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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민경훈 1집 [Im.pres.sive]

by 하와이안걸 2007. 12. 4.


내 귀엔 아직도 Buzz.ive



버즈의 민경훈이 솔로 데뷔 무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보도 자료를 읽어보니 버즈의 색채를 최대한 배제한 포근한 발라드라고 하는데 그의 독특한 음색에 과연 어울릴까 걱정이 앞선다. 버즈를 통해 사랑받은 곡들 대부분이 락발라드였는데, 그냥 락발라드 가수로 컴백하면 안되는건가 싶고. 그래도 그의 포근한 창법이라니 일단 궁금해지고 보는 이번 앨범! 타이틀곡 '슬픈 바보'는 '겁쟁이'를 만든 고석영의 작품으로 발라드 가수로서 승부를 걸겠다는 다짐이 엿보인다. 오케스트라로 공들인 편곡은 클래식 발라드의 정석을 따랐고, 초반부까지 속삭이는 보컬을 들으면 언뜻 조성모의 곡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후렴구까지도 예의 그 센 발음이 나타나지 않더니 브릿지 이후 열창에 열창, '바보같은 나죠'를 '바보같은 나초'로 만들어 버렸다. 브라보~ (그럼! 이런게 매력이라규.) 사랑하는 사람을 내치고 돌아오는 남자의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한 '선인장' 역시 오케스트라+밴드가 합쳐진 편곡. 웅장한 스케일도 나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피아노와 함께 한 민경훈의 보컬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여백이 많아서인지 슬픈 가사도 더욱 잘 전달되는 듯하고. 피아노 반주 하나로 심플하게 부르는 곡이 있었더라면 더 발라드 앨범스럽지 않았을까 싶다.

수 많은 팬들을 울린 버즈의 히트곡 '남자를 몰라'를 만든 콤비, 김진아-이상준이 함께 만든 곡 '오늘만 울자'는 기존 버즈 스타일의 락 발라드를 좋아했던 팬이라면 반길 트랙. 제목만 봐도 오늘만 울게, 오늘만 우네요가 아니라 오늘만 울자! 이건 뭐 딱 버즈 스타일. 그러나 영화 [러브레터]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첫 시작의 현악 협주는 살짝 낯설지도 모르겠다. 물론 곧 이어 터지는 시원한 바이브레이션과 슬픈 노랫말이 마음을 울려버리지만 말이다. 뒤로 가면 똑같아 지는구만 왜 자꾸 버즈 스타일을 없앴네 어쨌네 하는지 모르겠다. 청명한 겨울 느낌의 도입부는 다른 곡, 다른 느낌으로 들어갔으면 더 새로웠을지도. 이 곡은 그냥 처음부터 밴드 음악으로 가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살짝 든다. 그런 면에서 '모래성' 같은 곡은 아주 마음에 든다. 연약한 척 하지 않고 처음부터 쌩쌩 달려주는 민경훈의 거침없는 보컬과 시원하게 받쳐주는 연주가 오히려 듣기 편안하다.



빠른 템포의 곡으로는 '벙어리'와 축제라는 부제가 붙은 'Hool Hool' 이렇게 두 곡이 실려 있다. '벙어리'의 경우는 살짝 박상민 스타일의 곡으로, 곡 자체는 민경훈 또래의 가수들과 차별화 되어 괜찮다 쳐도, 지나치게 올드하게 느껴지는 하늘하늘 코러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조금 갸우뚱해지는 곡. 이에 반해 'Hool Hool'은 또 너무 통키 스타일이라 살짝 난감하다;;. 기왕 OST Feel 내줄 거, 조금만 더 박력있게 만들어 주셨더라면 '마지막 승부' 정도까지는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물론 통키도 명곡이지만요!) 그래도 둘 중 어울리는 쪽을 택하라면 오랜만에 레즈고 투게더 분위기 물씬 나는 젊은 트랙 ‘훌훌’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락 그룹이냐 팝 그룹이냐 말도 많았던 버즈의 보컬 민경훈. 오히려 발라드 가수로서 솔로 앨범을 내는 것이 속 편하겠다 싶기도 했다. 그런데 자꾸 주위에서 정통 발라드 변신, 겨울 발라드 변신하는게 오히려 더 어색하고 거슬린다. 이번 앨범 들어보니 뭐 그냥 버즈 색채 그대로 갔던데 뭘. 편곡에 있어서 변화를 주었을 뿐, 밴드가 기본적으로 충실히 깔려있고 무엇보다도 여리게 불러도 단단함이 느껴지는 그의 보컬이 그대로였다. 간혹 들려오는 자신의 성대모사에 상처받은 것이 아니라면, 또는 친구들과 싸운 것이 아니라면(-_-;;;), 아직 흠뻑 남아있는 버즈 느낌 그대로 노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게 자연스럽고 팬들도 원하는 바가 아닐까. 변화는 본인이 원할 때에 본인 의지로. 아직은 크게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지금도 충분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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