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한장의명반] 3rd Coast 1집 [First Collection]

표절만 아니면 상반기 최고!

 

온라인 음악 연주 게임 DJ MAX 마니아라면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이름들, So Fly, JC 그리고 이들이 부른 곡을 프로듀싱한 권성민이 모여 만든 그룹 써드코스트(3rd Coast)가 정규 앨범 1집을 발표했다. [소울메이트] 등을 비롯한 드라마  OST, CF 음악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권성민과 더 노트의 '없던 것처럼', 라이머의 '서울 야상곡' 등에서 발군의 미성을 들려주었고 가장 최근에는 안데니의 디지털 싱글 앨범에도 참여한 한소현(So Fly), 그리고 '한국 힙합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코요태 앨범 등에서 객원 랩퍼로 활약한 최지호(JC)로 구성된 3인조. 특히 최지호는 권성민이 강사로 있는 서울 종합 예술학교에서 그의 제자였다는 이력이 있다. 팀명은 West Coast도, East Coast도 아닌 제3의 음악(3rd Coast)을 하겠다는 그들의 열정을 보여준다.

 

화려한 코러스를 자랑하는 첫 곡 'All I Need Is Music'에서는 과연 어떤 음악을 하는 팀일까 감이 잘 안오더니 두 번째 곡에서부터 느낌이 확~ 온다. 써드코스트가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이 가장 잘 묻어났다는 평을 듣는 'Lost'는 라틴 기타 선율이 돋보이는 보사노바 & 삼바 스타일의 곡. 그리고 다음 곡, 'Love Is'에서는 더욱 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요즘 너무도 많이들 따라하시는 엠플로 스타일이군요! 이러한 컨셉의 그룹과 곡이 계속 쏟아지는 가운데 Lisa와 가장 목소리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당분간 부동의 1위 확정! 흥겨운 하우스 리듬은 클래지콰이를 연상케 한다. 최지호의 매력적인 저음랩이 들어있다는 것이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

 

가장 사랑하는 트랙 'My Soul'. 반주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이거 뭐야!' 하며 뒤를 홱 돌아보게 만드는 곡이다. 한소현 님은 고음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저음도 멋지군요. ㅠ_ㅠ 서울 종합 예술학교의 보컬 강사라 하더니 과연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강사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자동존칭..) 그녀의 목소리를 한층 돋보이게 하는 남자 보컬의 은근한 매력도 일품. (누구셔요.) 남성 코러스와 랩이라는 독특한 조합을 보여주는 'Just For You'는 소현의 실크같은 보컬이 또 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곡이다. 뒤에 깔리는 스트링 편곡이 과하지 않아 좋고 곡의 흐름에 잘 묻어가는 세련됨이 돋보인다.

 

마음에 쏙 드는 곡을 먼저 듣다보니 타이틀곡 'Can't Stop Loving You' 순서에 와서는 약간 김이 빠지는 느낌이다. (좀 더 앞 트랙으로 뺐으면 어땠을까 싶은.) 일렉트로닉한 리듬을 바탕으로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특징인 이 곡은 특히 피아노와 현악의 어울림이 로맨틱하다. 마지막 트랙에 리믹스 버전으로 다시 실려있는데 (H.Gruber Remix) 이는 클래지콰이의 쩜오(.5)집에 속하는 DJ 클래지의 리믹스 버전을 듣는 듯 하다. 이 외에도 곡에 따라 달라지는 소현의 보컬이 놀랍기만 한 'Circle'과 지호의 랩이 특히나 멋진 'Show Me The Way', 'represent, represent, represent, sent' 하는 후렴구가 중독성 있는 'Represent' 또한 필청 트랙.

 

이름만 들었을 때는 롤러코스터가 생각나고 장르를 가리지 않는 혼성팀이라는 것만 보아서는 클래지콰이가 떠오르지만 막상 곡을 들으면 엠플로가 떠오르는 독특한 컨셉의 팀 써드코스트. 7년을 기다려서 그런가. 넉넉한 트랙수는 물론, 각 곡에 대한 완성도가 이곡 저곡 할 것 없이 높다. 그리고 날고 기는 여성 보컬의 홍수 속에서 실력과 개성과 내공을 겸비한 소현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고, 앞으로 다른 앨범에서 자주 피처링으로 만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러나 이 모두를 아우르는 대부 권성민의 프로듀싱과 작곡 능력은 써드코스트만을 위한 배후로 남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몇몇 작곡가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가요계에, 부디 은총을 내려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