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난 것처럼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지금
재활용전문가, 쓰레기전문가도 육성해서
전국민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처음 갔을 때가 2004년 겨울이었다.
여기 저기 이력서를 넣고 다니다가
동사무소에서 무료 일본어 강좌가 있다고 해서 구경간 적이 있다.
한 동네에 사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동네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자원봉사로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레벨 테스트고 교재고 없다.
그냥 쉬운 인삿말을 나누며 다과를 즐기는 자리였다.
엄마손 파이 같은 작은 과자를 받아서 먹고
껍데기를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하니
할머니 한 분이 웃음기 빼고 다가와 말을 거셨다.
"이 비닐은 불에 타나요?"
"네..."
"타긴 하지만 태우면 안됩니다."
"???"
"타지 않는 쓰레기라고 적힌 곳에 버리세요."
"네. 죄송합니다."
"일본어보다 이게 더 중요합니다."
어쩌면 그분들은 동네의 환경을 위해
일본어 교실을 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당시에는 크게 타는 쓰레기(가연), 타지 않는 쓰레기(불연) 정도로만 나누어
수거하던 일본도 지금은 분류가 엄청 세분화되었고,
가연을 비롯한 몇몇 카테고리는 전용 봉투를 팔기도 한다.
그래도 음식물 쓰레기는 물기만 꼭 짜면 가연에 버려도 되니 부럽기만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탄스러운 것은
지자체별로 제작된 이러한 안내문을 집집마다 배부,
현관문에 붙여놓고 지킬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종이가 있다면 매일 공부하며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검색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요. ㅠㅠ
다행히 며칠 사이에 비닐도 다시 받는다는 걸 보니
뭔가 움직이는 것이 있는 듯 하여 약간 안심이 된다.
문제점이 터져나왔을 때!
그때가 기회다.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다 같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큰 방향을
곧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뭐야. 이 논술 마무리는.)
흘려들어요.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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