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도의 곡을 받았던 수 많은 팀들 중에서 가장 이현도스럽고, 듀스다운 분위기를 내 주었던 그룹 디베이스가 다시 돌아왔다. 4년만의 컴백인 이들을 검색할 때마다 항상 5인조에서 김환호, 송지훈의 2인 체제로 재정비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셔플 댄스라는 새로운 아이템이 세트처럼 딸려나온다. 셔플(Shuffle)은 본디 '발을 질질 끌다', '발을 끌면서 걷다'라는 뜻으로 문워크와 토끼춤을 기본으로 빠른 비트의 트랜스 일렉트로니카 음악에 맞추어 추는 춤을 말한다. 전세계의 트렌드라는 이 현란한 셔플 댄스로 재기를 노리는 디베이스. 그들의 새로운 각오는 타이틀곡과 뮤직비디오의 포쓰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져온다.
싸이가 작사 및 피쳐링에, 언타이틀의 유건형이 작곡과 편곡에 참여한 타이틀곡 'Somebody' 는 빠른 비트의 트랜스 일렉트로니카 곡으로 뮤직비디오에서는 야광 비키니 언니들 덕에 이미 검색어 상위권을 거쳤다. 처음에 아주 잠시 명쾌한 멜로디가 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줄기차게 달리고 달리는 120bpm의 빠른 비트. 마치 시끄러운 클럽 안에 갇힌 느낌이 들어 똑똑 끊어지는 힙합 댄스를 기대했다면 적잖이 당황스러울 듯. 게다가 뮤직비디오까지 함께 감상하면 클론의 '초련'과 분위기가 흡사함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초련보다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했을 뿐? 하지만 전 장르의 복고 바람이 부는 현재로서 어쩌면 맞는 선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기사들을 찾아보니 과연 소속사에서는 듀스, 터보, 클론을 잇는 남성 2인조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도 있고.
두 번째 트랙 'Only You'는 그들의 오랜 친구인 신예 작곡가 시기가 작사 작곡 및 피처링으로도 참여한 힙합 댄스곡으로 후렴구에는 역시나 셔플 리듬이 작게 살아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곡이 훨씬 세련되고 마음에 드는데 후속곡으로 과연 활동할 수 있게 될지 주목해볼 일이다. 또한 디베이스의 데뷔곡 '모든 것을 너에게'가 그들을 키워냈던 장본인 이현도에 의해 일렉트로닉 버전으로 리믹스 되어 다시 실렸다. 아무리 2인조로 멤버 수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Hoody 의 랩까지 더해졌는데도 예전 같은 박력이 느껴지지 않아 아쉽다. 특히 마지막의 워!워!워!워! 부분은 너무 썰렁해서 슬퍼질 지경.
2003년 이후로 당최 소식이 없어 그저 멤버들 군 문제 정도로 해체되었구나 생각했는데 구석구석 이야기들을 모아보니 실제로 3집까지 다 만들고 나서 헤어진 듯. 한 두곡 좋아했던 나 같은 사람들도 가끔 그들의 젊은 힙합이 그리운데 당시 어린 팬들이 느꼈을 허무함은 오죽했을까 싶다. 원년 멤버들 중 제드는 다른 가수들의 랩 피처링 및 정규 앨범 준비를, 오수안과 남현준은 연기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고 한다.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을 기대하며, 2인조 디베이스 또한 그 빈자리를 훌륭히 채워주기를 바란다. 그나저나 조명과 야광옷이 없는 각종 TV 무대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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