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누구누구가 아닌
보도자료에 있는 '물빛 프로젝트'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J.DAEZA 를 비롯한 이 팀의 전신이 소울을 기반으로 한 일렉트로닉, 힙합 그룹 베이비톤즈(Babytones) 라는 것. 소울트로닉이라는 팀명으로 보아 추구하는 장르는 달라지지 않은 듯 보인다. 그래. 참신한 네이밍은 아니지만 하고자 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어필했다는 점에서는 인정!
그런데 이정과 함께 한 타이틀곡 'AS YOU SEE'에서 조금 갸우뚱하게 된다. 원곡은 2003년에 발표한 작곡가 김석찬의 원맨프로젝트 더 준(The Jun)의 독집 앨범에 실려있는 '보다시피'. 원곡에서는 김석찬 혼자서 노래와 랩을 번갈아 하시느라 힘겹게 느껴지긴 했는데, 전문 랩퍼와 전문 보컬이 이렇게 다시 부르니 또 그럴 듯 하다. (김석찬 혼자 부르기에는 너무 좋은 곡이었던 것일까 ㅠ.ㅠ) 특히 이러한 미디엄 템포의 곡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이정의 풍부한 감성은 소울트로닉이라는 이름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전혀 '소울트로닉' 스럽지 않은 건 사실. 이정 혼자 소울이면 어떡하나. 곡이 발라드인데. 특히 편곡이 너무 그대로라 실망스럽다. 당당당당당~! 하고 뒤에 깔린 그 라틴스러운(?) 기타 반주만이라도 좀 어떻게 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텐데 말이다다.
오히려 심은진과 함께 부른 곡 '데이트'가 오히려 그들의 지향점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이들은 한국의 엠플로가 되려는 것 같은데, 스타일도 스타일이지만 아,아,아,아 하면서 똑똑 끊어지는 것이나 후우~ 하는 추임새가 굉장히 비슷하게 들린다. 첫 데이트의 설레임을 투스텝 스타일로 잘 살린 이 곡은 무엇보다 심은진의 보컬이 새로운 발견!방송에서 보아오던 여전사 이미지는 간데 없고, 너무나 귀엽고 청아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은가. 심은진이라고 써있으니 어이쿠 심은진이구나~ 하면서 듣지, 모르고 들었으면 죽어도 못 맞출 정도로 다른 느낌이다. 앞으로 너무 센 이미지 말고 이런 분위기로 쭈욱 가는 것도 좋을 듯.
아직 두 곡만 발표된 시점이라 뭐라 넘겨짚을 수 없지만, 아마도 이들은 다른 힙합 가수들처럼 타이틀곡, 혹은 띄워야할 곡에만 유명 가수의 피처링을 넣는 것이 아닌 앨범 전체를 이렇게 꾸미지 않을까 싶다. 매력적인 보컬리스트를 발굴하여 제대로 된 합작을 하는 한국의 엠플로로서 말이다. 컨셉을 가져와서 좋게 발전시키는 것은 좋지만 누가 들어도 딱 알 법한 말버릇까지 똑같이 따라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DAEZA 의 랩만 들어도 딱 버벌 같거든.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축복인가. 좀 더 멋진 것을 만들어내는 소울트로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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