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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눌러앉기/2013, Malta

Day 0 : 안녕, 프랑크푸르트!

by 하와이안걸 2013. 2. 22.

2013.2.16. 토요일.

 


오늘은 내가 한국 요리를 만들어 대접하는 날!
손이 많이 가긴 하지만 재료가 은근 겹쳐서 할만한, 김밥과 잡채를 준비했다.

대접도 대접이지만 나도 너무 먹고 싶었던거라 정말 정성껏 준비했다. 준비하는 동안 토모미 남편은 도울 것이 없어 안절부절 하다가, 결국 김치를 사러 차를 타고 멀리 나갔다 ㅠㅠ

후다닥 준비했지만 날이 추워서 금세 식었다 ㅠㅠ 금방 먹어야 맛있는데 둘다 ㅠㅠ 하지만 다들 좋아해주었다. 아, 기뻐 ㅠㅠ 토모미는 레시피를 물으며 메모를 하다가 펜을 놓고 진지하게 물었다. 

 

"일본 아줌마를 위해 요리 블로그도 하나 만들어주면 안돼?" 


일을 자꾸 벌이는거 같지만 당시 기분으로는 당장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나의 요리의 문제는 계량 ㅋㅋㅋㅋㅋㅋㅋ 난 기냥 대충 맛보면서 한다고!!! 더 중요한 건, 10인분을 한다고 양념이 10배가 되는 건 아니라고!!!

밥 먹고 씻고나니 12시. 비행기는 7시. 오후에 차타고 마인츠에 가서 성당을 보자고 한다. 거기가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태워준다니 고고!

차를 타고 한시간 좀 못되게 가는데 독일은 고속도로 통행료가 없다고 한다. 아우토반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제법 속도를 내는 토모미 남편. 말로만 듣던 라인강도 보았다.

도착한 마인츠는 시장이 펼쳐져 있었다. 튤립철인지 여기저기 튤립을 싼 가격으로 팔고 있었다. 꿀도 있고, 씨암탉과 함께 갓 낳은 달걀도 있고, 굉장히 활기 넘치고 신나는 곳이었다. 성당 또한 멋졌다. 세인트 어쩌구 성당의 샤갈이 그렸다는 스테인드글라스는 정말이지 너무 멋졌다. 볼 건 시장과 성당 두 개 뿐이라지만, 하이델베르그보다 개인적으로 더 좋았다

하지만, 나의 몸상태는 최악이었다.

1. 아침에 김밥을 너무 많이 먹었다.
2. 머리가 덜 마른 상태에서 찬바람을 맞았다.
3. 간만에 속도 빠른 자가용을 탔다. 즉, 간만에 완벽한 멀미 환경

차에서 내릴 때부터 머리가 띵 하더니 식은땀과 함께 오한이 밀려왔다. 간만에 다시 장기가 멈춘 듯한 느낌에 계속 화장실로 직행하며 오바이트 작렬. 걷는데 앞이 계속 침침해지면서 잘 안보였다. 이러다 기절하는건가 싶게.


토모미 부부 모르게 아프고 싶었지만 완전 티나고;; 그들은 괜히 나가자고 해서 미안해하고, 나는 거기에 또 미안해하고, 스미마셍 부르스를 추다가 집에 돌아와 약 먹고 잠시 눈을 붙였다. 잠은 쏟아지는데도 추워서 바들바들 떨었다. 

5시쯤 정신 차리고 나가려는데 같은 유럽끼리는 국내선 절차를 밟기 때문에 한시간 전에 가도 된다고 한다. (알고보니 이게 쉥겐 조약!) 갓 정신차린 주제에 '라운지 구경하고 싶으니 그래도 먼저 가겠다'는 차마 못하고 ㅋㅋㅋ 그 와중에 또 공항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해서 또 안된다~ 괜찮다~ 스미마셍 부르스.

게다가 토모미는 캐리어도 하나 주었다. 하드 캐리어는 처음! 그냥 더 큰걸로 하나 사고싶어서 주는거니까 부담 갖지 말라고 해서 덥썩 받았다;;;

 

"이거 가지고 여행 많이 했겠다."

"그럼. 대학교 때부터 가지고 다녔는걸. 이 녀석 좋겠구나!!! 몰타도 가고!!!"

 

ㅠㅠ

 

공항에서 10키로 초과해서 주저앉아서 책 빼고 난리 부르스 추다가 5키로로 쇼부를 보고;;; 게이트로 향했다. 안녕! 프랑크푸르트. 안녕! 토모미...

 

 

 

 

포토 타임!

 

 

 

잡채, 김밥 그리고 김치!

 

 

가운데 노랑이가 토모미의 선물

 

 

짐이 하나 늘었다.

 

 

아름답다. 하지만 실물이 더..

 

 

촛불 앞에서

 

 

사진으로는 영...

 

 

사진으로는 영...

 

 

독일에서 먹는 마지막 커피와 빵과 소세지!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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