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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집밥

무나물 척척

by 하와이안걸 2020. 3. 31.

 

겨울 무를 좋아하는 나는

이런 그림도 그렸다.

 

 

https://hawaiiancouple.com/1107

겨울 무

​ ​ 어쩜 연두색과 흰색의 맛이 이리도 다를까. 생무를 좋아하는 나는 모두 연두색이면 좋겠네. 이젠 정말 끝.

hawaiiancouple.com

 

 

 

무는 연두색 부분이 달고 맛있으니까

무 전체가 연두색이면 좋겠다...

이런 허황된 마음을 겨울마다 품어왔는데

 

 

 

 

 

 

아이고 이게 뭐야!!!!

 

 

 

 

 

 

 

 

 

연두색 투성이인 무가 눈앞에 있네!

 

 

 

 

 

 

 

 

 

댕강댕강 삼등분

 

 

 

 

 

 

 

 

 

역시 끝부분만 달다. 실험 끝;;

 

 

 

 

 

 

 

 

 

단 부위만 촵촵촵 썰어서

 

 

 

 

 

 

 

 

간식통에 담아보아요 (이날 다 먹음;;;)

 

 

 

 

 

 

 

 

나머지는? 반찬이 되어야죠.

 

 

 

 

 

 

(잠시 고릿적 추억 소환...)

 

 

 

 

20여년 전, 할머니와 추석 장을 보러 갔을 때의 일이다.

모래내시장 초입인 가좌역 근처에는

푸성귀 파는 할머니들이 늘 모여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그날따라 성이 만장같이 나셨는지

길 가는 사람들을 향해 다짜고짜 외치는 것이다.

 

 

 

 

"이 무를 사다가 무나물을 해서

밥에 척척 얹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멍청한 것들이 그걸 모르고 지나가네!"

 

 

 

 

 

졸지에 멍충이가 된 나와 할머니는

멍충이를 면하기 위해 잠시 무를 쳐다보았으나

돌아오는 길에 손이 비면 사기로 하고

멍충이의 길을 다시 걸어갔다.

 

 

 

 

그날의 충격으로 인해

무나물은 나의 최애 나물이 되었다. ㅋㅋㅋ

(여자 호통에 약한 편)

 

 

 

 

다만, 그 할머니가 말한 무나물이

볶은 무나물인지, 무생채인지는 확실치 않음. ㅋㅋ

 

 

 

 

 

 

 

뭐든 간에 일단 채를 썰어요

 

 

 

 

 

 

 

 

 

너무 많다면 두 가지를 다 하면 되죠

 

 

 

 

 

 

1. 무생채

 

젓갈 냄새 안나는 새콤한 분식집 무생채.

정갈하고 깔끔한 냉면집 무생채 스타일을 갈구하던 나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개그맨 윤성호 어머님의 레시피

 

 

 

 

 

 

금금밤에서 가장 좋아하던 코너,

아주 특별하고 비밀스런 내친구네 레시피.

특히 이 무생채 레시피는 다들 많이 시도해본 듯 검색하면 꽤 나온다.

다만 금금밤 무생채, 성호네 무생채, 홍진경 무생채, 빡구 무생채 등등;;;

검색어 통일이 전혀 안되어 있다는 게 함정.

 

 

 

 

여의도에서 크게 식당을 하셨다던 주인공 어머님께서

아낌없이 노하우를 전수해 주셨는데

생각보다 간단하고 맛도 내가 원했던 그 맛이 난다! 오예!

 

 

 

 

 

 

정확한 계량은 없다;;; 무의 무게라던가

 

 

 

 

 

 

 

 

소금, 설탕, 고춧가루, 식초 끝

 

 

 

 

 

 

 

소금

 

 

 

 

 

 

 

설탕

 

 

 

 

 

 

 

식초 (고춧가루는 이미 투하)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허연 무를 쉐킷쉐킷

 

 

 

 

 

 

 

중간에 먹어보고 시고 달고 짜면 옥께이

 

 

 

 

 

 

 

뚜껑 꾸욱 눌러서

 

 

 

 

 

 

냉장고에서 이틀 정도 숙성

 

 

 

 

 

 

 

2. 무나물

 

이건 집집마다 여러 레시피가 있다.

육수를 넣는 집, 들깻가루를 넣는 집...

하지만 겨울무와 함께라면 소금 한 꼬집이면 충분하다.

 

 

 

 

 

 

마침 들기름이 있으니 조금 부어주겠어

 

 

 

 

 

 

 

소금도 살짝만 넣고 (나중에 추가 가능)

 

 

 

 

 

 

 

중불에 방치

 

 

 

 

 

 

 

무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하죠 

 

 

 

 

 

 

 

지른지른한 상태에서 불을 쫙 올려 골고루 볶아내면 끝

 

 

 

 

 

 

 

접시에 수북이 담아서

 

 

 

 

 

 

 

이대로 양껏 퍼먹어도 좋답니다 (나름 다이어트식)

 

 

 

 

 

 

 

이틀이 지났어요.

냉장고에서 무생채를 꺼내볼까요?

 

 

 

 

 

 

새콤달콤 완성!

 

 

 

 

 

무 익어가는 냄새는 언제나 구리다.

총각김치도, 깍두기도, 이 무생채마저도 똑같다.

(구린내에 놀라 반찬통을 던져버리면 안 돼요.)

 

 

찹찹 시식해보면

내 입엔 달다, 짜다, 시다 이런 감이 온다.

나만의 무생채가 90% 완성되는 시점!

 

 

 

 

 

 

사카린이 아니어서 감사할 뿐!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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