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브로콜리 너마저 - 이웃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https://youtu.be/RR0CD59eGnk
다음날이 되자 목의 통증은 더 심해졌고,
문자가 오든 안 오든 이미 내 마음 속에선 확진이랄까;;;
pcr을 서너 번쯤 받았던 것 같은데
늘 아침 댓바람부터 오던 결과 문자가 오늘따라 느리다.
검사자가 늘어서인가, 확진이라 그런가.
마음의 준비는 끝났는데 답이 안오니 참으로 답답쓰.
회사 사람들에게 굽신굽신 톡을 보내고
굳이 전화가 와서 통화도 했다. (내 걸걸한 목소리를 들어라)
아, 남편도 당연히 확진.
부분 격리의 번거로움은 덜었다.
이렇게 일주일간의 합숙이 시작되었다.
합숙이 결정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그 다음 한 일은
냉장고 털어서 밥 해먹기와
부족한 재료 주문해서 밥 해먹기.
(먹고싶은 것 마음껏 해먹었단 소리다.)
사실 나는 작년 11월부터 식단 조절을 해서
약 10킬로 감량을 하고 유지하던 중이었다.
안물안궁이겠지만 굳이 소개하자면
아침은 굶고
점심에 샐러드를 먹고 (+산책)
저녁은 8시 이전에 마치는 것.
그리고 16시간 공복을 유지하여
점심에 다시 샐러드를 먹는 것이었다.
이렇게 매일 먹을 땐 몰랐다.
빠진 살이 잘 유지되고,
오후에 졸리지 않고,
속이 편안해서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역병이 걸려 집에 갇혀있을 생각을 하니
갑자기 속이 허해졌다.
코로나에 걸리면 다들 후각과 미각을 잃는다는데
나는 어찌된 일인지 잊었던 식탐이 끓어올랐다.
이것도 정신력이라면 정신력이겠지;;;
나는 왜 이럴 때만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가. ㅠㅠ
어차피 약도 먹어야하니 공복이고 뭐고 틀렸고,
산책도 못하고, 샐러드도 영 파이다.
게다가 식탐까지 끓어오르니
그냥 몸이 시키는대로 먹어야겠다고 결심.
그렇게 열심히 지어먹은 밥상 사진을 공유하오니
집 나간 입맛 있다면 멱살 잡고 끌고 오시고
삼시세끼 잘 챙겨드시길 바랍니다.
역병은 밥심으로 극뽁! (옛날 사람)
*홈플러스 양념게장 - 세일가 12000원. 집게발이 많지만 가성비 좋음.
*동원 양반소고기무국 - 목과 속이 편안. 매우 잘 먹은 아이템. 재구매 의사 있음.
*홍어삼합 - 나주에서 올라온 홍어, 김장김치, 그리고 정육각에서 주문한 수육용 앞다리.
평소에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았던 홍어삼합이
어제부터 그렇게 땡기더라.
확진 후 제일 아픈 날, 정성스레 수육 삶는 사람 나야 나 ㅠㅜ
수육 삶는 법은 아래 블로그 참고.
삶아서 다시 찌는게 포인트!
https://m.blog.naver.com/bongs1021/222647230113
*이우철한방누룽지삼계탕 - 그냥저냥 한끼 먹기 좋음. 양이 적어서 밥 말기 필수.
*녹두전 & 육전 - 명절에 엄마가 싸준 모둠전 라스트팡.
*농협남한강김치 백김치 - 배추가 덜 절여진 것만 빼면 가성비 좋음. 기름진 전과 궁합이 딱!
며칠 전에 가래떡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주문했으나
부산 스타일의 찐득하니 달달한 스타일이 아니라 남김.
여기에 라면 넣고 계란 넣고 다시 끓이니 딱이네.
이런 라볶이에나 어울리는 마늘 베이스 소스를 가래떡에 쓰시다뇨;;;
*홈플러스 시그니처 생선카츠 - 한번 튀겨나와 에어프라이어에 딱. 피시버거 만들어먹고 싶은 비주얼.
