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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펜 서비스

위험한 낙원

일드 <N을 위하여>에 빠져있다.

노조미의 기구한 인생에 눈물도 나고 용감한 모습에 응원도 하지만

막바지에 터질 숨은 비밀이 두렵기만 하다. ㄷㄷㄷ

에이쿠라 나나는 정말 귀여운 여동생 역할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배우였다.

미야자키 아오이랑 닮은 배우라고만 생각해서 고멘나사이 ㅠㅠ


여튼 한달 휴식 후에 마음이 달라졌다기 보다는 몸이 달라졌다.

무리한 곳에는 본능적으로 가지 않는다. 

이것이 켜켜이 쌓이면 언젠가 집에서 수를 놓는 나를 발견하겠지;;;

그래도 괜찮다.








이면지의 시간

p.6 무리(無理)


드라마의 한 장면입니다.


#1 

항상 자신과 팀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마 부장 앞에서 최 과장은 늘 참기만 합니다. 사내의 평화(?)와 자신의 성공을 위해 굴욕을 견디던 그는 어느 날 마 부장에게 제대로 이야기합니다. 

"앞으로는 제 몸에, 아니 저희 몸에 다시는 손찌검하지 말아 주십시오."


#2 

늘 자상하고 가정적이던 아빠가 어느 날 남은 인생을 내 맘대로 살아보겠다며 한 여자를 데리고 옵니다. 그리고 가족들을 내쫓아버리죠. 건축가가 꿈이었던 여주인공에게는 지옥이 펼쳐집니다. 학교에서는 왕따가 되고 실성한 엄마를 대신해 살림하랴 아르바이트하랴 정신이 없죠. 어느 날 그녀는 (살짝 맛이 간 상태로) 아빠의 일터에 터벅터벅 찾아가 사람들 앞에서 납작 엎드려 외칩니다. 

"대학교에 가고 싶습니다! 제발 돈을 빌려주세요!"


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의 표정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겠죠. 아름답게는 아니지만, OK도 받아냅니다. 드라마를 보는 입장에서는 요샛말로 '사이다'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나는 못할 일이라 짜릿할 뿐이지 이를 정답으로 여기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인생의 갑에게 직언을 하는 것은 초초초고급 스킬이니까요. 자칫 감정 과잉이 되었다가는 매일 밤 이불에 발차기를 하겠죠. ㅠㅠ


그동안 충분히 억울했고 딱 한 번 바른말을 했을 뿐인데 왜 그럴까요. 바로 '감당할 수 없는' 무리를 했기 때문입니다. 뭐, 살다 보면 무리할 수 있죠. 하지만 '무리의 무리'의 쳇바퀴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다 보면 어느 순간 쓰러지거나 폭발하기 쉽습니다. 이때 나도 모르는 돌+아이의 용기가 생겨 방언이 터질 수도 있지요. 여기에서 '나도 모르는'은 무척 위험합니다.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맨 처음 떠오르는 '나'일 수 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혼자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정신이 말짱해야 이롭습니다. 일할 때도,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숭고한 헌신은 아무도 몰라주고, '시키지도 않은 일'이라는 비수로 돌아와 꽂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혼미하도록 무리하는 것이 습관이라면, 무엇으로 보상을 받아야 충전이 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답은 대부분 본인만이 알 뿐, 다른 사람들이 챙겨주긴 무척 힘들거든요.


자, 지금 거울을 보고 상태를 점검해 봅시다. 못생겨졌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무리하셨습니다. 어서 나만의 급속 충전모드로 전환해 봅시다!



*

오늘의 BGM : 위험한 낙원 by 이승환 

http://youtu.be/PYvk74Kxh3Y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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