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14. 목요일.
다섯시반에 눈을 좀 붙이겠다던 우리는, 다음날 아침 일곱시에 토모미의 노크로 깨어났다.;;;
"오이오이! 이젠 좀 일어나야 하지 않겠어? ㅋㅋㅋ"
토모미 남편은 이미 출근한 후였다. 끙. 씻지도 않고 옷도 공항복장 그대로 14시간 숙면. 시차라 하기에는 겨우 세시간 남짓의 차이. 끙. 이불과 베개가 너무 좋아서 그랬어. 막 이러면서 나가는데 아침 정찬이 근사하게 차려져 있었다. 접시 한가득 소세지를 보자 데니스는 말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주고 가자."
폭풍 식사와 분노의 샤워를 한 후 어학원에 가야하는 토모미와 계획을 맞춰보았다. 오늘은 하이델베르그에 갔다가 저녁에 토모미 남편과 맥주 한 잔 하기로! 중앙역에서 인도 루피 환전을 마지막으로 싸악하고 (완전 큰 돈인척 했는데 백유로도 되지않아 토모미 앞에서 초큼 민망ㅋ) 토모미에게 커피 한 잔을 사주었다. 여긴 카페 크레마가 가장 싼 메뉴인데, 적당히 진하고 아주 좋았다.
기차를 타고 한시간 반을 달려 하이델베르그 도착.
황량한 도시를 터벅터벅 걸었다. 날씨가 추우니 배가 일찍도 고파왔다. 케이블카는 6 유로나 내야해서 계단으로 직행. 성 안 구경 또한 6 유로나 내야해서 겉에만 슬슬 크게 돌아봄 ㅋ. 인도와 달리 다시 가난한 부부 모드 ON.
뭘 배우러 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걷다가 힘들면 카페에 축 늘어져서 폰만 들여다봤다. 식사는 7 유로 짜리 런치메뉴를 먹었는데, 너무나도 실험적인 파스타 님들이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세트에 포함된 맥주와 샐러드가 가장 좋았다. 근데 종업원이 쟁반을 놓쳐서 샐러드 접시가 와장창, 컵을 또 떨어뜨려서 맥주잔들이 와장창. 로맨틱한 레스토랑은 두 번이나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저, 팁 계산할 때 참고했다. 나름 발렌타인이구만 이것저것 깨부수고 난리여.
오후가 되자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베이커리마다 애교스러운 하트빵들이 진열되었다. 명절을 넘어 발렌타인까지 외쿡에서 보내다니 새해 복은 다 받은 셈이다. 돌아가는 길에 성당에 들러 어설픈 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막 나려고 했다. 나는 나약하고 죄 많은 녀자.
돌아가는 길에 토모미 부부를 위한 꽃과 케이크를 샀다. 처음 뵙는 토모미 남편님. 영어와 일어와 한국어가 섞인 맥주 타임. 그리고 또 다시 이노무 딥슬립. ㅋㅋㅋ
포토 타임.
토모미의 조식!
하이델베르그 도착!
선물은 역시 휘슬러!?
금전운을 준다는 원숭이
런치!
슐로스(?) 성 위에서
눈이다!!!
뭔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스산함;
스타벅스가 아닌 스타카페에서 ㅋ
예쁜 중고 서점
나중에 들어보니 독일은 베이커리도 별로라고 ㅋㅋ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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