*타르타르소스 - 마요네즈에 잘게 썬 피클, 양파, 삶은 계란까지 넣어주면 완벽. 이제 남는 피클은 버리지 말아요.
*게국지 - 배추 된장국을 끓이다가 남은 양념게장 집게발을 넣으면 간단 게국지 완성!
냉동 보관했던 밥을 순식간에 다 먹고
밥을 새로해야 하는데 시댁에서 받은 녹두가 생각났다.
나에게 녹두 요리 데이터는 녹두전 뿐이라 (못해못해;)
그냥 보관만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릴 때 가끔 먹었던 녹두밥이 생각나는 것이다.
(따르릉 따르릉)
엄마~ 나 녹두밥을 하려고 녹두를 불렸는데....
얼마나
하룻밤
그런데
근데 껍질이 안 벗겨져
껍질을 왜 벗겨
녹두전할 때 껍질 벗겨서 했잖아
그건 믹서로 한번 까불린거고
까분다고?
믹서로 까불려서 껍질이 분리된 거라고~
까부린다고?
아니~ 녹두 껍질이...
녹두를 깐다고?
..............밥할 땐 그냥 넣는거야.
아니 근데... 이건 너무 초록색이라...
녹두는 껍질에 영양이 많단다.
(뚜-뚜-뚜-)
까불리다 [동사] 1. 키가 위아래로 흔들려 곡식의 티나 검불 따위가 날리다. ‘까부르다’의 피동사. 2. 키질을 당하듯이 위아래로 흔들리다. ‘까부르다’의 피동사. |
녹두전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나랑 좀 맞네.
하긴 콩팥 좋아하는 내가 녹두라고 싫어할 리가 없는데
명절 때 부쳐먹기만 하니 녹두의 참맛을 몰랐던 것이다.
여튼 한솥 가득 지은 녹두밥, 매일매일 든든하게 잘 먹었다.
*한돈 김해축협 고추장불고기 - 300g이라 (나 빼고) 한끼 먹일 때 딱. 불맛도 적당하고 그런 것 같다. 관심 없엉.
*피코크 정갈한 콩나물 김칫국 - 콩나물 해장국에 이어 이것도 초강추. 목이 아파 그런가. 칼칼하니 너무 좋네.
*녹두밥 - 쫌 질어졌지만 맛 좋습니다. 염증에 좋다고 하니 많이 먹겠습니다.
레토르트 국을 따끈하게 먹으려면
냄비에 붓고 팔팔 끓여서 국 그릇에 옮겨담는데
이러면 벌써 설거지 거리가 국 그릇 + 냄비 + 국자가 된다.
그래서 뚝배기를 샀다. (네?)
설거지도 줄고 국은 세상 따끈. 대만족.
*종가집 보쌈무말랭이 - 수육 먹을 때 알배추와 이것만 있어도 얼추 보쌈집에 가까워짐. 밤이 들어있음.
그나저나 왜 자꾸 홍어 드시는데요.
그냥 홍어랑 돼지고기가 남았을 뿐이에요! 정말입니다!
*봉피양 평양냉면 - 마컬에서 8천원에 팔던 게 쓱마트에서 세일하길래 사 봄. 면이 쫄깃해서 당황스러웠지만 낫뱃.
*오아시스 우리밀 통살 가라아게 - 300g이라 한끼 먹이기 좋음. 헬시만 할 것 같지만 맛도 좋아서 자주 구매.
*오가닉스토리, 국내산 찹쌀로 만든 밤모나카 - 오전 업무 부스터 돌릴 때 하나씩 주워먹으니 살 것 같더라. 8개 들이.
병가면 참 좋았겠지만 프리랜서라 재택 신세 ㅠㅠ
VPN도 설치 안되는 마당에 참 여러 루트로 파일이 오더만.
어깨 빠지게 마우스질을 하다가 네이버 장보기에 빠져 이런 걸 다 주문했다.
