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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룸메이트 [오빠 나빠]

by 하와이안걸 2008. 4. 16.



오빠의 가사가 제일 나빠


태연의 뒤를 이어 제시카, 티파니, 서현이 소녀시대의 두 번째 (가창) 개별 활동을 시작,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한 발을 내딛었다. 드디어 소녀시대 새로운 유닛인가 하고 봤더니 룸메이트 프로젝트 싱글이라 하고, ", 그렇게 셋이 룸메이트야?" 하고 좋아했더니 룸메이트라는 원맨 프로듀싱 그룹의 싱글 앨범에 객원으로 참여한 것이란다. (쿨럭 -_-;) 한 케이블 티비의 가요 프로그램에서 이특, 신동과 함께 '울지마'라는 곡으로 무대에 오른 제시카를 보며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고, 1집 활동 접기 전에 뭔가 하나 더 나와주었으면 했는데, 오밀조밀 셋이나 모여 이런 므흣한 곡을 불러주다니!

 

타이틀곡 '오빠 나빠'는 룸메이트의 단독 멤버 황현의 작사 작곡으로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애틋하게 부르는 소녀들의 발라드. 소녀가 아니고서야 노래방 화면에 띄우기도 민망할 제목이지만 자밀라의 '오빠 미워'도 있는데 뭐~; 소녀시대에서 각종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티파니와 실수의 나락에서 그녀를 지켜주는 쿨한 막내 서현의 앳된 보컬, 그리고 까칠한 듯 해도 마이크만 잡으면 완전 여자로 변신하는 제시카의 고운 보컬이 닭살 돋는 노랫말을 빌어 팬들을 유혹한다. 가녀리지만 야무진 고음의 제시카야 진작에 접수했는데, 서현의 목소리는 따로 부각된 적도 많지 않은데다 잘 부르긴 하지만 별 특징이 없는 편이라 처음 들었을 때는 잘 못찾겠더라. 그런데! 이 둘 사이를 파고들어 셋을 구별하게 도와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티파니의 살짝쿵 헐랭한 보컬! ^^ (감정 표현은 최고에요!)

 

Jins '터치 컴플렉스'는 연애 초기의 밀고 당기기에서 가사 그대로 '낚여버린' 상황을 발랄하게 그린 곡이다. 이 곡 역시 가사가 만만치 않은데 특히 '근데 왜 내 귀를 만지려하니', '손 말고 입술을 함 갖다대봐'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볼륨을 줄이게 된다-_-;;; 그 외에도 표준어와는 점점 멀어지는 당돌한 가사들이 Jins의 귀여운 목소리를 타고 거침없이 흘러나온다. 그런데 난 왜 이 곡을 들으면 이승환 생각이 나는걸까. 한 때 이승환 MGR이 신나게 만들어대던 유치한 가사의 뿅뿅 사운드를 기억하게 한다. 복고풍의 코러스들도 그렇고. 그 동안은 소녀들의 정서에 맞추기 위해 잠깐 유치한 척 한거고 이 마지막 트랙이 진정 룸메이트의 감성?너무 멀쩡해서 어색하게 느껴지는 마지막 트랙 '기억에... 울다'는 신인가수 우성민이 부른 어쿠스틱한 발라드 곡이다. 이재훈과 꼭 닮은 목소리의 우성민이 애절하면서도 시원스러운 보컬을 선보인다. 마치 오랜만에 쿨의 신곡 발라드를 듣는 듯 기분이 괜찮다.

 

작곡 실력도 좋고, 보컬 캐스팅도 신선하고, 완전 다른 세 곡을 무리없이 진행한 프로듀싱 능력도 돋보이고.. 다음 싱글에서는 어떤 가수들과 작업을 할지 기대가 된다. 그러나 '나랑 밥 한번 먹는게 그렇게 힘든가요', '그 언닌 왜 만나나요' 등등 멀쩡한 소녀들을 저자세로도 모자라 살짝 스토커로 만들어버린 유치한 가사가 문제. 어린 소녀의 감성을 잘 표현했다고 하지만 사실 소녀들이 직접 쓴 가사도 아니고 다 큰 오빠가 쓴거잖아! 좀 더 심플한 가사였다면 '만약에' 만큼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었을텐데 그저 밥 한번 먹는게 소원인 소녀들의 초라함이 웃음거리가 되지나 않을까 벌써부터 맘 아프다. 그리고 요즘 들어 여자는 사랑을 먹네, 남자는 모르네 하는 가사가 특히 많이 나오는데, 그냥 불경기에 사랑 지키기도 버거운 언니들의 푸념으로 치고 유행은 되지말자. 소녀들까지 이런 가사에 동참하는 거, 나는 반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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