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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나비 [I Lov U]

by 하와이안걸 2008. 4. 16.


실력이 준 선물, 날개

 


작곡가 현승이 차린 회사의 첫 프로젝트로 화려하게 출발하는 신인 여가수 나비의 첫 싱글이 발표되었다.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출신에 대학로 재즈 클럽에서 활동한 이력까지... 실력있는 젊은 여성 보컬의 등장은 반갑지만 유학까지 포기한 젊은 처자에게 처량맞고 뻔한 노래가 주어질까봐 두려운게 솔직한 마음. 그러나 젊고(! 82년생;;) 감각있는 CEO 이현승의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곡도 가수도.

 

그가 작곡을 하고 홍준호와 공동으로 편곡한 타이틀곡 'I Love You'는 일단 밝아서 좋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후렴구도 좋고, 제 이름처럼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그녀의 시원스러운 보컬 또한 일품. 이렇듯 자연스러운 보컬을 이끌어내는 탄탄한 멜로디 라인에 꼼꼼하고 세련된 코러스, 그리고 타블로의 구성진 랩이 곡을 더 맛깔스럽게 만든다. 사실 어디에 갖다 붙여도 곡이 저절로 살아나는 그의 랩은 딱히 이 곡에서 필요가 없을 정도. , 물론 곡이 더 풍성해진 건 사실이지만 없이도 빠지지는 않는다는 거다. 랩 버전과 오리지널 버전 두 가지가 실려있고, 당연히 타블로 버전이 씽씽 전파를 타는 중. 개인적으로는 마이티마우스 & 윤은혜 '사랑해'와 함께 2008년 상반기의 기분 좋은 가요 부문 No.2로 꼽고 싶다. 제목도 같네. 그러고보니.


 

두 번째 곡 '길에서'는 그녀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발라드 넘버로 헤어진 사람을 이 길에서 만난다면 꽉 잡을테다! 라는 내용의 곡이다. 임정희와 비슷한 눈물 젖은 목소리로 시작하길래 당연히 뒤로 갈수록 뻥뻥 터트리며 다 죽여놓을 줄 알았더니, 그 정도의 파워는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고보니 딱 이현승 스타일이네. ..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안전빵 노래방 발라드. (폄하하지 않아요. 노래방 좋아해요!) 'I Love You' 보다도 힘을 뺀 그녀의 보컬이 의외지만 그래서 오히려 들을수록 편하다. 그러나 이걸 타이틀곡으로 밀었으면 수수하게 잊혀졌을지 모르겠다고 감히 말해본다. ^^;;;


 

실력이야 이미 검증을 받았고, 앞으로 사장님 말고도 여러 작곡가와의 작업을 통해 어울리는 옷을 몇 벌 더 찾기를 바란다. 또한 김태우 등 선배 가수들이 극찬한 느닷없는 기사들도 꽤 뜨던데, 곧 여기저기서 피처링으로 만나게 되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도 된다. 그나저나 본명 안지호가 천배는 시크하고 멋지구만, 웬 이런 허술한 예명을 쓰셨을까. 요즘 나비 검색하면 함평 나비 축제만 나오던데. 뭐 그냥 아숩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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