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며, 기념일이며, 크리스마스...
신선한 고기와 생선이 있는 곳에서
짧고 굵게 먹고 싶은 이 마음.
기왕이면 가성비 끝장나게!
긴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이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 근처로 왔다.
(참고로 지금은 가산동으로 출퇴근 중)
배가 덜 고픈 남편은 집 근처에서 밥을 먹자 하고
배가 마이 고픈 나는 차가 막힐 것이라 예상하고
가산동 맛집을 폭풍검색.
차는 예상대로 미친 듯이 막히기 시작하고
나는 검색 결과를 구구절절 읊어댔다.
그러나 구로에서 오래 일한 남편은 그저 절레절레.
배가 부르다 이거냐! 저거냐!
맘이 팍 상하려던 차에 그가 한 마디 건넸다.
"독산동 우시장 안 가봤지? 여기서 가까운데..."
이예???????
아이구 쇤네는 처음입죠!!!
굽신굽신~
덩실덩실~
신중한 검색을 통해 후보가 두 군데로 압축되고 (복실네, 삼은식당)
주차 장소 문의 통화가 먼저 된 삼은식당으로 결정.
물 흐르듯 자연스럽구나야.
암소한마리 600g 6만원
특수부위모듬 600g 6만원
둘의 차이는 아직도 모르겠으나
이모님이 추천한 특수부위모듬으로 결정!
그렇게 소고기 한 근이 눈앞에 펼쳐졌다.
가끔 유명한 곱창집에서 이런 접시 받아봤지만
이 안에 육회가 들어가 있다니 놀라울 따름.
(육사시미를 주는 곳도 있다고 해용)
처음 온 티를 팍팍 내니
이모님이 와서 몇 판 봐주고 가셨다.
기름기 있는 차돌박이와 살코기 부위를 함께 올리라는 팁!
배도 고팠겠다 쭉쭉 들어가는 고기.
밥 생각 없다던 남편까지 전투적으로 변하니
우리 테이블만 불 한번 안 줄이고 초스피드다.
아, 소고기는 빨리 익어 좋지만
그만큼 빨리 먹어야 하는구나. (냅두면 맛없어져)
드디어 마지막 불판.
볶음밥을 시킬 타이밍이다.
아, 밥에서 버터맛이 나는구나.
고기 한 근을 먹어도 밥이 들어가니
이런 중년.
술을 안시키니 6만원대 초반이 나왔다.
인당 3만원에 한우 배터지게 먹을 수 있구나.
우시장은 이런 곳이었구나.
부페여 안녕.
나는 돈 벌어서 우시장으로 올거야.
돈 벌어서 할 일이 생겼어!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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