다 부서져서 왔지만 간만에 먹으니까 꿀맛이더라. ㅠㅠ
*김해축협 양념닭갈비 - 400g이라 한끼 먹이기 좋음. 이것도 은은한 불맛이 나는 듯. 나는 관심없엉.
*멸치볶음 - 백종원 레시피로 잔멸치를 잔뜩 볶아놓음. 김밥에 넣어도 좋을 맛.
*쟌슨빌소시지 - 딱 두 개 남은 걸 이날 간만에 먹었는데... 김팀이 짜다고 해서 감동 ㅠㅠ (이제 알았니)
*갈빗살 - 설 선물로 들어온 냉동고기. 짜파게티 먹는 죄책감을 소고기로 눌러주는 아이러니.
*피코크 전주식 콩나물해장국 - 청정원 남도추어탕과 함께 레토르트 국 투톱! 오징어가 들어가 시원하다.
드디어 첫 배달음식이다.
수많은 치킨 중에 바른치킨 대세레드, 대세골드 반반으로 주문.
나는 치킨보다 새우를 더 좋아하니께.
다음 날 아침.
김팀이 틀어놓은 뉴스 소리에 잠을 깼다...
이날은 왠지 대충 먹고 싶지가 않아서 (언제는 대충 먹었니)
전날 미리 뽑아 놓은 소고기 육수를 꺼내어 불에 올리려는데
국에 넣을 건더기가 하나도 없다는 걸 발견.
무 한 토막, 배춧잎 몇 장, 미역 한 줌만 있으면 되는데 그게 없네.
움파 [명사] 1. 겨울에 움 속에서 자란, 빛이 누런 파. 2. 베어 낸 줄기에서 다시 줄기가 나온 파. |
*소고기움파국 - 찬 겨울을 이겨낸 움파야말로 지금 필요한 에너지원이 아닐까. 격리도 끝나간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하림 수제치킨 꿔바로우 - 살 땐 몰랐는데 먹을 때 보니 치킨이었네. 언제 다 먹지. 내 알 바 아니지.
Pot au Feu [호텔용어] <레스토랑/조리>포토푀, 쇠고기와 뼈를 채소 등과 함께 고아서 만든 육수이다. |
격리 전 마지막 저녁 식사다.
뭐 대단한 걸 먹을 것 같았지만 어제 먹다 남은 치킨도 있는 마당에
또 뭔가를 배달하기도 그렇고
각자 먹고 싶을 것을 해먹기로 했다.
나는 좋아하는 야채를 잔뜩 넣은 포토푀를 끓이고
남편은 좋아하는 것들을 잔뜩 넣은 라면을 끓였다. 그리고 참치마요...;;;
이것이 너와 나의 present로구나.
이날 미세먼지가 가득했던가.
겨우 동네 병원에 가는 것인데도 다른 세상인양 낯설고 신기하다.
격리해제 확인되니 진료실까지 프리패스.
목구멍 보신 김에 편도결석도 봐 달라 하고 싶었으나
입도 벙끗하기 전에 쫓겨남 ㅋㅋㅋ
그도 그럴 것이
3키로가 늘어있었거든;;; 유후!
*서울돈까스&김밥, 즉석떡볶이세트 : 10,000원. 두 번을 해먹을 수 있는 혜자로운 용량. (사진은 절반사용)
*서울돈까스&김밥, 야채김밥 : 3,000원. 우엉이 많은 충실한 김밥.
*낙원떡방아간 바람떡 : 한 팩에 2,500원. 집 근처에 아주 무서운 곳이 있었네.
3키로 찐 사람답게 탄수화물로 대단원의 마무리.
콜라도 콜콜콜콜 마셨다구!
격리가 끝나고 자유와 함께 숙제도 남았다.
이 3키로를 다시 빼는 것.
이걸 뺄 수 있다면
남은 생이 더 자유로울 것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격리 힘내세요!)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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