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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JOO [어린 여자]

by 하와이안걸 2008. 1. 16.



담백한 별의 소리


원더걸스의 리더 민선예 양이 2001년 방영되었던 SBS [영재 육성 프로젝트] 출신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반가움보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니, 2001년이 지금이면 2006년의 [슈퍼스타 서바이벌] 출신들은 대체 언제 나온단 말인가! 물론 몇몇 본선 진출자들이 시트콤, 광고를 통해 먼저 얼굴을 알리기는 했지만 박진영에게 독하게 배운 것은 노래와 춤이 아니던가. 그러고보니 미국에서 데뷔를 앞두고 있는 지소울도 [영재 육성 프로젝트] 출신이고. 2006년 아이들의 정식 가수 데뷔는 멀었나보다 싶었을 때 생각지도 않았던 어린 소녀가 그룹도 아닌 솔로로 새해 첫 스타트를 끊게 되었다. 정민주라는 본명을 지닌 17세 여고생 JOO. 기억난다. 박진영이 딱 좋아하게 생긴 크지 않은 눈과 높지 않은 코를 지닌 소녀. 깨끗한 피부에 독특한 스타일링으로 개성있다 생각만 했지 정작 노래와 춤은 잘 기억나지 않았는데 이런 목소리였구나.


타이틀곡 '남자 때문에'는 제목 그대로 더 이상 남자 때문에 아파하지 않는 강한 여인이 되겠다는 내용이다. 조금도 돌려 말하지 못하는 어린 마음이 팍팍 묻어나는 노랫말과 앳된 보컬이 잘 어울리는 이 곡은 작사 작곡 모두 박진영의 작품. 어린 여자의 시점에서 그린 박진영의 노랫말이 특히 인상적인데, 이는 이가희 솔로 앨범과 박정현 4집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공일오비 정석원의 리얼한 노랫말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여자 마음 잘 아는 남자 작사가로서 박진영 또한 절대 빠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JOO의 목소리. 아무리 들어도 설명하기가 참 힘들다. 최소한 '제 2의 누구'는 되지 않을 듯한 독특한 목소리는 큰 매력 포인트.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먼 듯한 이 어린 보컬은 컨셉인지 미완성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기교 없는 별'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고 자꾸 듣고 싶어진다. 나 같은 취향이 많다면 성공적인 데뷔겠지만 다들 어떻게 들으셨을지..


두 번째 곡은 놀랍게도 2000년도 J 가 불러 크게 히트했던 '어제처럼'이다. 무엇보다 이 곡이 아직 한 번도 리메이크 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어쨌든 의외의 선곡에 기대를 하며 들어본 결과, 이 소녀의 '어제처럼'은 뭐랄까. 정면승부를 한 느낌이다. 후렴구를 부드럽게 감싸주던 코러스를 전부 없애고 JOO만의 음색으로 전곡을 꽉 채운. 그러나 안그래도 어른스러운 원곡의 분위기에 오케스트라 편곡까지 가미되어 그녀의 목소리는 한층 더 어리게 느껴질 뿐이다. 마치 오디션에 온 소녀가 반주에 맞추어 열심히 부르는 '어제처럼' 같다고나 할까. 오히려 다음 곡 '얼굴'이 오히려 '어제처럼'의 원곡에 가까운 J-POP 스타일로 코러스가 많이 가미된 세련된 편곡이 그녀의 가녀린 목소리를 한층 돋보이게 한다. 박진영이 만든 다른 발라드를 리메이크 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진주, 박지윤 앨범에서 수록되었으나 타이틀곡에 묻혔던 주옥같은 곡들을...


드라마 '한성별곡'에 삽입되었던 나영의 테마 '초연'이 이번 싱글에 다시 실렸다. 해금의 아름다운 선율로 시작해서 웅장한 오케스트라로 마무리 짓는 이 곡은 '어제처럼'을 새롭게 편곡한 권태은이 작사 작곡을 했다. 그 동안 나이에 맞는 귀여운 소녀의 목소리였다면, 이 곡에서는 또 이 엄숙한 분위기에 걸맞는 성숙한 보컬을 들려주고 있다. 2008년 민, 지소울, 임정희의 미국 진출 소식만 들었지 국내 데뷔 일정을 전혀 몰랐던지라 JOO의 데뷔는 더더욱 뜨겁게 이슈화 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과거의 모습 변천사 등이 주된 검색 순위에 오르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런 컨셉의 솔로 가수, 이런 지극히 주관적인 발라드를 부르는 이렇게 어린 소녀는 사실 별로 없었기 때문에 관심있게 지켜보고 싶다. 이런 목소리를 예뻐해줄 팬층은 과연 어디에서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도 기대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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