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4월 이야기
1년 여만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장나라의 6집 [Dream Of Asia]. 타이틀은 거대하게도 아시아의 꿈이며 컨셉은 무려 아시아 통합 앨범! 구성도 너무나 버라이어티하다. 우리에게는 6집이지만 중국에서는 보통화 3집, 일본에서는 첫 싱글이 되는 것으로, 한국어 곡 12곡, 중국어 9곡, 광동어 1곡, 일본어 3곡, 영어 1곡 등 총 26곡이다. 아시아 동시 발매라더니 다 이유가 있었네. 아, 이것이 성공한 한류스타에게 느껴지는 자신감이란 말인가! 그러나 사실 이 앨범의 특집 중 가장 눈이 가는 부분은 바로 한국어 전곡 가사를 장나라가 직접 썼다는 사실이다. 비록 거의 대부분이 사랑을 잃은 슬픔과 미련에 대한 이야기 또는 나는 나에요! 류라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가사의 퀄리티는 여느 작사가에 뒤지지 않는다.
첫 곡 '신기루'는 피아노 한 대에 맞추어 부르는 그녀의 청명한 보컬이 인상적인 트랙으로 작곡가이자 키보드 연주자인 Shedrick Mitchell 의 곡이다. 가창력은 좋지만 애기같은 비음은 여전해서 아쉽다. 마지막에 더해지는 현악 세션은 놀랍게도 부천 시향! 이번에 꽤 승부수를 두었구나 싶은 느낌이 팍팍! 뒤를 잇는 신나는 락 템포의 'JUMP!!JUMP!!'는 장나라 밴드가 부활했나 싶은 느낌이 드는 곡. 반주만 들었을 때는 함께 붕붕~ 뛰어야 할 것 같은데 노래만 시작되면 또 만화 주제가 같은 이 분위기 어쩔거야. ㅠ_ㅠ '나는 꾸며진 Real Doll', '그저 뻔한 마리오넷트일 뿐' 등등 자신의 처지를 그린 듯한 노랫말이 짠한 느낌까지 준다. 그러나 뒤에서는 '한계에 맞서 싸울 나는 멋쟁이 Soldier', '끝이라 말하는 다른 이 입을 막고 날아오를 나를 봐' 등등 힘차게 도약할 그녀의 각오가 보여서 안심. 사실 내가 주목하는 노랫말은 '가엾은 master 이젠 그만 진짜 나를 바라봐'로서 과연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자꾸 상상하게 되는거지. 위의 두 곡은 일본어, 중국어 버전으로도 들을 수 있다.
황성제가 작곡한 '흉터'는 '이승환의 락 발라드' 느낌이 단박에 드는 대곡으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처절한 노랫말이 의미심장하고 직접 쓴 가사라 기특하긴 하지만 역시나 뻔한 목소리가 아쉽다. 황성제가 프로듀싱한 드림팩토리 소속 여고생 가수 '하루'가 생각나기도 하고. 박영수, 김민섭 작곡의 '거짓말쟁이'는 배신당한 여인의 날선 다짐이 가득한 곡으로 '귀엽게 보던 나는 이제 더 이상은 없어' 등 정체성에 대한 문제점도 한 번 더 짚어주신다. 커먼그라운드의 신나는 브라스 편곡과 김현아, 김효수의 내공있는 코러스를 만끽할 수 있어 즐거울 뿐이다. 라틴풍의 전주가 나오자마자 성시경의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가 떠오른 곡 '결혼할까요'는 성시경과 목소리가 똑같은 박묵환이라는 가수에게 더 초점이 가는 트랙이다. 보사노바 풍의 'Shining day'에서 보여주는 어여쁜 가성이 더욱 마음을 편하게 한다.
계속 곡과 겉도는 보컬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이제부터는 칭찬 모드. 그녀만의 장점을 잘 살린 곡으로는 서승현 작곡의 'Long good-bye'를 먼저 꼽고 싶다. 다소 묵직한 제목에 밴드의 연주가 깔리면서 이거 또.. 하는 우려가 잠시 스쳤으나 예상 밖의 음색을 들려주는 장나라. 에코를 살짝 넣어 영롱하게 울리는 보컬이 듣기 좋다. 또한 아련한 해금 연주가 동양적인 정취를 한껏 풍기는 '달맞이 꽃' 또한 그녀의 보컬을 돋보이게 하는 편곡은 물론 코러스와의 어울림도 좋다. 이영주가 작곡한 '눈의 아이'는 아예 대놓고 예쁜 척 하고 부르는 트랙. 그러나 오히려 변신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듯 하여 매우 듣기 편하고 또 잘 어울린다. 어쿠스틱 기타와 정체 불명의 남자 보컬과 함께 부르는 'Thinkin' of you' 는 영화 '주노'의 마지막 장면과 같은 푸근함이 느껴진다.
그 외에도 중국 앨범에는 앞서 언급한 '신기루', 'JUMP!!JUMP!!' 두 곡과 함께 2008년 북경 올림픽 성공 기원곡(우리들의 꿈) 등이 실려있으며 등려군의 곡을 리메이크 한 곡(달빛은 내 마음을 대신해)과 그의 라이브 버전 등 11개의 곡이 실려있다. 일본어 싱글에는 앞의 두 곡과 함께 'We'라는 3집에도 수록되었던 곡을 다시 리메이크 했다. 후렴구의 빠른 호흡이 일본어 가사와도 매우 잘 어울려 잘 만들어진 J-POP 을 듣는 듯 하다. 가성을 쓰니 이렇게 잘 어울리는데 너무 힘을 들이는 듯 해서 전체적으로 아쉽다. 특히 타이틀곡이나 영어곡인 'Fairytale'과 같은 곡을 부르고 싶다면 보컬 트레이닝을 따로 받던지, 아니면 편곡을 가볍게 해서 그녀만이 표현할 수 있는 애절함을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면 싶다. 그러나 또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안다.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다소 주춤해진 호감도 상승이 급선무! 어서 무릎팍 도사를 찾아가세요. 당신의 master 라면 할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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