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괴담이 없는 척 했지만
사실은 메일 괴담이 월등히 많은 나... ㅠㅠ
이면지의 시간
p.7 메신저
오늘날 우리는 네이트온, 카카오톡, 라인 등 셀 수도 없는 메신저를 통해 일과 생활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룹으로 묶어도 비슷한 이름은 꼭 있기 마련이고, 헷갈리지 않기 위해 거래처명과 직함을 앞뒤로 붙이다 보면, 가까운 사람은 이름뿐인데 일로 알게 된 사람은 님으로 저장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가끔 메신저의 목록과 프로필 사진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저, 비정상인가요?
오늘의 안건은 메신저입니다. 일하면서 겪었던 실수 중, 가장 가슴 철렁했던 실수를 꼽으라고 하면 바로 메신저로 인한 실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 메신저 괴담은 본인이 겪지 않았음에도 몸서리치게 되는 매우 강력한 경험이죠.
말을 걸어도 누군지 몰라서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파일 대신 이상한 사진을 첨부하거나(!!), 동료들과 나눈 험담이 당사자에게 전달되거나(으아악!!!) 말이죠. 이런 실수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고의는 아니지만 상대방에게 강렬한 충격을 주므로 양쪽 모두가 괴로워지죠. 진심이 아닌 순간의 감정이 전달되었을 경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불에 발차기 정도로 어디 끝나겠습니까.
그나마 위안이 되는 사실은, 한 번 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문제는 저 같은 간접경험자. 저는요. 머릿속으로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혼자 소름 돋고 혼자 괴로워합니다. 이게 저의 예방법인데, 별로 좋은 방법 같지는 않죠?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쁜 감정을 말이나 행동으로 변환하는 능력인 것 같습니다. 옆자리 동료와 가벼운 앞담화로 상황을 종료시키거나, 벌떡 일어나 편의점에 다녀오거나, 거울을 보며 표정을 살피는 동료를 본다면 '좋아요' 엄지를 만들며 존경을 표해봅시다.
반대로 머리에 김이 나는 채로 자판기를 두드리는 동료가 있다면 손을 덥석 잡아 줍시다. 분유 먹은 아이에게 트림을 시키듯, 우울한 동료의 등을 두드려 봅시다. 창문을 열고 악의로 가득 찬 사무실 공기를 평온하게 바꾸어 봅시다.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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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BGM : 후회 by 박혜경
https://youtu.be/IJkL-W835qw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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