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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듣고/m.net

[m.net/한장의명반] 배치기 3집 [Out Of Control]

by 하와이안걸 2008. 6. 10.



결코 제어할 수 없는


힙합 듀오 배치기가 1 9개월 만에 3집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MC 스나이퍼가 아닌 배치기 두 사람이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시도한 앨범. 그래서인지 'out of control' 이라는 타이틀이 더욱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시작부터 열기가 느껴지는 첫 트랙 'Out Of Control'. 격한 랩으로 각오를 다지는 그들의 모습이 살짝 무섭게 느껴질 정도다. ^^


바로 이어지는
타이틀곡 'NO.3'. 신태권 밴드의 김민구가 작곡한 이 곡은 이 세상 모든 삼류들을 위해 바치는 곡으로, 실제로 영화 [NO.3]를 보고 바로 가사를 지었다고 한다. 랩 메탈인가 싶을 정도로 파워풀한 비트에 점점 빨라지는 두 사람의 랩, 그리고 Sol Flower 의 보컬까지.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지는 곡이다. 타이틀곡으로 경합을 벌였던 '면전에선 안돼'에서는 Silver Spoon 한기철이 보컬을 맡았다. 뒷담화에 대한 뒷담화로 배치기의 친근한 모습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더욱 반가울 듯. 정신없이 달리는 랩 또한 타이틀곡과는 또 다른 쾌감을 준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은 배치기 작사 작곡의 ' 3'. 선 시리즈 그 세 번째 곡으로레게인 듯 사물놀이인 듯 편안한 리듬에 이에 모두 어울리는 무웅의 걸쭉한 보컬이 인상적이다. 이에 흥을 돋구는 브라스 연주와 세련된 랩핑까지 조화롭게 녹아들어간 트랙이다. 명재(MJ)가 작곡한 '파랑새는 있다'는 미래의 행복을 꿈꾸면서 현재를 외면해버리는 파랑새 증후군에 대한 내용. 약간의 뽕끼가 가미된 묵직한 사운드가 묘한 안정감을 준다비트에 밀려 야심차게 들어간 색소폰 소리가 오히려 기죽은 듯 들릴 정도로 그들의 목소리는 악기를 제압하는 파워 그 자체다. 트렌드인 전자 음악을 전혀 쓰지 않고, 이렇게 리얼 밴드와 함께 하는 듬직한 사운드의 시도,배치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늘거리는 호연주의 목소리로 시작하는 트랙 '웃고 울고 또 웃네'황종하호연주가 함께 만든 곡이다. 그녀의 신비로운 보컬을 듣고 있자면, 힙합에 어울리는 여자 보컬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마음과는 달리 어느 덧 나이를 먹어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어른병'은 힙합의 영원한 소재 My Way 과의 곡. 다이나믹 듀오의 'Go Back'과 비교하면서 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나에 대한 성찰을 마치면 주위 사람들에게로 시선이 옮겨지게 마련휘성의 화려한 애드립으로 시작하는 곡 '물랑루즈'는 음악보다 여자가 더 좋을 때를 솔직하게 고백한 트랙. 랩과 보컬 모두가 가능한 휘성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외치는 Real slow~가 가장 반갑다. '일곱살 인생'은 탁의 어린 시절의 슬픈 기억을 따라간 곡으로 비바소울의 주드가 가슴을 울리는 멜로디를 선사했다.그저 어머니에 대한 찡한 기억이려니 했는데, 가만 들여다보니 그보다 더하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만 하는 어린 아이가 느낀 외로움과 두려움을 너무도 슬프게 그려냈다. 눈물이 핑 돌 지경으로.

 

 

마지막 트랙 'Skill Race'은 무브먼트의 Double K와 부다사운드의 Leo Kekoa 가 참여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될만한 트랙. 안그래도 최근 Double K 의 랩톤에 빠져 힙합 앨범마다 그의 이름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여기에서도 역시 마음껏 뱉어주신다. 그 외에도 뉴올리언스의 비트가 통통 살아있는 '1402' 와 스토니스컹크의 스컬이 참여한 '화화(火花)', A.G 의 보컬이 더해져 한 편의 뮤지컬 같은 트랙 '가면놀이'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번 앨범, 풍자는 잃지 않되 틀은 더욱 세련되고 견고해진 느낌이다. 사실 배치기의 뜻을 얼마 전에 알았다. ;;; 이번 앨범을 통해 나 같은 무식쟁이의 편견이 여럿 깨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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