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01. 일요일
끔찍한 방이었지만 잠은 자야했다.
일단은 옷을 다 입은 채로;;;
그런데 새벽에 누군가 열쇠를 꽂고 여는 소리가 들렸다.
나 혼자 정신이 번쩍 들며 완전 무섭;;;;;;;;;;;;;;;;;;;;;;;
취한 남자 둘이 들어왔다. 엄청 시끄러웠다.
우리 방을 지나;;;; 뚫린 문을 지나;;; 거실인지 어딘지에 들어가 전자기타를 튕기며 또 한잔 하는 듯;;;;
이건 빼박 취소 사유다 싶어 아침이 되기만을 뜬눈으로 기다렸다.
열쇠 하나에 허망하게 뚫린 우리의 출입구
소파에 누워 자는 한 남자... (맨끝이 화장실)
이 기간에 뉴올리언스에 방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는데
이런 최악의 호스트를 만날 줄이야 ㅠㅠ
카톡으로 오빠와 새언니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일요일이라 고객센터에 메일을 보내도 확인 안할 듯 싶어서
전화로 취소할 수 있도록 부탁을 했다.
고객센터의 안내대로 일단 호스트에게 문자를 보내어 간밤의 상황을 설명하고 취소 요청,
그녀는 지금 자기가 다른 도시에 있어서 상태를 보러갈 수 없다며
그럴리가 없다는 식으로 발뺌.
사진 촤촤촤 보내자 일단 알았다며 취소 승인.
양쪽의 대답을 기다리면서 짐을 빠르게 싸고
뉴올리언스 페스티벌 공식 트위터와 페북을 확인했더니 다시 피가 끓기 시작;;;
환불 요구 멘션 대차게 올리고 뒤도 안돌아보고 탈출!
빠이빠이야
이런 거리에서
이런 거리로 이동
영화 아메리칸 쉐프에 나왔던 카페 뒤몽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프렌치쿼터에 들어서자마자 이국적인 느낌에 눈길이 갔으나
간밤에 뿜어낸 술 냄새 음식쓰레기 냄새는 엄청났다.
거리거리가 온통 세트장
웨딩 사진 촬영 중인 듯
드디어 카페 뒤몽에 도착!
테라스까지 만석
커피와 디카페인 라떼 그리고 베네
"생애 첫 베네는 다시는 못 먹어."
"나 뉴올리언스가 좋아!"
- 영화 <아메리칸 쉐프> 중에서
따끈하고 바삭하고 쫄깃하고 달콤한
베네는... 사랑이었다...
그 새벽의 난리통을 잊게해줄 맛이었다...
그래... 이 도시는 나쁘지 않아...
즐거운 여행이 될거야. 으흐흑 ㅠㅠㅠㅠ
내일도 만나요!
달콤한 베네와 함께 남은 기간의 숙소 예약을 무리해서 마치고 ㅠㅠ
체크인 시간까지 프렌치쿼터 인근을 더 둘러보았다.
너는 뭐냐...
여기가 바로 '저 멀리 흐르는 미시시피강~'
시간이 멈춘 듯한 잭슨 스퀘어
아이스크림 이름에서만 보던 프랄린
우여곡절 끝에 새 호텔에 짐을 맡기고
달리 갈 곳이 없어 카지노에 입성!
내 집 같이 편합니다요!
반갑구만~ 반가워요~ 퀵힛! 퀵힛!
그래도 의자도 푹신하고 물도 주고 여기가 낫구나 싶은 마음 ㅋㅋㅋ
설렁설렁 돈을 잃다가 점심 때가 되어 항구 근처에 있다는 아울렛으로 향했다.
오늘 저녁은 좋은 걸 먹어야 하므로 점심은 푸드코트 당첨!!!
케인스 닭튀김과 필리치즈 포보이
케인즈 닭튀김이야 전국구로 맛있고, 저렇게 무심하게 생긴 불고기맛 나는 필리치즈 샌드도 맛있고 ㅠㅠ
다만 주문 받는 아이의 발음을 전혀 알아듣지 못해서 뭐가 좀 덜 들어간 것 같기도;;;
여튼 이 동네 빵 잘한다. 프랑스의 영향인지 빵맛 하나는 기똥차다.
이러다 베트남에 빵 먹으러 가겠어 아주!
드디어 체크인!
욕조에 몸을 담그고 침대에 누워 티비를 보니 천국이 따로 없다 ㅠㅠ
뉴스에서는 재즈 페스티벌 망했다는 내용 ㅋㅋㅋ
페북을 보니 오늘도 공짜 입장 가능하다고 나름 선심을 썼는데
됐습니다요 ㅠㅠㅠㅠㅠㅠ
오늘도 비바람 몰아치거든요 ㅠㅠㅠㅠ
저녁으로는 새언니가 강추한 애크미에 가기로 했다.
줄이 길다기에 서둘러서 가는데
벌써부터 줄이 긴 라이브홀 발견
스티비 원드 커버 밴드가 나오는 날인 듯!
"그래. 이렇게라도 떼창을 하고 싶었을거야! 이해해! 하하하!"
이러고 지나쳤는데... 그런데... 다음 날 트위터를 보니...
이날 여기에 스티비가 들러서 노래 몇 자락 뽑고 갔다는 소식이...
털썩............................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http://www.nola.com/jazzfest/index.ssf/2016/04/stevie_wonder_expected_tonight.html
여행의 신이시여! 어디에 계시옵니까!!!
미국은 멀어서 안오셨습니까? ㅠㅠㅠㅠㅠㅠㅠㅠ
애크미 도착! 역시나 긴 줄 ㅠㅠ
생굴과 함께
구운 굴도 함께
애크미...
맛있었지만 베네 만큼의 기쁨은 주지 못했다.
일단 맥주를 저런 얇은 일회용 잔에 주는 것에 실망...
굴은 당연히 맛있지만 양이 적어서;;;
가을이 되면 석화를 잔뜩 사먹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특히 굴에 곁들이는 와사비 핫소스가 중독성 짱이어서
꼭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
생각해 보니 돌아가는 길에도 그 공연장을 지나쳤다...
건강해요. 스티비...
다시 만날 날까지 안녕...
이젠 정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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