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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나고/구구절절

홋카이도 여행기 1 (20160120) - 출국

by 하와이안걸 2016. 1. 27.


흠흠.
간사이 효도 여행도 마무리 짓지 못했는데 바로 새로운 여행기를 덮어버리는 만행을 용서하시고...


디자인 수업 종강하자마자 바로 여행 스타트!
이 말은 곧 운동은 계속 쉬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음화화화.


12시 비행기라 아주 조금 느긋하게 굴었다가 못 빠져나갈 뻔;;;
공항 도착하자마자 1층에서 포켓 와이파이 바꾸고, 티켓팅도 한참 기다려서 맨 뒷자리 배정 받으니 (이건 좋음)
탑승까지 남은 시간 40분. 
아침도 굶은 남편은 라운지로 달려가고, 나는 면세품 인도 받으러 탑승동 달리기.


나 : (아련) 기다리지 않을거야. 제발 대충 먹어.
그 : (비장) 비행기 안에서 만나. 먼저 가! 


우다다다다다다-
우리 둘 다 평생 달리기는 공항에서 다 하는 듯.


면세품 받고! 커피앳웍스에서 아멕스 무료 커피 받고! 남은 시간 10분.
표지판을 보아하니 끝에서도 한층 아래로 내려가야하는 그야말로 "맨끝" 탑승동.
무빙 워크 위를 빠른 걸음으로 종종 걸어가다가 기내식 없음을 떠올리니 갑자기 출출해져서 급히 빵 하나 사고;;; 
양손에 아이스커피와 빵 들고 게이트 도착하니 언니들 막 째려보고 난리.

"음료수 기내 반입 안됩니다. 여기서 다 드시거나 버리세요."


그랬던가... 
원샷하기도 버리기도 뭣해서 남편에게 전화. 
왠지 걷는 듯한 그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 버린다고 하니 그제서야 막 달리는 소리가 들림;;;
다행히 우리와 같은 비행기를 타시는 3대 가족이 콜라 반입 금지를 당해, 게이트 앞에서는 3대가 함께하는 햄버거 파티가 열렸다.
할머니가 너무 눈치를 보시니 그제서야 항공사 직원이 다가와 "천천히 드셔도 된다"고 안심시키고,
같이 쫄아있던 나 역시 그 옆에서 맘 편히 빵을 먹었다. 


저 멀리 담배 두 보루를 안고 달려오는 남편.
도착하자마자 아이스 아메리카노 폭풍 드링킹 후 무사히 기내 탑승.
땀범벅이 되어 라운지에서 뭐뭐 먹었는지를 자랑하는 남편. 그래. 참 잘했다.


12:40 인천 날다
15:05 삿포로 닿다


맨 뒷줄이라 여유롭게 내렸더니 중국 항공기와 만나 엄청난 입국심사 대기.
한 시간 반을 그냥 서 있었다. 이 시간이 제일 아까워 ㅠㅠ 


16:30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 도착

신치토세 공항의 마스코트, 도라에몽



냉장 락커! 여기에 로이스 초콜렛도 넣고 대게도 넣고?




16:58 JR 출발 
17:
40 JR 삿포로역 도착


먼저 JR 타워 인포메이션에 가서 
스텔라플레이스, 에스타, 아피아, 파세오 등
JR 타워 안에서 쓸 수 있는 외국인 전용 쿠폰인 'JR 타워 웰컴 쿠폰'을 각 10매씩 받았다.
2천엔당 100엔씩 할인해 주는 쿠폰인데 
JR 타워 안에 있는 식당, GAP, 유니클로, 서점 등에서 사용 가능하다.
나 역시 여행 동안 12장이나 썼다. 숙소가 삿포로일 경우에는 정말 강추! 
남았는데 버릴 수가 없어서 서울에 가져올 만큼 아주 잘 썼다. ㅋㅋㅋ

 

 

스텔라플레이스 6층에 있는 회전초밥집 하나마루(花まる)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급히 먹느라 정교하게 찍지 못했다. 사진을 보며 유추하자면;;;
살짝 토치한 연어(아부리사몬)와 참치(아카미, 도로), 성게알(우니)이 맛있었고,
토실토실한 닭튀김(가라아게)이 레일을 돌고 있어서 남편이 급 흥분 ㅋㅋㅋ

또 일본에서 벌칙으로나 먹는 멍게(호야)가 초밥으로 나와있어서 신기해서 찍어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건드리지 않아서 점점 말라가던 불쌍한 멍게 초밥.
남편은 자신의 이름 한 자가 들어갔다며 北の勝라는 술을 시켜 먹었다. 그래, 너는 승리자야.

