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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MC몽 4집 [Show's Just Begun]

by 하와이안걸 2008. 4. 22.


찬바람 불어도 우리에겐 쇼가 있으니


틈틈이 꾸려온 새 앨범으로 돌아온 자수성가 뮤지션 MC 몽. 매일 생방송 라디오에다 요즘 참 멀리도 간다 싶은 1박 2일. 이 두 가지만으로도 거의 실신할 듯 싶은데 새 앨범 활동까지 병행한다면 정말 독한 친구가 아닐 수 없다. -_-;;; 자켓은 삐에로에 타이틀곡은 서커스. 자신이 광대임을 대놓고 알리는 그의 호기가 예사롭지 않다. 이쁜 소녀가 영어로 새 앨범을 소개하는 첫 트랙 'Radio Revers And Rhyme'. 친절한 가사에 따르면 2007년 10월부터 만들었고 뭐 그렇단다. ;;; 그리고 이어지는 타이틀곡 '서커스'는 그의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온 김건우 작곡이다. 말이 아닌 노래를 통해 자신이 광대임을 확실히 못 박는 느낌. 달래음악단 임유경의 간드러진 보컬이 흥을 한껏 돋운다. 통일소녀 정도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뻔한 그녀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낸 그가 기특하다. 그런데 피처링은 그녀 혼자뿐인데 뭐 이렇게 같이 부르는 사람이 많나. 늘 느끼는거지만 혼자가 아니면서 혼자만 MC인 그가 가끔 아쉽다.


이번 앨범에서는 특히 화려한 보컬 피처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중에서도 양파와 함께 한 '아홉번째 구름'은 그 누구라도 먼저 들어보고 싶은 트랙일 듯. 그러나 랩을 죽이는 합창의 오바와 그 합창을 누르고 디바가 되고자하는 그녀의 오바로 곡은 그야말로 기대 이하. 제 필에 취해 가사 전달 못하는 양파의 보컬 때문에 들으면 들을수록 부담스러운 곡이 되었다. 이런 내 귀가 이상한걸까 잠시 미안해질 무렵에 흐르는 '죽도록 사랑해'. 식상하지만 의외로 감동주는 시민들의 "사랑해"와 의외로 가슴 뛰는 몽의 "사랑해"가 따뜻하다. 그리고 박정현! 그렇다. 이런게 진정 자신의 역량을 뽐냄과 동시에 앨범 주인을 돋보이게 하는 기본적인 보컬 피처링이 아니겠는가. 빅마마의 풍부한 성량이 돋보이는 'BeautiFul LiFe' 또한 서로의 매력을 부추기는 신나는 트랙. '아홉번째 구름'의 뜬금없는 합창단을 한 방에 보내버리는 네 여인의 파워와 우아함에 박수를 보낸다.


모든 래퍼들이 그러하듯 자신의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 소재. 신사동호랭이가 작곡한 '옛날 옛적에'에서는 하하의 '키 작은 꼬마이야기'를 패러디한 '입 나온 꼬마원숭이'란 가사가 재미있다. 박장근, 후니훈, 허인창, 달마시안 등 그의 곁에서 오랫동안 힘이 되어준 동료들의 증언도 찡하고. 이렇듯 '나는 광대' 류의 고백을 빼고 나면 어김없이 남는 것이 바로 사랑. 후니훈과 함께 한 '그녀에 취해'는 술이 떡이 된 몽이와 그를 달래는 훈이의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 오랜만에 듣는 후니훈의 후리후리 능글능글한 랩은 아주 슬쩍~이긴 했지만 죽지않았음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쇳소리를 내가며 절규하는 몽의 술주정은 리얼하다 못해 듣기 힘들 정도인데, 비호감이 되기 직전 몽이 터뜨리는 장난에 결국 웃음이 터진다. 그리고 은지원이 떠오르는 그의 늘어진 보컬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곡 뿐만이 아니라 다른 곡에서도 은초딩 귀신이 다녀간 흔적은 쉬이 찾을 수 있다. 사랑하면 닮아간다더니 이 사람들이!


이 앨범에서는 그가 키운다는 신인 가수 M.A.C이 여러곡에 참여를 했는데 그 중에서도 후렴구가 중독성 있는 '미치겠어'를 권하고 싶다. 그 외에도 KEEPROOTS 가 작곡한 '페르시안 고양이', 함께 드라마에 출연했던 탤런트 박예진이 내레이션을 한 '삐에로'에서도 어김없이 M.A.C의 보컬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쇼의 마지막 곡은 '서커스'를 노홍철, 데프콘, 달마시안 등과 새로 녹음한 '몽이 유랑단'. 오프닝을 '화려하게' 여는 노홍철의 멈추지 않는 웃음소리가 즐겁다. (목소리가 찰지다니 ㅠ.ㅠ) 데프콘의 여유있는 랩과 보컬도 푸근하고, '찬바람 불 때 그대 나와 함께 노세'라고 말하는 하하의 센스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이렇듯 그가 음악을 하는 원동력은 우정과 사랑이 100%인 것 같다. 굳이 육두문자를 써서 세상을 욕하지 않아도 이렇게 쇼는 계속된다. 요즘 들어 뉴스를 안보고 예능에 집착하는 나에게 그의 이런 힙합은 싫지 않다. 그래도 마음 약한 씨몽군이 계속 악플에 신경쓴다면 음.. 뭐.. 작곡에 욕심을 내는 길 밖에 없지 않겠음? 아, 그러면 방송에선 보기 힘들어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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