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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눌러앉기/2004-2006, Japan

화과자관 가이드

by 하와이안걸 2005. 3. 19.
3월 19일. 저녁근무.


내가 있는 화과자관에서 내가 마스터해야할 판매팀은 모두 여섯 곳이다.

1. 베이카(米菓) : 센베코너. 4사의 센베 메이커 입점. 센베 자체가 가벼운데다 가격도 저렴하며 유통기한도 길어서 신입들이 가장 먼저 마스터하는 곳이다. 메이커 파견사원으로는 후쿠다, 고바야시, 오오츠카 아줌마가 항시 대기.

2. 소자이(惣菜) : 반찬코너. 녹차, 오챠즈케, 쯔꾸다니, 우메보시, 와사비를 비롯, 각종 냉동 식품과 쯔께모노 취급. 7사 메이커 입점. 아줌마 직원들이 가장 많아서 싸움도 많다;;; (그 안에서 고생하는 젊은 우리 마키짱 ㅠ_ㅠ)

3, 코너 1 : 만쥬, 모찌코너. 2사 메이커 입점. 물건 종류도 가장 간단하고 판매직원 언니들도 가장 친절해서 편하지만, 그만큼 들어갈 일이 별로 없는 곳이다;;; (대장금을 좋아하는 이소자키 언니가 있는 곳.)

4. 코너 2 : 만쥬, 센베코너. 4사 메이커 입점. 역시 편한 곳이라 별로 들여보내주지 않는다;;; 호소야, 이시카와 언니가 있는 곳.

5. 아이란도(island;;) : 만쥬, 모나카 코너. 가장 좋은 위치에 모여있어서 손님도 많고 그만큼 사고도 많은 지점. 6사 메이커 입점. 언니들이 가장 젊고 팀워크가 가장 좋다. 구보, 구미, 타마키, 기무라 자매가 있는 곳.

6. 토라야(虎屋) : 양갱코너. 동경의 가장 유명한 화과자점으로 그 자체만으로 한 코너를 차지할만큼 파워가 대단한 곳. 물론 단가도 비싸고. 가장 마지막에 들어가는 곳. 야구팬 카즈짱과 모무스팬 사카모토 아저씨가 있는 곳.

이 중 내가 아직 안들어가본 곳이 아이란도와 토라야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제 아이란도에서 만엔 분실사고가 발생하였다. ㅡ.ㅡ;;;

물론 난리가 났다. 어제 나는 20분 잔업을 하는 바람에 입이 대짜로 나와있었는데,
복도에는 아이란도의 처자들이 기다란 영수증을 돌려보며 자기 담당번호가 찍힌 부분에 도장을 찍어대고 있었다.

오늘 오후 미팅 시간에 조장언니가 난리가 났다.
조사를 해보았는데 물건 몇개값이 특별히 빠진것도 아니고
(세금포함해서 만엔으로 딱 떨어지는 상품은 공항에 없다.),
천엔짜리 오천엔짜리 섞여서 마이나스 만엔도 아니고, 그냥 만엔짜리 지폐 한 장이 없어진거라고 한다.

"가능성은 두가지입니다. 첫째, 고객님에게 2만엔 이상의 물건을 팔고 만엔을 덜 받았다.
둘째, 만엔짜리 한장을 실수로 떨어뜨렸다. 하지만 둘다 그다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죠.
그럼 뭘까요? 모두들 기분 나쁜 상상을 하고있죠?"

순간 어제 출근했던 아이란도 직원들 모두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 내가 저 기분 누구보다 잘 알지;;;

게다가 오늘은 후쿠다군도 한시간 지각을 하고, 락커 열쇠 잃어버린 사람도 둘이나 발생하였다. (움찔;;)
조장언니 기분이 좋을리가 없었다. 미팅은 점점 길어지고, 실명 호명과 함께 혼나는 사람도 늘어났다.
그 와중에 우리의 귀여운 암내소년 후쿠다군은 울어버리고 말았다 ㅠ_ㅠ;

월요일은 춘분의 날이라하여 쉬는 날. 삼연휴라 더욱 정신없을 하네다 공항의 주말.

조장언니는 더 이상의 레지사고는 이제 없을줄 알라며 신경질을 버럭버럭 부리며 미팅을 끝내었다.
미팅 종료와 함께 우리는 너나 할것 없이 훌쩍이는 후쿠다군을 달래주며 까마득한 토요일 오후를 시작하였다.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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