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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배워야 산다

제과제빵 자격증을 따자! - 제과편 (16) 밤과자


오늘은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밤과자 혹은

밤만주의 시간이다.

만주는 만두(饅頭:まんじゅう)의 일본식 발음으로 

고향만두 비비고만두의 그 만두와 한자가 같지만 

일본에서는 후식의 형태를 띠고 있는 화과자를 일컫는다.



제과실기시험에 만주가 나오는 것도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찹쌀도너츠와 함께 팥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고나 할까. (끄덕끄덕)



꺄오. 세 시간. ㅎㅎㅎ

실기시험에 이게 떡 하니 나오면 얼마나 집에 가고 싶을까.



오늘도 우리 조는 남편과 나 둘만 출석해서

계량하고 반죽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반죽 20그램에 앙금이 45그램.

반죽의 두 배가 넘는 아이를 터지지 않게 싸는 것이 관건이다.

이렇게 40개 가까이를 만들어야 하니 당연히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엄지 손가락과 '헤라'를 이용하여 어찌어찌 구겨넣고



밤모양으로 빚어 머리에 깨를 발라주면 끝.



여기서 헤라란 화장품이 아니고 요렇게 생긴 아이. 

앙금헤라, 만두헤라 등이 있다.

헤라(へら)는 일본어로 주걱이라는 뜻.



그리고 분무기로 물을 뿌린 뒤

노른자와 캬라멜 색소를 섞은 시럽을 붓으로 잘 발라준다.

약간 매니큐어 질감이라 긴장. (엄청 못바름)



항공샷 감사드리고요.



꺄악. 내 새끼들 완성.



굽기도 전에 애정이 뿜뿜.



선생님의 밤과자 완성!



한 접시 겟.



앙금 싫어하는 남편은 몸서리를 치며 도망감.

(사실 오늘도 안오려고 하는 것을...)



우리 과자들도 완성!

너무 덧발랐더니 옆으로 흘렀네. ㅠㅠ

안흘려야 이쁘고, 깨에 바짝 발라야 이쁨.



그래도 뿌듯.



약간 색이 진한 듯 하지만 밤이니까요.



자세히 보면 터진 곳도 참 많지만 

내 눈엔 예쁘기만 하다.




다음 날 아침, 한 보따리를 싸주었는데

남편이 필요없다며 오랜만에 헤비한 반항을 했다.

밤과자를 누가 먹냐며! 다 싫어한다고! (뭬야?)

가져가봤자 환영 못받는다고 난리난리.

나는 코웃음을 치며 꾸역꾸역 넣어서 보냈다.

그리고 두 시간 뒤 카톡도 아닌 전화가 왔다.



"사람들이 밤과자 왤케 좋아해! 난리가 났어! 이게 무슨 일이야!"



(우리 밤과자 무시하지 말라고!!!!!!)






페이스트리에 이어 밤과자도 무난하게 패스해서

자신감이 쑥쑥 올라간 한 주였다.

참고로 일본의 밤만주는 (栗饅頭:くりまんじゅう)


대부분 진짜로 밤이 들어가 있다!





탐난다. 도전하고 싶다!

이젠 정말 끝.




  • TankGirl 2018.06.15 16: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밤과자 40개를 만드는 시험이라니!
    잠시 밤과자 40개를 만드는 시험과 40개를 먹는 시험 중 무엇이 더 어려울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난 먹는 시험만 응시할 수 있다는...)

    제과제빵의 길은 멀고도 험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