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이 많이 늦었디요. 1편 보시면 아시겠지만 8월 초 버전입네다..)
아침이 밝았다.
딱히 조식을 원한 건 아니었으나 당시 조식 포함만 판매중이어서 식권을 받았을 뿐이고...
공밥을 거부할 만한 공력은 없는 관계로
눈곱만 떼고 후다라닥닥 레스토랑 고고.
시국이 시국인지라 일요일 아침만 뷔페식이고
토요일과 평일 아침에는 아메리칸 브랙퍼스트라고 하는데 과연 두구두구두구!
셀프 음료용으로 비닐장갑도 나눠주시고,
여러모로 신경쓴 티가 났지만 양은 좀 아쉬웠다.
특히 소세지 반쪽이 내심 섭섭했던 남편은
나머지 반쪽을 되찾기 위해 추가 요청했으나 거절당함 ㅋㅋㅋㅋㅋ
모둠순대가 메인인 듯 한데 안 시켰고
순댓국 먹고 심하게 체한 후로는 전투력이 예전같지 않아서 (먹긴 먹는단 소리 ㅋㅋ)
상세 리뷰는 패스~ ㅋㅋㅋ
그리고 세상 TMI지만...
우리 부부는 비 오는 날 심하게 다운되는 사람들이라 서로 조심해야 하는데
이날도 다음 일정 건으로 살짝 싸움 ㅋㅋㅋ
아오. 여튼 이것도 여행이라고,
타지에서나 하던 기싸움을 반복하는 게 그저 웃길 뿐.
여튼 후보지 다섯 군데 중에서 세 군데 클리어하고
파워당당 체크아웃!
사실 이번 여행은 금토일, 2박 3일 예정이었고 이튿날 숙소는 남대문이었다.
오랜만에 남대문 맛집도 다녀오고 (막내횟집, 부원면옥 등등)
좀 더 업그레이드된 숙소에서 쾌적하게 쉬다 오고 싶었는데
전날 밤, 노가리 뜯을 무렵에 문자가 온 것이다.
다음날 시내에서 집회가 있어 주차장에 차가 못들어올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저녁 6시 이후에 체크인 해달라는 내용.
아니, 이런 생각지도 못한 변수라니!!!
- 집에다 차를 세우고 몸만 다시 오자니 귀찮고
- 시내에 세우고 체크인을 한 뒤 저녁에 차만 갖고 들어오자니 그것도 귀찮고 (주차비는요)
- 저녁 때까지 어딜 다녀오자니 그러면 시내에서 굳이 묵을 이유가 없고
머리를 아무리 굴려도 원래 취지와 계속 어긋나는 지라
조심스레 전화로 취소 요청을 했는데 다행히 받아주심.
이때가 코로나 잠잠해지면서 호캉스 피크였던 때라 취소도 쉬웠던 것 같다.
아쉽지만 집으로 가야겠다 싶었는데
운전석에서 화해의 한 마디가 들려왔다.
가고 싶었던 곳 하나만 말해봐.
그, 그런 곳이 있어?
응 있어. 빵집은 어디에도 있어!!!
place.map.kakao.com/1976212020
멀지만 익숙한 파주라서 아주 쉽게 생각했는데
가도가도 안 나와서 깜짝 놀랬다. ㅋㅋㅋ
그동안 갔던 파주는 강변북로 인근이어서 언제쯤 도착할 지 감이 왔는데
이곳은 의정부와 가까운 완전 내륙이라 모든 길이 신세계.
마치 김포 진정성에 처음 갔을 때의 느낌이랄까 ㅋㅋㅋ
(이 길 끝에 정말 카페가 있나 싶은...)
뭐. 교외에 있는 카페와 빵집이 다 그렇듯
경치와 여유 따위 느낄 겨를도 없이 ㅋㅋㅋ
서로를 구경하고 서로를 피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차 막히기 전에 귀가 결정.
(좋은 드라이브였다.)
기기묘묘한 풍경을 담으며 집에 가는 길.
남편이 갑자기 몸을 벅벅 긁는다. 와이?
그러게. 벌레에 물렸나?
벌겋긴 한데 딱히 부어오르진 않았는데?
차 뺄 때 저게 가득 떨어져 있어서 치웠는데도 계속 붙어있네.
웨이러미닛... -.-
(지금은 검색 중... 지금은 검색 중...)
그렇다요. 그런 것이었다요.
차가 너무 많아서 어느 식당 앞에 차를 세웠는데
카페에 있는 동안 나무 열매가 우수수 차 위로 떨어졌고,
그걸 남편은 손으로 휙휙 치워버렸는데
알고 보니 그 집은 토종닭집, 그 나무는 옻나무였던 거라...
게다가 미처 떨구지 못한 옻 열매마저 유리창에 찰싹 붙어서
외부 공기와 함께 안으로 쑥쑥 들어오는 상황 ㅋㅋㅋ
그랬구나... 옻 알러지가 있었구나...
1박 2일의 웃지 못할 휴가를 마치고 홈스위트홈에 도착.
다행히 가려움은 금세 사그라들었고
우리는 다시 먹부림을 이어갔다.
(괜찮아. 숙박비야.)
순서도 시간도 묻지 말아요.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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