4400엔 - 200엔 할인 = 4200엔



같은 층에서 무인양품을 발견.
나의 고개는 자동으로 휙 돌아갔고...
남편 역시 흡연 + 게임 집중(오후 여섯시에 뭐가 나온다고 함;;;)을 위해 우리는 식후 한 시간의 자유시간을 가졌다.
나는 세일하는 도나베(일본 뚝배기)와 카레, 긴 양말을 샀고, 여기서도 쿠폰 할인을 받으려고
총합 2000/4000/6000엔이 되는지 계산기 두드리고 난리를 쳤다. 
5990엔이 나와서 쿠폰 2장만 쓰면 안타깝잖아. 나만 그런가요;;;

 

호텔까지는 지하철 1.5 정거장으로 매우 애매했다.
지하철이 복잡하다보니 눈길에 짐 들고 고생하지 말고 택시를 타라는 조언도 있었다.
지하철 2인 400엔 vs 택시 900엔이니 그럴 법도 하다.
게다가 지하에 내려가보니 마침 퇴근 시간이라 사람들이 시속 80키로로 걸어다녔다. 


"택시를 탑시다."


오잉?
그런데 역 밖으로 나왔는데 뭔가 푸근하다.
바람도 없고 눈만 좀 쌓여있었는데,
그나마도 열선 때문인지 인도는 깔끔하게 녹아있다. 기온을 보니 0도.
​그래서 걸어갔다. 사진을 찍으며.


삿포로 구 청사 건물 (저 멀리 빨간 건물)




 

​인도에는 눈이 없고 인도 아닌 곳에는 산처럼 쌓여있다. 캐리어를 놓고 설산 등반.


낙설주의;;;



깔끔한 거리에 낙설주의라니 좀 무섭기도;;;
팻말 앞에 떨어진 얼음들도;;;

사진 찍으면서 슬슬 오니 20분 만에 호텔 도미인 삿포로 프리미엄에 도착.
애정하는 도미인 체인에 이번에도 묵는다. 
도착하자마자 2층에 있는 대욕장에서 온천을 즐겼다.
다른 지점에 비해 노천 온천은 매우 부실했지만 (건너편 아넥스는 또 다를지도)
아침부터 달리느라 땀 빼고, 몇 시간을 서서 기다리느라 고생했던 사지의 피로가 싹 풀린다.

이 호텔은 역에서 좀 떨어진 대신에 오전에 택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날 예약 필수)
다음 날 동물원에 가기 위해 8시 택시 예약을 하고, 
방에 들어와서 짐을 정리하고 보니 10시.
편의점에서 사온 삿포로 한정 맥주인 삿포로 클래식을 한캔씩 따서 먹는데
갑자기 배가 고팠다. 남편 흠칫 놀라고;


이 호텔의 야식 서비스인 요나키소바를 먹으러 1층에 내려갔다.


쇼유(간장)라멘인데 나쁘지 않다. 김치를 주는 지점도 있다고 하는데 충분히 짭짤해서 패스.



남편은 눕자마자 코를 골았고,
나는 라면 때문인지 맥주 때문인지
부대끼는 속을 부여잡고 1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 일본 어디를 가도 입국 심사는 오래 걸리니 책을 읽거나 팟캐스트를 듣자.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 추천)
- 삿포로역에 도착하면 JR 웰컴패스를 꼭 받자. (여권 지참)
- 숙소가 오도리, 스스키노일 경우 2명 이상이면 택시 추천 (아이가 있거나, 부모님과 함께일 경우 특히!)
- 밥을 많이 먹었거나 날씨가 좋으면 걸어가도 충분. 날씨가 안좋더라도 지하보도로 연결되어 있어 퇴근 시간만 피하면 어려움 없이 도착할 수 있다.
 



내일은 펭귄을 보러 아사히카와에 간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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