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한장의명반] SG 워너비 Special Album [Story In New York]

뉴요커로 돌아온 그들의 겨울 그림

4집 활동을 마치고 뉴욕행,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줄만 알았던 그들이 자켓 사진처럼 선명하고 빛나는 선물을 들고 돌아왔다. 이제는 카메라 앞에서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들. 그 햇살 담은 한 장만으로도 팬들은 큰 위안을 받을 듯 한데 그 안의 음악은 무려 12억을 투자한 대작업이었다고. (허걱) 이런 옷차림으로 들어도 되나 싶을 정도다. 기존 음악 스타일이었던 '한국형 미디엄 템포'를 버리는데 6개월이 걸렸다는 그들. 초겨울을 겨냥한 그들의 발라드에는 어떤 색이 묻어있을지 궁금해진다.

우선 아릿한 느낌의 오르골로 시작하는 이번 앨범의 신곡이자 타이틀 곡인 '첫 눈'. 얌전한 도입부에 제목까지, 살짝쿵 이루가 떠오르는데 이를 어쩔까나. (미안해.. -_-;;) 그러나 이런 잡념을 한 방에 날려주듯한 김진호의 후렴구 작렬! 이에 대비되는 두 멤버의 속삭이는 듯한 보컬이 오케스트라와 썩 잘 어울린다. 살짝 조성모 겨울 앨범을 듣는 듯한 느낌에 잠시 이경섭 작곡인가 찾아보았으나 역시나 조영수. 다음 곡인 '들어주세요'는 그야말로 고전 발라드의 수순을 밟는 듯 하다가 이 역시 김진호의 포효 한 방에, 좋게 말하면 곡의 임팩트가 살아나고 반대로 말하면 살짝 흐름이 깨진다. 그러나 전작에 비해 많이 참고 있는 김진호의 클래식한 보컬은 약간의 박효신을 연상시킨다. 세 번째 신곡인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보사노바 풍의 세련된 편곡에 멤버들의 달콤한 보컬이 인상적인 트랙으로 좀 더 추워지면 BGM으로 많은 인기를 얻을 듯. 작년 이맘 쯤에 나왔던 싱글 'Must Have Love' 보다는 가요의 느낌은 덜하지만 세 멤버가 함께 부르는 첫 시즌송이라는 데에 의미를 둘 수 있겠다.

기존의 곡들 중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보사노바 리듬에 세 멤버만의 보컬로 채운 '한 여름날의 꿈'으로 재즈 리듬에 현악 오케스트라를 매치시킨 것이 독특하다. 원곡과는 달리 잔잔한 아카펠라로 시작하는 '하지만'은 미디엄 템포의 리듬은 그대로 가져가나 피아노 대신 브라스 세션을 살짝 입혀 좀 더 세련된 버전이 되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사랑아 잘가'를 새롭게 편곡한 'Holiday'로 가사의 변화는 물론 보컬, 악기 등 곡 전체가 완전히 다른 컨셉으로 바뀌어 듣는 즐거움을 더했다. 현악 세션을 과감히 지우고 재즈 피아노와 심플한 밴드 음악으로 다시 편곡하여 회색 가을 뉴욕의 휴일을 제대로 그려냈다.

그나마 원곡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트랙인 '은(恩)'. 다만 신디사이저 음이 과하게 추가되어 뉴욕 스타일 컨셉에서는 살짝 아웃;이나 그래도 'Last Christmas' 풍이라 좀 더 겨울에 어울리긴 하다. 이러한 의도였다면 편곡은 그럭저럭 성공이나 문제는 보컬. 김진호의 과도한 감정 처리가 곡과 어울리지 않아서 아쉽다. '지상에서 영원으로'는 반주에서만 반복되던 기타 리프가 좀 더 여리고 귀여운 멜로디로 바뀌어 곡 전체에 반복된다. 원곡에도 있는 현악 세션을 뺐어도 깔끔했을 것 같다. 이 외에도 엠투엠 앨범에 수록되어 있던 '세글자', '사랑한다 말해줘' 등이 SG 워너비 오리지널 버전으로 다시 실렸다. '사랑한다 말해줘' 같은 경우는 난데없는 테크노에 살짝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세글자' 같은 경우는 다시금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악기 구성이나 편곡에는 많은 변화를 주었지만 보컬의 변화가 생각보다 드라마틱 하지는 않으며 몇몇 곡에서는 원곡 그대로를 가져온 듯 똑같아서 아쉽다. 그러나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려는 마음은 앨범을 뜯는 순간 바로 전해지는 앨범임에는 확실하다.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MKMF에서 R&B 가수상을 수상하기 전에 조금 더 일찍 이 앨범을 발표했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그들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한 철에 그치지 않고 부디 다음 앨범으로 이어져 좀 더 다양한 곡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계속 김진호가~ 김진호의~ 했지만 난 사실 자네가 제일 맘에 든다네. (감기죠심*-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