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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눌러앉기/2004-2006, Japan

우에노의 꽃놀이 인파

by 하와이안걸 2005. 4. 7.
4월 7일. 휴일.


오늘은 치바에서 공부하는 친척동생을 만나는 날이다. 오후 1시. 우에노.
그러고보니 우리는 한달에 한번 만나는 것 같다. 아, 동경과 치바의 좁혀지지 않는 거리여. (사실은 차비의 압박;)

티비에서 봐둔 우에노의 120엔 균일 회전초밥집에 데려가서 초밥을 먹였다. 그녀의 외식은 무조건 초밥.
여기서 남는건 초밥밖에 없다고 믿는 그녀. 저녁도 여기서 초밥 먹으면 안되냐고 물어본다. ;;;  

그녀는 9월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오빠의 결혼 소식을 이미 접했으나 집에서는 오지 말라 했단다;;;
딱히 갈데도 없고 디카도 없는 불쌍한 두 여인. 가진건 튼튼한 두 다리뿐이라 우리는 걷고 또 걸었다.
우에노에서 아키하바라를 들러 전자제품을 휘휘 봐주시고, 아키하바라에서 칸다로, 칸다에서 유락쵸까지
쉬지않고 걸었다. 벚꽃은 지는 분위기. 꽃가루가 얼굴에 막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유락쵸 비꾸카메라에서 찜해둔 카메라를 선영에게 보여주었다. 가격대비 괜찮네,라는 예상외의 호평에
기분 업되었으나 실버는 완판, 이상한 색만 남아서 좌절하고 말았다. ㅠ.ㅠ
색은 봐줄만한데 눈이 팽팽 돌아갈만큼 어지러운 무늬가 압권이었다. 아, 사진찍고 싶다.

다시 걸어서 우에노로 돌아가자 이미 해가 지고 있었다. 저녁은 조나산에서 먹었다.
꽃구경 온 가족들이 바글바글댔다. 드링크바에서 뽕을 뽑을 계획이었으나 분위기 때문인지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힘든 일들을 하나둘씩 꺼내며 이야기를 해보았으나 둘다 너무 다른 상황이라 대화가 계속 겉돌았다.  

다음 만남은 5월 중순, 그녀의 생일에.
4월의 회담은 막을 내리고 나의 마지막 휴일도 저물고 있었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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