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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그냥

32도를 넘어

by 하와이안걸 2018. 7. 25.


1.

나의 유일한 서머송, 김현철의 32도씨 여름.

이 노래를 처음 들었던 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내게 더운 여름의 기준은 오로지 32도였다.



https://youtu.be/q1DBGc9uBB0



그런데 올 여름 그 기준이 깨졌다.

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빨래 이모작에 제습기와 에어컨은 필수.

집안 곳곳에 울려퍼지는 전기 먹는 소리에 

공기청정기는 잠시 꺼두었다.

미세먼지 따위 궁금하지도 않음.





2.

슬픈 일이 있고 난 후

가까운 사람들과의 갈등과 화해가 반복되었다.

남편과도 엄청나게 싸웠다.

언젠가 가족 구성원의 죽음은 

가족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글을 읽었는데

너무나 와닿아서 두려웠던 봄이었다.



속상한 일들을 겪으면서 물욕이 사라지고

나를 꾸미는 것을 시작으로 

너무나 좋아했던 여행까지 관심이 없어졌다.

그저 끼니를 챙기고 집안을 치우는 것이 내 삶의 전부. 

그리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막연한 조급증.

돈이 필요해. 쇼미더돈벌이.



태평쭈렁 인 인디아




3.

제빵 수업이 유일한 스케줄이 되었다.

그안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어떠한 애프터도 없지만

그래서 더 자유롭다.

빵 솜씨로만 평가받는 것도 좋다. (중상이라고 해 두지...)



다만 냉동실에 넘쳐나는 빵을 소비하느라 

매일 샌드위치만 먹는다는 것이 함정. 

마침 구내식당 + 더위에 질린 남편이

자리에서 먹을 수 있는 간단한 도시락을 원해서

함께 샌드위치 라이프에 동참하고 있다.



이웃집 토토로에서 착한 사츠키는

자신의 도시락과 함께 집에서 일하는 아빠와

혼자 놀아야 하는 동생의 도시락도 함께 싸 주었지.



이 도시락을 받고 메이는 얼마나 기뻐했던가!



나도 사츠키를 따라...

남편의 도시락을 싸면서 내 도시락도 함께 싼다.

그래야 빵이 줄어...

 

(그 와중에 껍데기 디테일.)




4. 

마지막으로 

깐깐한 내 지갑에서 

유료 결제를 이끌어 낸 콘텐츠를 소개할까 한다.

어차피 초대박 프로들이지만. 




4-1. 하트 시그널 시즌 2 (채널 A)

우연히 마지막회를 보고 역주행.

 


교훈 : 사랑은 미소에서 시작되고, 미소로 유지되며, 미소로 완성된다.


(미안. 다음 생에...)





4-2. 컨피던스 맨 JP (후지 TV, 채널 J)

각키는 잊어. 다시 마사미의 시대가 올 테니.



교훈 : 예쁜 여자가 망가지면 더 예쁘다. (안페어)


 


4-3. 수미네 반찬 (tvN)

나를 부엌으로 이끄는 힘! 제목에 반찬이 들어간 것도 너무 좋다.



 

교훈 : 욕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열심히 살아서 욕할 자격을 갖추자.  




4-4. 백종원의 골목식당 (SBS)

돈 벌 궁리하다가 갑자기 필 받아서 보기 시작.



교훈 : 실례하지 말자. 




4-5. 밥블레스유 (Olive)

유튜브 편집본이 아직은 더 재미있지만



교훈 : 난년이 되자.




4-5. 슈스스 TV (Youtube)

https://www.youtube.com/channel/UC5W3wHMAkp6b_8HrhReP5aQ

(첫 댓이 달리기 전에 급하게 추가 ㅎ)


이 언니의 자신감. ㅋㅋㅋㅋㅋ

보기만 해도 삶의 의욕이, 외출 의지가 살짝.



교훈 : 프로는 괜히 프로가 아니다. 프로를 본받자.






더운 여름.

출근하는 그대가 프로.

외출하는 그대도 프로.






곧 다시 만납시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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